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믿었다.” (요한 20,8)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의 말을 듣고 베드로와 요한은 아무 대책 없이 무덤으로 달려갔다.

두 사람이 무덤에서 본 것은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과 시신을 감쌌던 아마포뿐이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본 것이 아니었다. 비어 있는 무덤을 보았을 따름이다.

하지만 바로 그 빈 무덤을 “보고 믿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반드시 보아야만 믿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다 이루어져야만 믿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믿고자 한다면, 비어 있는 무덤을 보고서도 주님을 믿을 수 있다.

그러나 내 바람만을 요구한다면 아무것도 볼 수도, 믿을 수도 없을 것이다.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무엇을 믿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