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우리 – 24 > 하다원

installation, photos and printed texts, Dimensions variable, 2017

나는 정의될 수 없는 사람이다. 오직 주변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변할 뿐이다.

하지만 꽤 오랜 시간동안 스스로를 정의 내리려 노력했다. 특히 남들이 보는 시선이 궁금하면서도 중요한 문제였던 것 같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강박적으로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카메라에 담았고, 가까운 이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의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보고자 지난여름부터 <지금, 여기, 우리> 작업을 시작했다. 바쁜 가운데 시간을 내서 만났던 사람들, 그 시간에 있던 물건이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고 그들에겐 <지금, 여기,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 달라 부탁했다. 사람들은 그림을 그리거나 편지를 쓰거나 우리가 만나기 위해 어떤 시간을 보내 왔거나 하는, 지금 우리가 여기에 있기에 가능한 것들을 적어 주었다. 이는 대부분 나에 대한 이야기였고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냐에 따라서 달라졌다. 사진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수집하는 가운데 나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어렴풋이 느꼈다.

텍스트와 함께 반 년 간 모은 사진 중 올해 내 나이와 같은 수인 스물네 장을 골랐다. 사람들이 직접 써준 텍스트는 알아볼 수 없게 작은 크기로 다시 프린트 하여 또 다른 이미지로 기능할 수 있도록 했다. 결국 이 모든 이미지들이 모여 또 다른 나를 만들고 있을 것이다.

I am a person who can not be defined. I can be only changed depending on my surrounding.

But for quite some time I tried to define myself. Especially, I wondered about the gaze of others, because it seemed to be an important issue. So, a couple of years ago, I was obsessed with the time I spent with the people around me and asked the nearest people to define who I was.

I started working on <Now, Here, Us> from last summer to tell a story about this. I took pictures of the people I had met during the busy times, the things and scenery at that time, and asked them to write down stories about <Now, Here, Us>. People have written down pictures or letters, or what we have been spending time to meet, and what we can do now to be here. It was mostly about me, and it changed depending on where we are now. The same is true of photographs. It is a matter of course, but it seems to have been difficult to accept this assumption so far. As I met people and gathered stories, I felt dimly that I could always be different.

I chose twenty-four photos of the same age as my age of the photographs collected in half a year together with the text. The texts that people write directly were reprinted at an undeniably small size so that they could function as another image. In the end, all these images will be gathering to make me ano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