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CURATE 101-201

박수빈 「 Arrive Alive」

▫️전시 기간: 2023. 1. 3 ~ 1. 14

▫️운영 시간: 13:00 - 19:00 

▫️장소: 공간형(을지로 105, #301)

▫️기획: 공간형

▫️글 : 김은희

▫️디자인: 그레코끼리 

▫️협력: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홀로 서 있는 매끈한 덩어리, 빛은 닿았지만 아직 색은 발화하지 않았다•••인공재료로서의 플라스틱은 ‘어떤 마법으로 가득차있는 한계 없는 변화의 아이디어 그 자체이며 빠르고 적당하고 견고하게 모방하여 만들어 낼 수 있는 연금술적 특징(Roland Barthes, Mythologies 1957)‘으로 일상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그러한 플라스틱의 유연성과 가변성을 기반으로 박수빈은 얼마든 변형이 가능한 자유로운 물성을 이용해 정원에 있을 법한 자연의 무엇을 닮은 형태들을 만들어낸다.

플라스틱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한 작가에게 인공성이 주는 자연스러움은 긍정도 부정도 아니다. 다만, 종잡을 수 없이 일상에 산재한 그 유연한 재료가 우리의 일상과 자연스러운 공생관계임을 증명하듯 재료자체를 소재화하여 어떠한 형태를 만들어낸다.

“필라멘트로 만든 형상이 (분수의)물줄기로써 인식되고, 케이블타이를 꼽고 우레탄폼을 뿌린 것이 풀이나 땅으로써 인식되어진다는 점이 실제 물성과는 다르게 무한한 진행형을 가진다”고 말하는 박수빈은 그저 새로 구입한 케이블 타이를 꺼내어 플라스틱이 주는 가벼운 청량감을 마음껏 활용한다. _ 김은희 / 서문 <자연스럽게> 중

유형우 「 반가운 그는 또 심각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전시 기간: 2023. 1. 17 ~ 1. 28

▫️운영 시간: 13:00 - 19:00

▫️장소: 공간형(을지로 105, #301)

▫️기획: 공간형

▫️글 : 김은희

▫️디자인: 그레코끼리

▫️협력: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 흥미로운점은 각진 모서리를 드러내는 각목, 구조재를 주 재료로 한다는 점이다. 그에게 각목은 유연한 변형을 가능케 하는 가장 효율적인 벽돌이며 블럭인셈이다•••각목이 서로의 변에 기대어 덩어리를 이루고 서로 지지하면서 직립하는 그것은 전통적 조각에서 보이는 기념적인 수직성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그가 미술 역사상 오랫동안 조각의 영역에서 뼈와 살, 구조재와 마감재의 엄격한 구분에서 뼈대로 쓰이는 구조재를 살로, 이를테면 살로만 가득찬 직립 덩어리, 구조가 아닌 살덩어리 자체로 활용하는 것은 일종의 ‘위반’이다.

•••그는 또한 집성된 각목에 시바툴, 에폭시 퍼티를 떠붙인다. 본래 퍼티의 용도가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기 위함이라면, 그의 퍼티 덩어리는 표면을 이루기 위해 무엇이 되는 게 아닌 그저 붙어만 있다. 살조각이나 소조의 형식이라는 단서를 주기 위한 제스처로 어떠한 작동도 하지 않는 표피일 뿐이다••• 그렇게 작가는 본래의 재료들이 가진 기본적 용도를 ‘위반’시키며 소조와 조각 사이 중간단계를 기꺼이 만들어낸다.

푸코는 이러한 위반의 성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아이들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위반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시선과 새로운 가능성의 공간, 헤테로피아를 획득한다 (푸코, 『헤테로토피아』 52) ▫️김은희 / 서문 <위반, 패러독스> 중

송지인 「 Freaky Freaky 」

▫️전시 기간: 2023. 1. 30 ~ 2. 13

▫️운영 시간: 13:00 - 19:00

▫️오프닝 : 1. 30(화) 17:00

▫️장소: 공간형(을지로 105, #301)

▫️기획: 공간형

▫️글 : 김은희

▫️디자인: 그레코끼리

▫️협력: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송지인은 다수자의 사회에서 소외되어 온 ‘비정형’적인 것, 말하자면 지배자들의 모의에 의해 박제된 추의 세계이자, 지배 이데올로기에 의해 억압되고 감추어지고 망각되어온 존재, 사건, 상황 등을 관찰자적인 관점으로 재현한다. <Freaky Freaky>는 집단 사회에서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의 불행으로 간주되어온 프릭(freak)의 금기에 집중한다[•••]

‘프릭쇼’(Freak Show)는 기괴한 외모의 사람들을 전시하고, 서커스에 동원한 쇼비지니스로, 그 대상은 샴쌍둥이, 다모증, 소인증, 거인증, 신경섬유종, 사지기형, 인터섹슈얼, 등 유색 인종을 비롯해 각종 ‘기형’이나 ‘장애’ 인으로 암묵적으로 억압된 소수자이다•••소수자는 ‘평균적인 정상’을 기준으로 삼는 다수자 세계에 속하지 않은 비정상인, 즉 ‘결함 있는 자’이다. 선천적으로 이미 소수자로 낙인(Stigma)된 경우 다수자에 의한 고정된 이미지는 더 강하게 나타난다[•••]

작가는 만물의 영장인 인간을 신의 피조물이 아닌 생물학적 관점에서, 인간 본질에 관한 실존적인 의문을 던진다. 그리고 오랫동안 어둠의 세계로 추방되었던 추를 ‘다름’으로 재해석함으로써, 몸과 정체성의 문화적 구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확장시킨다•••

/ 김은희, 서문 <당신의 충격적인 특징은 끔찍하게 평범한 몸입니다> 중

공재 + 신종민 「INTERPOLATED SCENES」

▫️전시 기간: 2023. 2. 15 ~ 2. 25

▫️운영 시간: 13:00 - 19:00

▫️장소: 공간형(을지로 105, #301)

▫️기획: 공간형

▫️글 : 김은희

▫️디자인: Supports Surfaces

▫️협력: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 중요한 것은 현실의 진정성이 아니다. 현실의 무언가 의미를 구성하고 재현하기 위하여 이미지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눈앞에 보여지는 이미지의 감각적, 순간적 나열을 위해 현실이 재구성되는 지점일 것이다.

두 작가가 기억하는 지나간 어제는 단지 거기에 존재할 따름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프루스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무의지적 기억’의 장치를 통해 언제나 현재 시점으로 흘러가는 통일된 과거와 그것이 혼란스럽게 충돌되는 현재의 ‘카이로스의 시간’을 이야기한다. 그 기억들은 어지러운 현재의 입체적 공간 속에, 상상과 욕망의 흐름이 존재하는 횡단과 배치의 복합적 가상공간에 함께 담겨 있다. 그리고 물질의 다원적 시공간으로 재구성된다. 그렇게 실재라는 것은 이제 조작적일 뿐이다. 어떠한 상상 세계도 더 이상 실재를 재현할수도 포괄할수도 없기 때문이다.

전시는 사건의 공명과 배치 속에서 현실보다 더 역동적으로 현실을 뛰어넘으며 가상공간을 향유하는 욕망과 놀이의 장으로, 이렇게 말해도 된다면, ‘버츄얼리즘 미학’을 도출해낸다. 컴퓨터게임의 원리와 마찬가지로 주체를 관객에서 사용자로 번갈아 위치 변환시키고, 지각과 행위를 번갈아가며 그 세계를 탐험하기를 반복하면서 새로운 리얼리티를 만들어가는 미학.

<Interpolated Scenes(보간된 장면)>에서 당신의 보간툴을 마음껏 활용해 보기를 바란다.
당신의 하이퍼 보간이 동시대 미술을 읽어내는 관점으로 작동하기를 기대한다.

▫️김은희 / 서문 <나 여기, 그날>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