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허정윤 글/ 고정순 그림
출판사: 반달
쪽수: 38쪽
강아지 한 마리가 태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 63일. 강아지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과, 더 많은 강아지를 팔고 싶다는 욕망이 만나 일명 번식장, 강아지 경매라는 악습이 생겼습니다.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 개를 생산하는 번식장에서는 촉진제를 주사해서 더 빨리 강아지가 태어나도록 합니다. 생식력이 있는 개들은 뜬장이라 부르는 좁은 케이지 갇혀 평생 임신과 출산을 반복합니다. 큰 눈, 복슬복슬한 털은 더 비싼 값에 경매장에서 펫숍으로 무분별하게 팔려갑니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인형처럼 예쁜 반려견이 과연 어떻게 태어났는지 생각해본 적 있나요? 이 그림책은 좁고 어두운 공장에서 태어나 물건처럼 사고 팔리는 반려견의 생명권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에칭기법으로 "찍어낸" 잿빛 그림은 맘대로 쓰고 버리는 물건처럼 "찍어낸" 강아지들을 위한 속죄처럼 느껴집니다. 그림책 속 강아지들에게선 도무지 생명력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냄새도 없고, 짖는 울음소리, 촉감, 표정도 눈빛도 없습니다. 오로지 더 많이, 더 빨리 만들어내겠다는 속도와 욕망으로 가득합니다.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원하는 걸 가지겠다는 오만함이 느껴집니다.
인간의 이 기이한 욕망이 수 백 개의 불법 사육장을, 매년 수만 마리씩 늘어나는 유기견이라는 길고도 먼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가장 큰 댓가는 생명 경시, 자기 기만에 빠진 비인간성의 대량 복제라는 것을 어떻게 해야 돌아볼 수 있을까요? 인간 종의 일원으로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 길가에 마주치는 강아지들은 어디서 어떻게 태어났을까요?
● 각각의 그림들은 어떤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걸까요?
● 강아지들이 대량으로 사육되고 사고 팔리는 환경이 없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동물권을 존중하는 반려동물 문화가 정착된 예를 찾아 공유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