2022 스위치 올나잇

@서촌 호모북커스

호모북커스 X 스위치

도심 속 작은 월든, 공유서재 호모북커스

김성수 대표님과의 대화

호모북커스를 찾아가는 서촌 골목길

스위치:

호모북커스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성수 대표:

호모북커스의 첫 시작은 12년 전 혜화동이었어요. 아시겠지만 젠트리피케이션 때문에 이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왔어요. 사실 저희 여력으론 서촌에 이런 공간을 얻기 어려웠는데, 안으로 살짝 들어온 한옥이라 저렴하지는 않지만 좋은 공간을 얻게 되었어요. 이 한옥 건물은 50년 가까이 된 건물인데, 서울시에서 지원을 받아서 리모델링을 했어요. 그해에 서울시 선정 우수 한옥으로 선정되었고, 보시면 건축가가 무척 공을 들여 지은 한옥입니다.

앞쪽에는 동네에서 가장 큰 혜화나무가 있고, 거기 새들의 보금자리가 있어서 내일 아침이면 새소리를 들으실 수 있을 거예요. 서울시 한복판에서 다른 곳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가지실 수 있어요.

 

스위치:

우리 여기서 자는 건가요?/  하하 네! (새소리가 들릴 때까지 수다 떨다 잠들었다는 건 안비밀)

 

김성수 대표:

왼쪽으로는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이 보입니다. 호모북커스는 서촌의 작은 월든이랄까. 도심 속에서 자기 만의 쉼, 멈춤을 가지고 싶은 분들에게 열려 있습니다. 낮에는 예약으로 방문하셔서 사용하시고 저녁에는 북스테이도 하실 수 있습니다.여기 있는 책은 저희 호모북커스가 몇십 년 동안 읽어왔던 책이고, 신간/구간을 섞어서 호모북커스가 지향하는 가치를 담은 북큐레이션을 하고 있어요. 서재를 살펴보시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스위치:

호모북커스의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김성수 대표:

아까 월든이라고도 잠시 표현했는데, 소로우도 젊은 나이에 2년 2개월 월든 호숫가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가졌잖아요. 그 당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자본주의의 일상 속에서 살다보면 내가 삶다운 삶을 살고 있는가 고민하게 되지 않나요. 그런 주제를 담은 책을 계속 발굴하고 있어요. 베스트셀러나, 너무 쉬운 위로를 가져다주는 책이 아닌, 내 삶에 균열을 주고 제동을 걸 수 있는 책과 저자를 계속 추려가고 있어요. 이곳에 오는 분들이 그런 책을 만나고, 하룻밤 멈춰서 책이 들려주는 목소리에 유혹돼 책을 펼쳐보고 문장을 만날 수 있는 공간,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혼자 책을 많이 보시는 분들은 그래도 많이 계세요. 물론 전체적인 한국의 독서인구는 계속 줄고 있지만요. 한국인이 성인 독서량이 1년에 한 권 채 안 되는 거로 알고 있어요. 부동산에는 그렇게 관심이 많은데 말이죠. 한국사회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고요. 근본적으로 교육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아요. 아마 교사분들이시니 더 생각이 많으시겠죠? 세대 없이 물질적 성공의 지향에 편향되어 있어요…….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좋은 책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혼자 책을 읽는 것이 그치지 않고 함께 읽는 독서 공동체가 호모북커스에요. 좋은 책을 만나도, 독후의 삶에 지속적인 변화를 이어가기 쉽지 않은데, 함께 거룩한 부담감을 줄 수 있는 독서 공동체를 지향합니다.

 

스위치:

독서모임의 방식은 주로 어떠신가요?

 

김성수 대표:

여러 가지 시도를 많이 했어요. 한 주에 한 권 읽기도 하고, 미리 읽어와서 돌아가며 발제 하기도 하고. 지금은 모든 모임이 낭독으로 바뀌었어요. 30~40페이지 돌아가며 소리 내어 읽는 방식으로. 지금은 기본 독서방식이 묵독이잖아요. 긴 역사를 보면 책 읽는 역사는 소리 내어 읽기가 주였어요. 내 목소리를 내서 글을 읽는 것.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다각적으로 감각을 느끼는 것은 다릅니다. 책만 가져오면 돌아가면서 소리 내어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는, 부담 없는 방식으로 정착했습니다. 서로 오랫동안 좋은 책을 읽고, 그 뒤의 삶에도 건강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독서 공동체”를 만들려고 노력해요. 취미의 독서가 아니라 삶도 다른 방식으로 모색하고 시도해보는 독서 공동체죠.

 

 스위치:

읽은 뒤 쓰기로도 연결이 될까요?

 

김성수 대표:

한때 글쓰기 과정도 있었고 독서리뷰 쓰기도 종종 해왔는데, 지금은 굳이 쓰기에 초점을 맞추진 않습니다. 부담을 느끼는 분들도 계시고요. 글 쓰는 과정이 필요할 땐 심화 과정으로 만들기도 하고. 필사를 종종합니다. 호흡을 길게 가지고 천천히 읽어야 할 책이 있으면 오랫동안 중요한 문장을 필사하는 과정도 있습니다.

 

스위치:

스위치도 독서를 기반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운영 방식에 아이디어를 많이 얻습니다.

 

김성수 대표:

스위치는 무슨 의미인가요?


스위치:

스위치를 탁, 켰을 때 처럼 불을 밝히고 싶은 마음을 담았어요. 청각적인 감각도 있고, 새로운 공간에 들어온 듯한 감각도 담았죠. 기본적으로 팀원들이 곳곳의 학교 현장에서 세계시민교육을 실천하고 있어요. 아직은 다들 지향점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은 단계이고, 계속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저희가 관심을 갖는 주제가 세계시민교육이기 때문에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 ‘교육에 대한 반성’이 호모북커스의 지향점과 합일하는 부분이 있고요. 작년에는 인권, 지속가능한 환경, 다양성 등의 여섯 가지 서로 다른 주제도서를 선정해서 책을 읽었고, 올해는 각자 관심을 가지는 주제로 실험적인 워크샵을 열고 있어요. 호모북커스에서도 실천 모임을 지속하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김성수 대표:

네, 맞습니다. 기류의 읽기랄까요. 읽는 것이 결국 살기 위해서인데, 어떻게 읽기가 살기와 연결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매달 리추얼처럼 기억을 해야 할 주제나 사건에 관한 읽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지하철 참사, 민주화운동…. 629 삼풍 백화점 참사는 올해로 벌써 20년이 넘어가죠. 양재 시민의 숲에 동편에 위령탑이 있어요. 접근하기 어렵게 감춰놓았어요. 거기에 찾아가는 모임을 갖기도 해요.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곳에 현 대통령의 집이 있어요. 대통령 당선되는 날, 주민들 인터뷰에서 집값이 오르겠다고 좋아하는데, 배경을 알고 있으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사실은 거기 위령탑을 지어야 하는데, 그런 높은 아파트를 지었다는 것이 어불성설 아닐까 해요. 산책 모임을 자주 하는 것도 결국은 살기 위해, 걷기 위해, 내가 읽은 대로 살아가고 걸어내기 위해서에요. 곳곳에 필요할 때마다 산책을 가기도 하고, 여름겨울에 2박 3일 책 읽는 휴가를 떠나요.

 

 스위치:

호모북커스 공간을 발견해서 너무 기뻤어요. 앞으로도 네트워킹을 이어가면 좋겠어요. 스위치가 뜻있는 호모북커스의 모임에 동참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같이 응원하고 지지하겠습니다.

 

김성수 대표:

여름 2박 3일 독서피정모임 신입 인원을 모집하니 관심 있으면 함께 하셔도 좋아요. 전국 먼 곳에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촌 채식 한식당 <마지>에서

 김성수 대표님의 안내로 서촌 산책


 서촌 동네 서점 <책방 79-1>

 서촌 달맞이 밤마실


 인왕산 트레킹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자들의 피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