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예수 성심 성월이며, 교회는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통해 성체성사의 신비를 깊이 묵상합니다. 때때로 주님께서는 우리의 부족한 믿음을 돕기 위해, 과학적 분석을 통해서도 부정할 수 없는 놀라운 기적을 우리 앞에 드러내 보이시곤 합니다. 대표적으로 8세기 이탈리아 란치아노(Lanciano)나 199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의 사례는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난 시간만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주님께서는 여전히 우리에게 당신의 현존을 증명해 보이십니다.

2013년 12월 25일 주님 성탄 대축일, 폴란드 레그니차(Legnica) 교구의 성 히야친토(St. Hyacinth) 성당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성체를 분배하던 중 성체가 바닥에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당시 미사를 집전하던 안제이 지옴브라(Andrzej Ziombra) 신부는 전례 규정에 따라 해당 성체를 물에 담아 감실에 보관하였고, 이후 자연스럽게 녹아 소멸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약 2주 후 확인 했을 때 성체는 완전히 용해되지 않았고, 표면에 붉은 반점이 나타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당시 교구장이었던 스테판 치히(Stefan Cichy) 주교는 즉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포메라니아 의과대학 법의학 연구소(Department of Forensic Medicine, Pomeranian Medical University) 등에 정밀 분석을 의뢰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해당 성체 표면의 붉은 부분은 인간의 심장 근육(Myocardium)임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세포 구조가 단순한 심장 조직이 아니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죽은 사람의 심장 상태라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물속에 오래 잠겨 있었는데도 생물학적인 부패나 곰팡이 침식이 전혀 일어나지 않은,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건이라고 보고되었습니다.

교회는 이 현상이 신자들의 신심을 북돋우고 성체성사의 신비를 묵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여, 2016년 후임 교구장 즈비그뉴 키에르니코프스키(Zbigniew Kiernikowski) 주교의 승인을 거쳐 이 현상에 대한 공적인 공경을 허용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8세기의 란치아노에서, 20세기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그리고 21세기의 레그니차에서 동일하게 당신의 심장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그 이후에도 수많은 사례가 과학적 검증과 교회의 인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 내가 봉헌하는 미사에서 역시 주님께서 똑같은 심장, 당신의 살을 내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기적을 멀리서 찾지만, 정작 가장 큰 기적은 매일 미사 안에서 우리 앞에 놓여 있었습니다. 혹시 내가 원하는 방식의 기적만을 요구하며 이 귀중한 주님의 현존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이번 예수 성심 성월에, 주님의 몸을 모시는 우리가 그분과 깊이 일치하여, 그 사랑을 삶 안에서 이웃에게 전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