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남원에 처음 와서 시내에 나오면 늘 눈여겨 봤던 주택이다. 온실이 딸려있는 3층 규모의 큰 벽돌집. 남원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이 집에 대해 물었는데, 그때 들은 건 70년대 남원 부자가 지은 집이라는 것이었다.
내부가 너무 궁금하던 차에 2015년에 '임대' 현수막이 걸린걸 보고 처음 들어가봤는데, 그 후로 더더욱 내 맘속에 자리잡은 건축물이다.
이후 다행히 이 집은 임대되지 않고 집주인 내외가 들어가 거주하고 계신다. 2023년 향교동 조사집을 작업하면서 집주인분과 연결되어 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현재는 아버지가 지은 집에 6째 아들 부부가 거주하고 있다. 어렸을 때 형제들이 모두 서울로 유학을 갔기에 이 집에서의 기억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를 이어 집에 거주하며 기억과 기록들을 간직하고 있다.
몇번의 수리와 증축을 통해 이 집의 다양한 공간들이 형성되었는데, 이런 다양한 공간들이 나에겐 이 집을 더 매력있게 느끼도록 해준다.
이 집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여기에 있기를, 또 내가 이 공간의 이야기를 계속 아카이브 할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하기소'의 이야기를 보며 이 공간이 좀더 활용되기를 꿈꿔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