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애쿠키
Jeongae Cookie
Jeongae Cookie
정애쿠키는 올해 77세 되신 사장님께서 운영하고 계시는 북촌의 작고 소소한 가게입니다. 버터가 들어가지 않고 우리 밀 통밀가루로 만든 수제 쿠키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Jeongae Cookie is a cozy cookie cafe in Gye-dong, run by an old woman who is 77 years old. This cafe sells cookie that use organic wheat flour.
️✒️ 삶이 시가 되는 순간들 : 학생 창작 시
북촌의 기둥
김민준
유령처럼
신경도 안쓰던 가게
구수한 쿠키를 사먹어보고 나선
알고만 있던 가게
가게에 대한 대화를 해보고 나니
중요한 기둥처럼 느껴지는 가게
이젠
북촌을 받들고 있는
기둥같은 가게들이
눈에 들어온다
쿠키, 행복과 기쁨
서민겸
매일 관광객으로 붐비는
북촌 계동에 들어선
작은 쿠키가게
인자한 눈빛으로
상냥한 목소리로
사람들에게
쿠키를
행복을
기쁨을
그
미소를
나누어 준다.
세 개의 쿠키
한나
이 가게에,
세 개의 쿠키가 있다
가족들의 기억이 스며든
검붉은 고추쿠키
흔한 듯 특별해 보이는
세 쌍둥이 초코쿠키
77년의 세월이 녹아든
친절하고 따뜻한 정애쿠키
매콤한듯 달콤한 그 맛이
고소하고 따스한 그 냄새가
그 세 개의 쿠키 뒤에
그 가게의 안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 마을 가게 인터뷰 후기
한나(후기 글)
정애쿠키는 우리가 하교 하면서 자주 볼 수 있는 가게 중 하나이다. 고등학교 정문으로 나가서 길을 계속해서 걷다 보면 여러 가게들 사이에 있는 작은 쿠키 가게를 볼 수 있다. 4~5평의 아담한 가게이지만 안에 들어가면 아기자기한 분위기와 쿠키 냄새로 가득하다. 두 개의 테이블에는 귀여운 소품들이 놓여 있고, 벽에는 사장님의 사위 분께서 그리신 그림들이 걸려 있다. 사장님 곁의 오븐을 열면 갓 구운 따끈한 쿠키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까지 정말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인터뷰를 하러 가게 앞까지 차를 타고 왔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 모둠원들 때문에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걸음마다 주위를 둘러보면서 조원들을 찾는데 급급했다. 결국 약속 시간이 다 되어서 아슬아슬하게 한 명이 도착했지만 나머지 한 명은 전화도, 문자도, 그 어떤 연락도 받지 않았다. 통화 연결음만이 내 귀에서 맴돌 뿐이었다. 이런 와중에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태연하게 기다리는 나머지 조원의 모습을 나는 뒷목을 잡으며 지켜봤다. 결국 우리는 약속된 시간보다 30분 늦게 인터뷰를 시작하게 되었다. 인터뷰 약속을 까먹었다는 친구의 목소리가 야속하게만 느껴졌다.
시작은 위태로웠지만, 본격적인 인터뷰를 위해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마음이 사르르 녹아 내렸다. 우선 아기자기한 가게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입구 바로 왼쪽는 3가지의 쿠키가 진열되어 있었는데,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귀여웠다. 검붉은색의 독특한 '고추 쿠키'와 진한 '초코 쿠키', 그리고 사장님의 성함을 따서 만든 '정애 쿠키'. 세 가지 쿠키의 향이 조화롭게 뒤섞여 가게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모자를 쓰고 앞치마를 하고 계셨던 이정애 사장님은 조용한 미소로 우리를 반겨주셨다. 언제 그랬냐는 듯 처음의 불안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나 또한 가게의 편안한 분위기에 동화되는 느낌이었다.
사장님께서는 나긋한, 마치 다람쥐 같은 아담한 목소리로 친절하게 질문에 답해주셨다. 특히 손님들 얘기를 하실 때면 미간에 주름이 펴지며 목소리가 밝아지셨다. 여러 가지 이야기들 속 행복했던 과거를 회상하듯 우리에게 끊임없이 이야기를 풀어주셨다. 그런데 중간에 작은 헤프닝이 하나 생겼다. 인터뷰 중간에 '사장님'이라는 명칭 대신 '할머니'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사장님의 맑았던 표정이 순간 굳어지는 것 같아 심장이 철렁했다. 친구도 사장님의 표정을 봤냐며 나를 놀려 댔다. 이런 식으로 실수도 조금 했지만 인터뷰는 나름 잘 마무리 된 것 같았다.
사실 인터뷰 전에는 정애 쿠키가 어디에 있는 가게인지도 잘 알지 못했다. 나는 집이 좀 멀어서 중앙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야 처음 계동길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그래서 계동에 있는 가게인 '정애 쿠키'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생소한 느낌이 들었다. 친구들이 좋아하는 '아붕(아이스크림 붕어빵)' 근처에 있는 조그마한 쿠키집. 정애 쿠키는 나에게 인터넷 검색을 하면 알 수 있는, 딱 그 정도의 의미일 뿐이었다. 하지만 자료를 조사하고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나의 인식은 바뀌게 되었다.
겉으로는 딱딱해 보여도 들어가면 아기자기하고 분위기 좋은, 세 개의 쿠키가 손님들을 반기는, 2013년부터 10년 동안 어머니의 마음을 가지고 쿠키를 만드시는 사장님이 계신, 계동길의 따스한 가게. 말로는 다 표현하기 어려울 듯하다. 꼭 한번 정애 쿠키를 방문해서 친절하고 따뜻한 이정애 사장님의 정성을 맛보길 바란다.
📸사진을 통해 본 마을 가게
서민겸(사진 및 설명 글)
정애쿠키는 계동길 중간에 위치한 작은 가게이다. 사장님의 모습이 담긴 흑백 사진과 여러 쿠키가 진열되어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인터뷰 중 이야기를 풀어나가시는 사장님의 모습. 사장님께서 풀어나가시는 이야기들은 모두 사장님의 삶 속에 자리한 손님들과 가족들의 이야기였다.
인터뷰 후 밝게 웃으시는 사장님. 사장님께서는 인터뷰가 즐거우셨다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다음부터 자주 들르겠다고 말씀드리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