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W. 스미스 대주교님 강론
미사 시작 때 말씀드렸듯이, 이렇게 여러분 본당을 방문할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금요일 오후부터 저는 본당 신부님과 이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봉사와 사목을 맡고 있는 여러 단체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곳은 참으로 살아 있는 믿음의 공동체입니다. 그래서 제가 여러분 한 분 한 분께 가장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감사합니다”입니다. 주님과 그분의 교회를 향한 여러분의 헌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풍성한 축복을 내려주고 계십니다.
오늘의 성찬례는 우리에게 이 본당의 경계를 넘어, 전 세계에서 어려움 속에 살아가는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우리 모두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연대 주일”이라고 부르는 오늘, 캐나다 교회는 캐나다 가톨릭 개발과 평화(Development and Peace) 기구의 선한 활동에 주목하며, 모든 신자들에게 지원을 요청합니다. 세상의 가난한 이들을 위해 실제로 돕고 함께하자고 우리를 초대하는 것입니다.
개발과 평화기구는 카리타스 캐나다(Caritas Canada) 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카리타스 코리아처럼 국제 가톨릭 구호 네트워크인 카리타스 인터내셔널리스(Caritas Internationalis) 의 일원입니다. 개발과 평화기구는 전 세계의 카리타스 협력 단체들과 함께 여러분과 대교구, 그리고 캐나다 전역의 교회 신자들이 기부한 재정적 도움을 필요한 곳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요한 복음의 말씀은, 자선 활동과 정의를 위한 옹호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 삶의 본질적인 요소임을 굳게 이해하게 해 줍니다. 성 요한은 예수님께서 당신의 친구 라자로를 죽음에서 다시 살리시는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 줍니다. 이 이야기를 묵상하면서 우리는 라자로가 오늘날 여러 형태의 불의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의 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이야기는 사람들을 다시 생명으로 되돌리시는 예수님의 특별한 능력이 이제는 그분의 교회 안에서, 그리고 교회를 통하여 활동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먼저 라자로를 봅시다. 그는 죽어 있었고, 묶여 있었으며, 무덤에 묻혀 있었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많은 인류가 처한 상황을 반영합니다. 우리는 전쟁과 자연재해로 무너진 잔해 속에 실제로 갇힌 사람들을 볼 때 응답해야 합니다. 또한 오늘날 셀 수 없이 많은 남자와 여자와 아이들이 불의의 수의에 단단히 묶여 있거나 억압의 무게 아래 묻혀 살아가고 있음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라자로의 무덤 밖에 예수님과 함께 서 있던 사람들 안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돕고 싶었지만, 라자로를 다시 살릴 힘이 자신들에게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오늘날 세상의 가난한 이들이 겪는 거대한 문제들 앞에서 우리 자신의 무력함을 보게 됩니다. 복음 속 사람들처럼, 우리 역시 돕고자 하는 마음은 있지만, 우리의 한계, 심지어 불가능함이라는 냉혹한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나 복음이 보여 주듯, 그 갈망이 한계와 맞닥뜨리는 것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기 전까지입니다. 그 만남 안에서 불가능한 것이 가능하게 되고, 사람들은 자유를 얻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무한한 능력은 이 성경 말씀의 사건 안에서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 명령의 말씀을 하시자 라자로는 다시 생명을 얻어 무덤에서 나옵니다. 불가능한 일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인성 (Humanity) 안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충만한 능력을 봅니다. 그분의 부활 이후, 그리고 성령의 은사를 통하여, 바로 그 능력이 이제 그분의 신비체인 교회 안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성 바오로가 가르치듯, 그것은 곧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힘, 우리가 말하는 파스카 신비의 힘입니다. 이 힘은 성사들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고, 우리를 죄의 무덤에서 이끌어내시며,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섬기도록 해방시켜 줍니다. 주님의 생명을 주시는 힘으로 변화되고 강하게 된 우리는 이제 라자로의 무덤 밖에 있던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 하신 명령을 우리 자신에게 듣습니다. “그를 풀어 주어라. 자유롭게 가게 하여라.” 주님의 제자로서 우리가 부름받은 의무는 고통받는 이들에게 다가가 하느님의 사랑이라는 기쁜 소식을 전하고, 그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통해 힘을 얻고, 힘든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가톨릭 사회교리에서는 이것을 “연대” 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같은 하느님 아래 있는 같은 형제 자매임을 깨닫고, 그들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주며,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는 데 그들과 나란히 설 때 연대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교회의 구성원인 우리는 이것을 단지 또 하나의 비정부기구(NGO)의 일원처럼 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닙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특히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향한 주님의 사랑에 이끌려, 또한 그분의 사랑이 사람들을 생명으로 불러내고 자유롭게 하기 위해 우리 안에서, 또 우리를 통하여 강력하게 활동하고 있음을 알기에 그렇게 행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변화를 이루고 희망을 준다는 확신은 캐나다 주교들이 개발과 평화를 설립하게 한 동기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확신은 오늘날에도 이 가톨릭 단체의 구성원들이 카리타스 인터내셔널리스와 협력하여 전 세계에 긴급 구호를 제공하고, 또 세계 남반구의 여러 협력 단체들과 함께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며 그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는 이유입니다. 저는 몇 해 전 아이티를 방문했을 때 이러한 선한 활동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이런 활동은 세계 곳곳에서 계속 이루어지고 있고, 이를 위해 우리들의 도움과 후원이 필요합니다.
물론 우리가 가장 크게 의지하는 분은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부활하신 주님,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상처 입고 고통받는 당신 백성과 연대하시기 위해, 하느님의 아들이신 그분은 부활을 통하여 우리 가운데 한 사람이 되셨습니다. 우리를 풀어 주고 자유롭게 하시려는 성부의 뜻을 이루기 위해, 그분은 십자가 위에서 당신 생명을 바치셨고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셨습니다. 그리고 한 번 골고타 언덕에서 모든 이를 위하여 봉헌된 바로 그 자기희생이 지금 여기 우리 제대 위에서 현존하게 되어, 우리를 해방과 평화의 은총으로 가득 채워 줍니다. 이 놀라운 성사로 힘을 얻은 우리 모두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어, 도움이 필요한 모든 이에게 주님을 전하고, 그들을 모든 속박에서 풀어 주며 새 생명으로 부르시는 그분의 사랑을 나눕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