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탁구
Bukchon Table Tennis
Bukchon Table Tennis
북촌탁구는 탁구장이자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지하로 내려가는 길이 마치 아지트를 연상하게 하는 이곳에서는 탁구뿐만 아니라, 각종 공연과 체험 이벤트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Bukchon Table Tennis is a table tennis court and a complex cultural space. You can experience various performances and experience events as well as table tennis.
️✒️ 삶이 시가 되는 순간들 : 학생 창작 시
여러가지 색깔
정경환
북촌 탁구는
여러가지 색깔들이 숨 쉬는 곳
알록 달록 색깔들은
북촌 탁구 특유의 풍을 살린다
그림에서 튀어나와
‘야옹’하고 소리 칠 것 같은
노랑색 고양이 그림
탁구대를 접으면
공연장 무대로 변하는 파란색 공간과
관객이 되어 주는 초록색 인형들
가지각색의 특징들이
빈티지 풍을 만들고
북촌 탁구를 만든다
북촌 탁구는
여러 가지 색깔들이 숨 쉬는 곳
탁구장의 빛깔은
바깥으로 새어 나가
북촌을 만드는 퍼즐의
한 조각이 된다.
사라져가는 특색
최유건
북촌에는
특색있는 가게들이 있어
그런데
북촌에는
특색있는 가게들이 있었어
그랬는데
어느 순간부터
북촌에는
커피 가게들이 들어 섰어
어느 순간부터
북촌을 품은 가게들이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어
하얀 종이를 보지 못하고
작고 검은 점만 보는 사람처럼
우리도
‘북촌’이라는 특별한 장소를
외면하는 것은 아닐까?
북촌 탁구
이단열
북촌, 안국역 옆에 있는 길
벽화, 그림이 그려져 있는 벽
계단, 땅속 밑으로 이어지는 길
최하부, 땅속 밑에 있는 방
사진, 그림이랑 비슷한 것
간식, 저녁 식사 후에 먹는 것
탁구, 탁자에 공을 튕기는 스포츠
학원, 학교 후에 공부하는 곳
박현정 선생님, 북촌탁구의 주인장
북촌탁구,
벽화 계단으로 내려가면
사진과 간식이 있는
박현정 선생님이
탁구를 가르쳐주는 학원
보편화
조창현
사라져가는
북촌의 특색 있는 가게들
그들의 온기가 서려있는 자리를 채운
공산품 같은 매장들
깔끔하지만 딱딱한 것보단
서툴지만 따뜻한 것이
더 정겹지 않을까
북촌의 터줏대감
북촌탁구는 아쉬움을 품고
오늘도
생각해본다
📸 사진을 통해 본 마을 가게
정경환(사진 및 설명 글)
북촌탁구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크게 북촌탁구 간판이 붙어있다. 그리고 간판 위에는 전구들이 붙여있다. 탁구 공처럼 생긴 전구에는 불이 들어와 어두운 저녁에도 탁구장의 입구를 밝힌다.
북촌탁구에 들어가는 입구다. 탁구장이 지하에 있어서 조금 칙칙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입구에는 아름다운 벽화가 그려져 있어서 비밀아지트로 들어가는 두근거림이 느껴진다. 고양이 그림이 많이 들어가는 것을 보니, 관장님의 고양이 사랑이 느껴진다.
북촌탁구의 내부에는 탁구장답게 큰 탁구대가 있다. 큰 탁구대는 접을 수 있으며 공연을 할 때는 탁구대를 접어서 벽에 붙이면 하나의 공연장이 된다. 어떤 때는 탁구대 위에 천을 올려 식탁으로도 쓴다고 한다.
인터뷰가 시작되고, 북촌의 홍 반장, 박현정 관장님이 북촌 탁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해주고 계신다. 이 사진을 보니까 반장님이 선생님 같고 조원들이 학생 같다.
인터뷰를 마치고 찍은 단체 사진이다. 다른 모둠인 엘리가 따라 왔다. 반장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동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우리의 부족한 질문에 성의껏 답해주신 관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마을 가게를 만나다 : 마을 가게 사장님 인터뷰
박현정 관장님(인터뷰이) x 조창현(인터뷰어)
조창현
안녕하세요! 저희는 중앙중학교 1학년 학생들입니다. 우리 동네의 사랑방이라고도 불리는 '북촌 탁구'에 대해 알아보고 싶어서 인터뷰를 요청드리고자 합니다.
박현정 관장님
반가워요. 무엇이든 편하게 물어보세요.
조창현
'북촌 탁구'에 대해 자료를 조사해 보니 관장님에 대한 정보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혹시 '홍 반장'과 '북촌 문화부장관'이라고 불리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박현정 관장님
제가 여기서 탁구장을 시작한 지도 벌써 5년이 되었어요. 그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북촌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연이나 문화 체험 같은 것을 기획하고 진행하다 보니 이런 별명이 생기게 된 것 같아요. 물론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에는 거리두기 때문에 행사를 못하긴 했지만요. 하지만 그러다 보니 오히려 마을 사람들과 더 가까워진 것 같기도 해요. 코로나 이후 어르신들이 뭐가 필요하실 때,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그런데 제가 조금 친근하게 느껴지셨는지 전화를 하셔서 '시계 건전지가 다 떨어졌는데 바꿔줄 수 있느냐, 무거운 것을 옮겨야 하는데 도와줄 수 있느냐'와 같은 도움을 요청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좀 도움을 드린 것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주위에서 '홍 반장'이라는 별명을 붙여줬어요. 요즘 학생들은 잘 모를 테지만, 옛날 영화 중에 <홍 반장>이라는 영화가 있었어요. 거기에서 '홍 반장'은 동네에서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사람으로 나오거든요. 저는 박 씨이긴 하지만, 북촌에서는 제가 그 이름을 이어받게 된 거지요.
조창현
관장님이 북촌에서 이렇게 유명하신 이유가 있었군요. 이곳저곳을 누비며 주민들을 도와주시는 모습이 참 멋져요. 처음 홍 반장과 문화부 장관이라고 불리셨을 때 기분은 어떠셨나요?
박현정 관장님
두 가지가 사실 약간 결이 달라요. 사실 저는 3년 후에 북촌에서 '생활문화센터'와 같은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꿈이 있어요. 꿈은 자꾸 말하고 새기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또 마을 분들이 '문화부 장관'이라고 불러주시니 조금 더 꿈에 가까이 다가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홍 반장은 재미 있는 이름이긴 하지만, 일이 되게 많기도 해요. 그래도 저는 홍 반장이라는 별명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지만 마을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은 재미 있는 일이 거든요. 제가 추구하는 것이 바로 쓸모 있는 오지라퍼예요.
조창현
생활문화센터와 같은 공간을 꿈꾸면서 북촌 탁구에서 다양한 강의들도 진행하시는 거였군요. 탁구장인데 탁구 말고 오카리나, 사진 등을 알려주시는 강의를 하는 것이 신기했어요.
박현정 관장님
저는 지금 밴드를 하고 있어요. 밴드에서 베이스를 치고 있는데, 이 동네에 와서 느낀 것이 음악 학원이 별로 없다는 거였어요. 그리고 공방이나 전통문화 체험 같은 것은 많은데 뭔가 마을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은 많지가 않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런데 마을 분들과 알아가다 보니 우리 동네에도 재능 있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고, 그럼 내가 그 장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다양한 강의를 열게 되었지요. 북촌탁구가 작은 탁구장이다 보니 탁구대를 접고 펴는 것도 그리 번거롭지 않았어요. 자연스럽게 북촌탁구가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된 것 같아요.
조창현
학교 친구들도 북촌탁구에서 다양한 문화 체험을 했다고 알려줬어요.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 것이 쉽지만은 않으셨을 것 같아요. 북촌탁구를 운영하시면서 어렵거나 힘드셨던 점은 무엇인가요?
박현정 관장님
가장 어려웠던 것은 코로나가 한창일 때였지요. 거리두기나 집합 금지 등으로 인해 문을 닫게 되니까 너무 답답한 거예요. 제가 아이들을 정말 좋아하는데, 탁구장에서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니 우울한 마음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사람은 상황에 적응하는 동물이라 그런 건지 다른 방법으로 아이들과 만나게 되더라고요. 줌으로 아이들과 만나기도 하고 온라인 상에서 소통 방법을 찾으니 방법은 다 있는 것 같다는 것을 느꼈어요. 이렇게 생각해보니 어려웠던 점이 많지는 않았고, 좋았던 점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조창현
항상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계셔서 북촌 주민분들이 북촌탁구를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굉장이 많은 자영업들이 있는데, '북촌탁구'를 시작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무언가 계기가 있으실 것 같아요.
박현정 관장님
예전에는 청량리에서 '대광 탁구'라는 탁구장을 했었어요. 코치도 3명이 있고, 절대 탁구대를 접는 일이 없는 전문 탁구장이었지요. 그런데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제 몸과 마음이 좀 아파지게 되었어요. 나이도 50살이 넘어 가다 보니 이제 뭔가 재미있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때 전문 탁구장을 그만두고 이 동네에 온 거지요. 북촌에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어요. 혹시 벽면에 붙어 있는 저 가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있나요? 이 동네에는 저와 같이 김광석을 좋아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이 살고 있어요. 그래서 저의 경력을 살려 탁구장을 열고, 또한 이곳에서 정기모임을 하면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했어요. 이런 계기로 시작된 일이다 보니 '문화 공간'에 대한 열망이 더 커진 것 같아요.
조창현
다음에는 관장님의 연주도 꼭 한번 들어보고 싶어요. 그럼 북촌의 문화부 장관으로서 이곳에서 진행되는 행사 중 가장 좋아하시는 행사는 무엇일까요?
박현정 관장님
북촌탁구에서 다양한 공연도 진행하고, 작가들도 많이 오긴 하지만 제일 좋은 것은 마을 사람들이 참여하는 행사인 것 같아요. '아무 연주 대잔치'라는 행사가 있어요. 이 행사는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연주를 할 수 있는 공연이에요. 행사 당일에 음향 전문가가 다양한 장비를 세팅하고, 30명도 넘는 스태프들이 움직이면서 마을 사람들이 다양한 끼를 펼치는 것을 도와주지요. 매년 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는 코로나가 조금은 잠잠해진 것 같아서 더 기대가 돼요. 여러분들은 혹시 악기 다룰 수 있는 게 있나요? 올해 행사에 직접 참여해보길 추천합니다.
조창현
저는 악기를 잘 못 다루지만 저희 반에 정말 기타를 잘 치는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에게 꼭 한번 나가보라고 추천할게요. 마지막으로 무거운 질문을 하나 던지려고 합니다. 이렇게 북촌에 대한 사랑이 크시다 보니, 북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으실 것 같아요. 이곳에 프렌차이즈 가게가 많이 들어오고 기존의 특색 있는 가게들이 사라지는 현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현정 관장님
너무 안타깝죠. 여러분들도 느끼고 있겠지만 계동길이 커피 거리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강릉에 보면 안목 해수욕장이라고 해안가를 끼고 커피 거리가 펼쳐져 있는 곳이 있지요. 그런 곳은 괜찮은 것 같아요. 해안가에서 놀다가 앉아서 쉴 수 있는 곳이 많으면 좋으니까요. 그런데 이곳이 커피 거리가 되면 잃게 되는 것이 많은 것 같아요. 물론 커피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자리 잡고 있던 작은 공방들이나 소소한 가게들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해 사라진 자리에 카페나 베이커리가 들어오고 있잖아요. 그래서 아쉽긴 하지만, 저는 또 새로 들어온 그분들이 여기에 좀 오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그래도 한번 여기에 정착했으면 동네의 한 식구인데 오랫동안 함께하면 좋잖아요. 그래서 저는 올해 목표로 '동네 잡지'를 만들어 보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 동네의 자랑거리들 뿐만이 아니라, 처음 이 동네에 가게를 오픈한 사람들도 소개하는 그런 잡지 말이에요. 이곳은 주말이면 항상 관광객들로 바글바글하지만, 정작 주민들과 상인들 간의 소통은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그래서 동네의 구성원들이 함께 소통하고, 관광객들도 우리 북촌의 다양한 모습을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아요. 아마 이런 노력들이 있으면 젠트리피케이션도 이겨낼 수 있는 북촌만의 끈끈함이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조창현
그런 잡지가 나온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지속적으로 꿈과 목표를 가지고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관장님께 본받을 점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응원하는 마음으로 저희도 학교에서 열심히 생활하겠습니다.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박현정 관장님
지금 이렇게 인터뷰 하는 것도 정말 훌륭한 활동인데요? 학생 분들과 즐거운 대화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다음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