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동떡방앗간
Gyedong Rice cake mill
Gyedong Rice cake mill
계동떡방앗간은 30년 넘게 계동 길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방앗간입니다. 우리의 전통 음식 '부꾸미'를 알고 계신가요? 서울의 다른 떡 방앗간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한식 디저트를 이곳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Gyedong Rice cake mill is a very old Rice cake mill. The shop's legacy is subtle but has a strong pull on the locals that have come to love rice cake mill.
️✒️ 삶이 시가 되는 순간들 : 학생 창작 시
그 공간
문이준
계동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냥 지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있는 그 공간
실내에는 옛 고향 느낌의
기계들이 웅성이는 그 공간
한옥마을을 따라 내려가면
무심코 지나가면, 계절처럼
우리에게 다가와있는 그 공간
구수한 향기를 풍기며
언제나 부꾸미를 만드는
그 공간
계동 떡방앗간
어딘가에 깃든 추억
김제용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계동길의 방앗간.
항상 분주한 그 방앗간,
매일매일 쉴틈이 없는 찜기와
하얀 이불같은 떡을 만드시는 사장님.
누군가의 추억이 깃든,
이곳은 소중한 장소
사장님께는 가게를 처음 여신 그날의 설렘
오가는 손님들에게는 맛있는 떡을 만난 행복
이렇게 작은 방앗간에도
누군가의 추억이 한가득
깃들어있다.
계동길의 눈덩이 공작소
강여해
서울특별시
종로구 계동길 104
골목의 끝자락
1998년부터
매일매일
따스한 눈발이
흩날리고 있다.
하이얀 눈송이를
꾹꾹 뭉쳐 길게 늘린 가래떡
동그란 눈뭉치
납작하게 눌러 빚은 부꾸미
여름에도 내리고
겨울에도 따스한
눈덩이을 모아 만들어진
수많은 눈 조각 작품들
등교시간부터 부지런히,
하교시간이면 한창 전시 중
매일매일
눈꽃 축제 펼치는
계동길 눈덩이 공작소
🎙️️ 시인과의 대화 : 학생 시인 인터뷰
강여해(인터뷰이) x 김제용(인터뷰어) x 문이준(PD, 편집)
김제용
안녕하세요 그것이 알고 싶다의 이재용, 아니 김제용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 이 시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눈덩이 공작소 시를 쓴 강여해 시인과 인터뷰를 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가능 하신가요?
강여해
제 이름은 강여해입니다.
김제용
아니, 왜 이렇게 이렇게 시가 좋죠? 혹시 대표 시로 뽑힌 소감이 어떤가요?
강여해
음, 어쩌다 뽑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뽑히니까 기분은 참 좋네요.
김제용
‘눈덩이 공작소’라는 제목이 참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어떻게 이런 제목을 생각해 내셨나요?
강여해
떡 가루가 무엇이랑 공통점을 가지고 있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떡가루와 하얀 눈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업 시간에 배운 비유 표현을 활용해서 ‘계동길의 눈덩이 공작소’라는 제목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김제용
시를 읽다 보니 운율이 잘 느껴지는 것 같아요. 시를 쓰면서 운율을 만들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어디인가요?
강여해
‘매일매일’이라는 부사어를 반복해서 운율감도 살리고, 떡 방앗간의 꾸준함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운율은 아니지만 가래떡과 부꾸미를 이야기할 때 ‘눈’이라는 중심 소재에 맞춰서 비유를 하는 게 어려웠고 가장 많이 신경을 쓴 부분인 것 같습니다.
김제용
그런데 제가 알기로 ‘부꾸미’는 다양한 색상을 가지고 있는데, 왜 굳이 하얀색으로 대표되는 눈이라는 비유를 사용하셨을까요?
강여해
부꾸미도 반죽되고 구워지고 하기 전에는 모두 하얀 가루였어요. 눈도 처음에는 하얀 결정으로 시작하지만 만지는 사람에 의해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한번 주제를 정했으면 통일성 있게 쭉 이어가는 것이 좋잖아요.
김제용
들어보니 맞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시를 쓰면서 계동떡방앗간의 모습을 묘사하는 게 어려웠다고 했는데, 시인님이 생각하시기에 가장 마음에 들게 묘사한 부분은 어디인가요?
강여해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부분에 등하교를 하면서 바라봤던, 사장님께서 장사를 준비하시는 모습과 장사하시는 모습을 잘 묘사하고 설명한 것 같아서 마음에 들어요.
김제용
저도 그 부분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방앗간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어요. 한 가지 더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시를 시작할 때 계동떡방앗간의 주소를 썼는데 이렇게 표현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강여해
처음에는 그냥 계동떡방앗간으로 가는 길을 설명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방앗간이 계동길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는 말을 넣었는데, 그게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민을 하다가 오히려 정확한 정보가 하나 들어가면 더 시적인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어서 써 보았습니다.
김제용
객관적인 정보로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 시가 참 감성적인 것 같습니다. 객관적인 정보 이야기가 나왔으니 사장님과의 인터뷰에 대해서도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혹시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계동 떡 방앗간의 특별함이 있을까요?
강여해
이번 인터뷰를 통해 부꾸미가 사장님의 고향이신 강원도 평창 쪽의 음식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사장님께서 89년도부터 지금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 장사를 하셨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와 함께 경제 사정이 안 좋아져서 힘들기도 하셨다는 것과 이와 맞물려 요즘 떡 문화가 자꾸 사라지고 있어서 마음이 아프시다는 점도 기억에 남아요.
김제용
저도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방앗간이 힘들어 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혹시 이 시를 읽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을까요?
강여해
계동 떡 방앗간은 집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는 가게예요. 하지만 평소에는 방앗간에서 엄마가 사오신 떡을 먹을 때 말고는 직접 가보거나 떡을 사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사장님과 인터뷰를 하고 나니 계동떡방앗간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사장님이 떡방앗간과 함께 살아온 시간들에 대해 알게 되었지요. 계동길을 오가는 사람들도 제가 알게 된 이야기들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계동 떡 방앗간이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소중한 공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면, 그래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떡 방앗간에 찾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를 썼습니다.
김제용
공간에 대한 시인님의 마음이 시를 읽는 사람들에게도 잘 전달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인터뷰는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시에 대한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