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로운 일상이 오지만 긴장과 불안감으로 쫓기듯 달린다. 인생은 짧고 할 일은 많으니까(많다고 생각 드니까). 달리고 움직이고 왜? 도달해야 할 목적이 저기 있으니까. 목적지가 저기 있다. 그래서 나는 달린다. 저기 어딘가에는 좀 더 행복하고 좀 더 자유로운, 내가 꿈꾸던 세상이 있을 것 같다.
일상, 현실, 긴장, 존재, 불확실성을 주제로 삶과 예술을 연결하는 작가들을 만난다. 이들이 만들어 내는 작품들은 사물이 아니라 흐름, 혹은 순간의 움직임으로 존재한다. 이들은 일상의 수많은 만남과 새로운 사건들이 일어나는 사이사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며 자신이 찾을 수 있는 변화와 리듬을 놓치지 않는다.
조희수는 초과밀의 강남대로 한복판에 육상트랙이라는 제약적 상황을 만들고, 그 제약에 뛰어드는 다이버를 자처한다(•••)
송유나는 ‘기생조각’이라는 그만의 미술 언어를 각인시키며 다른 작업과의 협업을 가능하도록 하는 매개자이기를 자처한다(•••)
전장연은 일상에서 긴장감을 조성케 하는 불완전한 조각설치 속 충만함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일상 아래 깔려진 숨겨진 서사를 드러낸다(•••)
머피염은 발견되는 사물, 가정용 기계를 본래의 기능에서 벗어나 기계의 명령과 통제를 의도적으로 오역해서 실험한다. (•••)
<이 위치, 이 타이밍, 이 각도에서>는 우연과 일시성이 강한 작업들을 서로를 기준으로 배열시키며 인생은 건너뜀이 없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한다(•••) 그런 의미에서 네 명의 작가는 자연의 성실함을 닮았다. 이들이 보여주는 건 자신을 둘러싼 모든 환경을 향한 진정성이며, 성실성이다. 지금도 흐르고 있는 이 시간, 완결되지 않은, 사이 사이의 휴식, 지금을 즉시 하는 성실성이다.
별 것 아닌 순간들, 무한 루프되는 이어달리기 같은 삶에서 문득 하늘을 보며, ‘난 왜 여기에서 이러고 있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긍정할 만큼 나는 자유로운가?’ 자신의 신체를 이용하여 질문을 던질 때, 다섯 개의 꼭지점이 있는 구조물을 만들면서 아이의 얼굴을 떠올릴 때, 내 작품은 누군가의 작품 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미소 지을 때, 미술은 특별한 경험으로 환원된다. 그렇게 작품 뒤의 여백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 관객은 이들의 섬세한 감정에 젖어들고 각자의 기억을 환기시킨다.
이들은 말한다.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건 지금 이 위치, 이 타이밍, 이 각도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인생은 스포츠를 닮았다. 승리의 열띤순간보다 경기 사이 사이 잠시 숨돌리고 느끼고 회상하고, 혼자 미소짓는, 여백을 음미하는 우아한 스포츠말이다.
전시의 숨은 의도가 있다면 그것은 위로와 치유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었다. 똑같은 시간과 현실을 살고 있지만 이 위치, 이 타이밍, 이 각도에서 찾을 수 있는 여유와 우아함을 공유하고 싶었던거다.
우리는 같은 세계, 같은 시 공간을 사는 사람들, 어려움과 느낌을 공유하고 있으니까.
◽김은희 / 예술심리
Divergence of Metaphysics Ep5
《this position, timing, angle》
CHO Heesoo, JUN Jangyeun, SONG Yuna, YUM Murphy
Apr 20 – May 01, 2022
Thu to Sun : 12 - 6pm
Directed by Xunguuk.J
Organized and Coordinated by ArtspaceHYEONG
Photo by Xunguuk.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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