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작가: 강인수, 김상소, 김요인, 노한솔, 이미솔, 정경빈, 정은빈 
부자데(VUJADÉ)는 항상 접하는 익숙한 상황이지만 처음 접하는 것처럼 낯설게 보는, 혹은 익숙한 무엇을 낯설게 하는 것으로 데자뷰(De ja vu)를 거꾸로 쓴 신조어다. (Robert Sutton의 저서 《Weird ideas that work》중) VUJADÉ 《문득, 낯선》는 우리의 현실만큼 일상적인 시각을 담은 회화전시이다.  그러나 매일 만나는 풍경, 혹은 그 무엇이 단순한 재현의 대상이 아닌 어떻게 구현해 낼 것인가, ‘보는 방식’에 대한 다양한 고민의 과정과 시간들이 축적되어있다. 
익숙하지만 낯설다. 우리는 세상이 정한 사회적 시간과 프레임(NORM)을 통해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프레임 밖의 많은 것들이 잊혀지고 버려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동시대의 예술, 그리고 예술가들은 일반적 언어 외에도 예술이라는 언어를 추가로 지니고 있어 사회가 정해 놓은 프레임을 넘나들며 잊혀 가는 것들, 무심히 지나친 것들의 곳곳의 틈을 메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이미 본 것들과 보았지만 낯설게 느껴지는 것, 그리고 삶과 예술을 넘나들며 공감을 이끌어내는 7의 작가들, 강인수, 김상소, 김요인, 노한솔, 이미솔, 정경빈, 정은빈은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동시대성을 예술이라는 개인적 언어로 문득 낯설게,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것들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준다.
강인수는 가볍게 지나치는 시선, 혹은 보이는 그대로만 바라보는 얆은 시선에 대한 고민으로 풍경 안에 새로운 시선을 만들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김상소는 물질 회화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번역가로써 이야기를 하듯이 자신의 예술언어를 구현한다. 김요인은 모든 색과 형태들은 독립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닌, 다른 것과의 관계에 의하여 구성된다는 dependent nature(의존성)을 기반한 색조합 설치를 보여준다. 노한솔은 일상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기억 속에 남아있는 장면들을 관찰한다. 그 연결고리에서 찾게 되는 우리 주변의 통용되는 기존의 수많은 정의와 상징 이미지에 대한 선긋기를 시도한다. 이미솔은 매일 칸칸이 채워지는 그리기로 재현적 대상의 일시적 표현보다는 지속적 수행에 기반한 과정과 시간을 담는다. 정경빈은 재현 불가능하다고 여기면서 실제로는 우리 삶 구조 안에 깊숙이 침투해 있는, 서로 복잡하고 미묘하게 얽혀있는 것들, 혹은 쉽게 증발되거나 좌절되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정은빈은 일상의 화면과 우연한 조우 혹은 그 마주침의 아름다움을 고요하게 그리고 섬세하게 표현한다.  
‘회화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각자의 회화적 대답은 납작한 실루엣, 캔버스분할, 글자꼴라쥬, 멀티캔버스, 연속시점, 다시점, 그리고 경계 없는 공간지각으로 시각적인 상상, 재미, 정화 등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문득 낯선 시각과 언어의 유연함으로 인해 우리는 보다 자유로이 작품 해석에 개입하며 이들의 작업이 갖는 시간적 여정에 함께하게 된다.
주위에 있었으나 마치 처음 경험한 것처럼 새로운 관점에서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는 능력을 가진 사람, 우리는 이들을 VUJADÉ라고 명명한다. 
판데믹으로 세상이 멈춘 것 같은 오늘, 그 동안 우리는 일상의 그 잔잔한 변화들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내온 것만 같다. 현대미술의 오늘은 어떨까. 미술은 시대의 욕망을 대변하듯, 이 시대의 절망과 욕망은 창조의 조건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친밀감이 자제되고 거리두기가 만연한 이 시기, ‘나’와 ‘타자’ 간의 관계성을 탐색하는 주제들로 절망이 아닌 희망을 기록하고, 지금 이 순간, 현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대 작가 7인이 전달하는 현대미술의 오늘을 만난다이렇게 VUJADÉ 《문득, 낯선》은 오늘날의 진실한 회화가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준다.

글: 김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