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 : 현철
규암: 68년 백제교 생기기 전까지 상업중심지라 근대 모습이 많이 남아있다
1. 루트 :
이번 부여 답사의 일정은 비로 인해 예정대로 진행할 수 없었고, 당일에 임기응변으로 정할 수 밖에 없었다.
11:00 국립부여박물관
비가 많이 내려 일정을 급하게 수정하던 순간 박물관은 유일한 선택지가 되었다. 백제 유물들이 생각보다 알차고, 전시 동선도 깔끔해서 부담 없이 둘러보기 좋았다. 특히 금동대향로 앞에서는 괜히 한 번 더 서 있게 된다. 부여라는 도시의 결을 먼저 이해하고 나가니까, 이후 일정들이 더 잘 와닿았다.
12:00 점심 – 김장군막국수
박물관 보고 나와서 먹는 막국수는… 반칙이다.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맛이라 무겁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아서 이후 산책 일정에도 부담이 없었다.
13:00 규암길 산책
이 여행의 하이라이트. 규암은 ‘걷기 위해 존재하는 동네’라는 말이 딱 맞다. 상점 하나하나가 튀지 않고, 동네 전체가 하나의 장면처럼 이어지는 느낌이 좋았다.
16:00 스튜디오 부여
건물의 느낌따라 발길이 닿는대로 들러본 부여 스튜디오. 폭우로 되려 참석하기로 했던 사람들이 못오고 얼레벌레 자연 염색 워크샵에 참가하게 되었다. 정원에서 채집한 식물들로 처음 해본 자연염색. 과정도 즐거웠고 결과도 마음에 들었다.
2. 주제나 질문 :
“계획 없이 머문 시간들이 만들어준 규암”
“비가 멈추지 않아 더 오래 바라보게 된 동네”
규암마을은 계획을 실행하는 곳이 아니라, 질문을 남기고 사람의 온기를 스치듯 만나는 동네였다.
나는 왜 이 동네에서 발걸음을 늦추게 됐을까?
비가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공간들은 뭐였을까?
계획대로 움직였다면 만나지 못했을 사람과 경험은 무엇이었을까?
규암은 관광지일까, 생활의 동네일까?
이 마을은 왜 이렇게 “튀지 않는데 오래 남을까?”
뜻밖의 체험과 지역의 속내를 들을 수 있었던게 참 좋으면서도 맘이 좋지 않았어요. 작은 동네마다 얼마나 많은 얘기들이 있다는 것, 역사를 거시적인 관점에서만 볼게 아니라 지역의 역사, 구술사 같은 걸 좀 더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꼭 가보고 싶었던 '세간'이 운영하는 공간들이 다 비어있는 것이 충격이었다. 세간 대표의 이야기가 매우 궁금하다.
기대만큼 근대의 모습이 제대로 남아있지 않았지만 뜻밖의 공간을 만나 새로운 경험을 했다는 것으로 부여와의 관계가 맺어진 느낌이다.
저는 충청권 도시는 한번도 와본 적 없어서 일단 머리속에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였습니다. 주변에 부여에서 작가로 활동하거나 프로젝트를 하거나 거주하는 분들이 있어서 그나마 외부인의 유입이 어느 정도 있는 도시라는 것, 또 로컬분야에서 청년관련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라는 것 정도만 알아요. 이 상태에서 첫 방문을 했던 거라 뭐라고 딱히 말할 순 없는 것 같아요. 다만, 뜻밖의 기회로 무언가를 만들고, 뜻밖의 기회를 준 사람 덕분에 저희 말고도 비슷한 경험을 또 다른 누군가가 한다면 굉장히 '환대'하는 느낌을 받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접 와서 보고 경험하고 듣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들을 조금씩 알게 되서 현실과 추정의 간극을 좁힐 수도 있었고요. 제 관심사인 역사,도시현상(젠트리피케이션, 도시재생)과 관련된 이야기를 더 깊이 파보고 싶다는 바램도 들었습니다. 서울과는 다른 지점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추가) 이때는 이주민의 입장에서 부여의 상황에 대해 일부 들어서 좋았고, 도시재생사업 혹은 공간재생을 이끄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잡음(?)의 결과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잠시나마 엿볼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박경아 세간대표 사례 및 스튜디오부여 대표님이 전해주신 말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