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연홈마트
Suyeon Home Mart
Suyeon Home Mart
북촌 계동길의 여섯 번째 오래된 가게인 수연홈마트는 13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동네의 사랑방입니다. 아이들이 즐겨 먹는 과자부터 음식 재료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Suyeon Home Mart is the only mart on Gye-dong road, built in the 1990s. Please come and visit Suyeon Home Mart where you can feel the memories of Korea.
️✒️ 삶이 시가 되는 순간들 : 학생 창작 시
그런 곳
김성민
계동길에는
외딴 곳에 홀로 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런 곳이 있다
계동길에는
노란 상자들이 젠가처럼 쌓여
묘하게 눈길이 가는
그런 곳이 있다
계동길에는
따스한 할머니의 집같은
포근함이 있는
그런 곳이 있다
계동길에는
많은 이들의 추억들이
마치 발도장처럼
새겨져있는
그런 곳이 있다
계동길에는
수연홈마트라는
그런 곳이 있다
느끼는 온기
이겨루
계동길에 유일하게 남은
그 마트
쇼핑몰도 아니고, 대형마트도 아닌,
이제는 그 자리에 있는 게 오히려 낯설은
그 마트
여름에 들어가면 시원한
겨울에 들어가면 따뜻한
이제는 오히려 작은 평수에 감동하는
그 마트
안에 들어서면
따뜻한 공기가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계동길의 그 마트
드르륵
박홍은
기본 이모티콘에
웃음 모양같은 노란 박스
마트에 발 내밀기도 전에
미소가 퍼진다
드르륵,
안녕하세요
따뜻한 공기가
순식간에 우릴 감싼다
그 걸 느낄새도 없이
우리들의 귀를 간지럽히는
사장님의 한마디
어서오세요
꾸욱 간지럼을 참고
회색 아스팔트 칸을 건너
과자 코너로 향한다
이때다
덜컹, 컼…쿠웅
지진나는 바닥
꾸욱 놀람을 참고
용기내어 고개를 내려본다
그저 창고문이었다
계산대 옆 아줌마들의
재잘재잘 수다에 파묻어
애써 감추는 분홍빛 얼굴
돌아가 보니
아니, 어느새…!
번개처럼 끝난 계산
꾸욱 놀란 마음 주워담아
두둑해진 장바구니 챙겨가는 이곳
그저 수연홈마트였다
수고하세요,
드르륵
📸사진을 통해 본 마을 가게
김성민(사진 및 설명 글)
수연홈마트로 가는 길의 모습이다. 비가 와서 살짝 던전(?)같은 느낌도 든다. 옛날 60년대의 도시 분위기와 현대식 거리가 어우러져 하나의 멋진 작품을 만들어낸 것 같다.
열심히 질문을 하는 이겨루와 열심히 인터뷰 내용을 메모하는 박홍은의 모습이 담겨있다. 언뜻 보면 공부를 하는 것 같다. 이 두 명의 캐리로 인터뷰가 원활히 마무리되었다.
몸동작까지 하시며, 마치 선생님처럼 질문에 대해 열심히 답변해주신 수연홈마트 김경숙 사장님의 사진이다. 이날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사장님이 13년 동안 가게를 운영한 비결이 '꾸준함'이라는 것이다. 나도 꾸준히 노력해서 내 꿈을 이루고 싶다.
인터뷰를 마치고 사장님이 주신 2%를 기념 인증사진처럼 찍어두었다. 정말 맛있게 먹었다. 뭔가 그날 따라 음료수의 맛이 시지 않고 엄청 달달했던 기억이 있었다.
🏡 마을 가게를 만나다 : 마을 가게 사장님 인터뷰
김경숙 사장님(인터뷰이) x 이겨루(인터뷰어)
이겨루
사장님 안녕하세요. 저희는 마을 가게를 인터뷰하러 온 중앙중학교 학생들입니다. 혹시 성함과 연세가 어떻게 되시나요?
김경숙 사장님
반가워요. 이름은 김경숙이고, 이제 나이는 60이야.
이겨루
등하교를 하면서 항상 수연홈마트를 지나치는데, 이렇게 사장님과 인터뷰를 하게 되니 신기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혹시 이 가게는 언제 만들어졌고, 계동이란 공간에서 운영하시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김경숙 사장님
음, 내가 결혼을 하고 원래는 가회동에서 지내다가 계동으로 이사를 왔어. 딸이 5살, 아들이 3살 때 왕짱구분식 옆에 쪼그만 가게가 있어서 가게를 시작하게 되었지. 마트를 운영한 지는 13년 정도 된 것 같아.
이겨루
우와, 제가 지금 중학교 1학년이니까 저와 나이가 비슷하네요. 수연홈마트는 계동길에서 유일한 슈퍼마켓인 것 같아요.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이 한 곳에서 가게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경숙 사장님
'꾸준함'이 아닐까 싶어. 수연홈마트는 매일 아침 7시에 문을 열고, 밤 11시에 문을 닫고 있어. 많이 벌고, 적게 벌고가 아니라 내가 몸이 건강해서 꾸준히 가게를 유지할 수 있는 것.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이 아닐까?
이겨루
저희 어머니도 아침마다 수연홈마트에서 식자재를 사오시곤 하세요. 덕분에 제가 맛있는 아침 밥을 먹고 있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그런데 혹시 마트 이름을 '수연홈마트'라고 지으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김경숙 사장님
사실 우리 딸 이름이 수연이거든. 갑자기 가게를 하게 되었는데, 하루 만에 생각이 잘 안 나잖아. 뭘 해야 될지도 잘 모르겠고. 그래서 큰애의 이름을 따서 가게 이름을 짓게 되었지. 원래는 '수연상회'였어. 근데 큰 가게로 옮기면서 수연홈마트로 바꿨고, 아이들 이름을 걸고 하는 사업이니까 더 열심히 했지.
이겨루
옛날에 수연상회라는 이름도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아요. 따님 이름이셨구나. 그런데 남자 사장님께서 이 동네 통장님이셨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인가요?
김경숙 사장님
응, 그렇지. 통장을 십 몇 년 하셨거든. 뭐 마을을 위해 봉사하는 거지.
이겨루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렇다면 혹시 남자 사장님이 통장님이셨을 때, 옆에서 보시기에 이 동네에 크고 작은 일이나 인상 깊었던 일이 있었을까요?
김경숙 사장님
옆에서 보기로는 마을에서 사고가 생겼을 때, '주민 대표'란 입장에서 나서서 해결해줄 수 있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 것 같아. 주민들의 문제를 중재하고 그 내용이 동사무소에서 처리가 됐을 때, 그때가 제일 보람 있었던 것 같아.
이겨루
그러시겠어요~ 정말 그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죠. 그런데 혹시 마트를 운영하시면서 힘들었던 일이나 고비는 없으셨을까요?
김경숙 사장님
힘들었던 거는, 우리가 지금 코로나 시기를 겪고 있잖아. 2020년부터 시작된 그 시기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
이겨루
코로나가 정말 많은 가게들을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 우리 동네 북촌과 같은 관광 명소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질문드리고 싶어요. 요즘 자영업자분들이 하시는 가게들이 조금씩 사라지고, 스타벅스, 파리바게트 같은 프렌차이즈 가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점점 바뀌어가는 계동길을 보며 혹시 드는 생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경숙 사장님
어머, 너무 길다 얘. 그러니까...?
이겨루
죄송해요. 질문이 너무 길었죠? 요약하면 수연홈마트 같은 가게들의 자리를 프렌차이즈가 점점 메꾸고 있다는 건데요, 이러한 마을의 상황에 대해 사장님의 자유로운 생각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김경숙 사장님
일단은 그런 프렌차이즈들이 생기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것 같기는 해. 그런데 이제 관광객들이 많아지면서 그만큼 우리 동네 사람들이 없어져. 왜냐면 가게 세도 많이 오르고 집 세도 많이 오르니까 여기서 예전처럼 살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은 것 같아. 그래서 그런 게 많이 아쉽긴 해.
이겨루
저희 동네에 아이들이 많이 없는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인 것 같아요. 중앙중학교에 다니는 친구들 중에서도 먼 곳에서 통학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학교가 끝나도 함께 놀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질문도 거의 끝나가네요. 사장님에게 계동길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김경숙 사장님
음, 갑자기 떨리네.
이겨루
그냥 편하게 말씀해 주시면 돼요.
김경숙 사장님
그냥 좋아. 응, 그냥 좋은 것 같아.
이겨루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정말 그냥 이대로의 모습이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살고 있는 이 동네 자체가요. 이제 정말 마지막 질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중앙중학교 학생들에게 한마디를 부탁드려요.
김경숙 사장님
우리 애들도 중앙중학교를 다녔어서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게 있는 것 같아. 지금은 학생 수가 많이 줄어서 학교의 북적임이 사라진 것 같아서 좀 아쉽기도 해. 하지만 중학교를 졸업하면 고등학교, 대학교으로 가서 더 큰 곳에서 생활하게 될 거잖아? 내가 진짜 좋아하는, 그래서 항상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살아가면 좋겠어. 그러려면 건강해야겠지. 학생도 건강해야해!
다같이
네.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인터뷰하는 동안 수연홈마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어 정말 좋았어요.
김경숙 사장님
그래. 나도 너무 고마워. 고생했는데 음료나 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씩 들고 가. 음료수도 하나씩 줄까?
다같이
우와아! 정말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김경숙 사장님
잘 가요. 학생들.
다같이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