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다이어리




이상 다이어리 - 마지막 날

그 날의 아침 7시 아버지는 출근을, 나는 등교를 하는 그 시간에 아이가 떠났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들 얼굴을 보고 갈 수 있는 시간에

그 날 학교는 엎드려 잠만 잤습니다.

누구랑 뭐라도 얘기하면 울 것만 같았어요

집 가는 버스에서 같이 가는 친구가 눈치가 너무 좋은지 강아지 일이냐 물었습니다.
그냥 병원에 데려간다고 얼버무리곤, 잘 풀릴 거라고 위로를 받았습니다.
정말 고마운데, 고마운 마음인데.. 속은 타들어가고 고마워 할 수 없는 그 감정이 생생합니다.

둘리 인형이 싫었던, 산책 나갔다가 발바닥에 벌을 쏘였던,
내 손가락을 간식으로 생각했던, 이불에 갇혀본 적도 있는 우리 아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 하늘로 소풍을 간 그 아이가 한없이 내 눈꺼풀을 따갑게 했습니다.

꽃에 담아, 불꽃에 담겨 캔디는 조그만 유골함에 담겨졌습니다.

사진첩에 담긴 사진은 왜 이리도 추억 하기에 부족했을까.

꼭 내가 하늘로 따라갔을 때 다시 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