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동종합문구점
Jae-dong stationary store
Jae-dong stationary store
재동종합문구점은 레트로 감성과 따뜻한 분위기가 흘러넘치는 공간입니다. 아이들의 추억이 살아 숨 쉬고 있는 이곳은 북촌의 보물섬입니다.
Jae-dong stationary store is decorated with retro sensibility. The store makes people comfortable and warm. This is the treasure island of Bukchon, where children's memories are alive.
️✒️ 삶이 시가 되는 순간들 : 학생 창작 시
계동의 보물
박건휘
국어 수업 시간
‘익숙함 속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봅시다!’
선생님의 호령과 함께
항해를 떠나는 우리는
계동의 해적들
골목길을 지나며
가뿐 숨을 몰아 쉬고
번쩍번쩍 카페거리에서
한눈을 팔다가
우연히 만난
조그만 공간
북적북적한 한옥마을 속
작고 아담한 보물섬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었지만
늘 새롭게 보이는 건물과
매일 따뜻한 마음을 나눠주시는 사장님
오래된 보물과 오늘을 담은 보물이
함께 살아 숨쉬는 곳
방과 후 시간
난 오늘도 습관처럼
계동의 보물을 찾으러
여행 길을 떠난다
재동 무지개
이레
친구와 신나게 놀러다닐 때
툴툴거리며 동생을 데리고 나왔을 때
알록달록 무지개같은
재동 문구점이 보인다
무지개 끝 보물처럼
아직 열지 않은 장난감 상자와
한입에 털어넣고 싶은 간식들이 가득한
재동 문구점
아이들이 북적이는 이곳은
북촌에서 가장 반짝이는
재동의 무지개다
잼민이들의 추억
우태훈
포켓몬 카드를 찾아
학교 앞 문구점에 모인
많은 아이들
‘제발, 한번만이다!’
애써 모은 용돈이
날아가지는 않을까
뽑기 한번에
가슴은 두근두근
슬쩍 들춰 본 카드
색깔은,
푸른색
우리들의 불안한 예상은
언제나
빗나가지 않았다.
______이 좋아서
유연주
옛날에,
______이 좋아서
따뜻한 분위기와 정이 가득한 이곳에
문구점을 열게 되었다
______이 마음에 품은 물건을
가지고 나서 좋아하는 모습만 봐도
마치 ______이 된 것처럼
흐뭇하고 좋은 기분이 이곳을 감싼다
______이 좋다는
사장님의 마음에 보답이라도 하려는 걸까,
이곳은 마치 놀이터처럼
항상 ______로 북적였다
그런데 지금은,
______이 좋아도
이곳의 마음은 허전하다
이곳이 생긴 이유도 찾아보기 힘들다
______이 찾아오지 않아서
______로 북적였던
옛날이 그립지만
______의 느낌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옛날의 문구점을 추억하며
______이 좋아서
이곳은 오늘도 문을 활짝 열고
______을 기다린다
🎙️️ 시인과의 대화 : 학생 시인 인터뷰
유연주(인터뷰이) x 박건휘, 이레(인터뷰어) x 우태훈(PD) x 유연주, 이레(편집)
박건휘
안녕하세요. 북촌의 해적들의 선장 휘펜슬입니다.
이레
저는 해적 이레이저 입니다! 저희는 오늘 ‘_____이 좋아서’의 유연주 시인을 만나러 중앙중학교에 직접, 해적선을 타고 찾아왔습니다!
박건휘
저희가 시간을 착각해 일찍 오는 바람에 조금만 기다리도록 할게요. 기다리는 시간에 유연주 시인의 시를 제가 한번 낭송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연주
우와, 그거 제 시 아닌가요? 안녕하세요. 시인 유연주입니다!
이레
앗 안녕하세요!! 저희는 북촌의 해적들입니다. 북촌의 보물, 재동문구점에 대한 시를 읽고 새로운 보물로 선정된 시인님을 인터뷰하러 찾아왔습니다!
박건휘
저희가 시인님을 북촌의 새로운 보물로 선정했는데요, 이렇게 선정된 기분이 어떠세요?
유연주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뿌듯하고 기쁘기도 하네요! 이 시를 쓰면서 나름 걱정됐었는데, 그 걱정이 날아가는 것 같아요!
이레
아까 휘펜슬 선장이 ‘_____이 좋아서’를 낭송했는데, 역시나 참 좋더라고요. 혹시 시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유연주
이 시는 재동문구점이 아이들을 위한 문구점이라는 주제를 가진 시인데요. 사장님이 아이들을 좋아하는 마음과, 이제는 이곳이 근처에 있는 ‘다이소’나 ‘알파문구’ 등 다른 프랜차이즈 문구점들로 인해 아이들이 이곳을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함께 담아낸 시입니다. 간단하게 3가지로 말씀드리자면 재동문구점이 아이들을 위한 문구점이라는 것, 사장님의 마음,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정도로 소개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박건휘
아 맞아요! 요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죠.
유연주
네~ 많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레
그럼, 이 시를 쓰게 된 계기도 젠트리피케이션과 관련된 것이었나요?
유연주
그런 것도 있지만, 가장 큰 계기가 되었던 것은 신영희 사장님과의 인터뷰였어요. 이 시를 쓰기 전에 재동문구점의 신영희 사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했거든요. 이때 저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이 사장님께서 아이들을 많이 좋아하고, 또한 위하고 계신다는 것이었어요! 이런 마음이 굉장히 기억에 남아서 이 마음을 다른 사람들도 느낄 수 있도록 시를 쓰게 되었습니다!
이레
다시 보니 저도 사장님의 그런 마음이 다시 한번 느껴지는 것 같아요!
박건휘
그런데 이 시를 쓰면서 가장 고민이 되었던 부분은 어디셨을지 궁금합니다. 만약 저라면 고민을 엄청 했을 거 같거든요.
유연주
이 시에 신영희 사장님의 시선과 마음을 함께 넣어야 했는데, 저의 마음이 아닌 사장님의 마음이다 보니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솔직히 이 마음을 가장 완벽하게, 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이 가장 고민되었던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박건휘
시를 읽으면서 굉장히 특이한 점이 있었어요. 시의 제목이기도 한 ‘_____이 좋아서’라는 부분이었는데요. 왜 시어를 사용하지 않고 밑줄 표시를 했는지, 그 비밀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유연주
혹시 이 부분에서 숨겨진 표현이 무엇인지는 찾으셨을까요?
이레
음, ‘아이들’이라는 표현이 아니었을까요?
유연주
정답입니다! 이레이저 님 말처럼 ‘아이들’이라는 말을 담고 싶었어요. 저는 이 표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저는 시에 매력적인 요소, 더 특별하고 인상 깊게 만들어 주는 요소를 추가하고 싶었어요. ‘_____이 좋아서’라는 표현은 저의 시를 사람들이 인상 깊게 봐 주고, 좋은 인상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만들어본 표현이에요. 이 시를 읽고 나면 ‘아이들’이라는 단어가 쉽게 유추가 되는데, 이렇게 간접적으로 표현하여 사장님의 마음에 더 가깝게 다가가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이레
와, 정말 깊은 의미가 담긴 표현이었군요. 이런 특별한 표현을 생각해내신 시인님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시에서 아이들이 가진 의미는 무엇인가요?
유연주
저는 가장 중요한 단어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아이들은 ‘문구점이 생긴 이유’, ‘사장님이 좋아하는 존재들’, ‘이곳을 빛나게 만들어 주는 보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중요한 단어거든요.
박건휘
‘아이들’이란 말은 굉장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말일 수도 있지만, 그래서 더욱 빛나는 의미를 가진 단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말을 계기로 우리 주변의 많은 단어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시를 완성하신 시인님에게는 ‘재동문구점’이 어떠한 의미일지 궁금합니다.
유연주
저는 북촌에 살고 있지 않아서 재동문구점에 대한 추억은 많이 없어요. 그래도 신영희 사장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곳이 북촌의 보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아늑하고 따뜻한 마음이 흘러 넘치는 북촌의 쉼터이자 놀이터, 그리고 아이들에게 가장 추억이 많고 소중한 공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레
저는 이곳을 ‘재동의 무지개’라고 표현해보았어요. 어떤 표현인지 궁금하면 제 시를 한번 읽어봐 주세요.(ㅋㅋ) 벌써 마지막 질문인데요. 시인님께서 이 시를 쓰실 때, 저희처럼 인터뷰를 진행하셨다고 아까 말씀하셨잖아요.
유연주
맞아요.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나네요!
이레
그럼 재동문구점의 신영희 사장님께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부탁드릴게요!
유연주
사실 인터뷰가 쉽지는 않았어요. 인터뷰가 부담스러우셨는지 처음에는 거절하셨었거든요. 그래도 결국 인터뷰를 승낙해주시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신 사장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신영희 사장님 덕분에 30여 년의 오랜 시간이 담긴 ‘재동 종합 문구점’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이런 멋진 시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과 코로나로 인해 지금은 조금 힘들 수도 있겠지만, 이 소중한 공간이 다시 아이들로 북적일 때까지 항상 응원하는 마음을 가질 거라고 전해드리고 싶네요. 사장님이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아마 절대 못 잊을 거에요. 다시 방문해서 직접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박건휘
네, 이것으로 북촌의 해적들의 3번째 보물이신 유연주 시인님과의 짧은 만남이 끝이 났습니다. 많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이 시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었고 조금 더 시인님과 가까워진 거 같아 나름 또 뿌듯하네요!
이레
맞아요. 저도 이번 시인님과의 만남을 통해 시인님의 시와, 그 속에 숨겨진 의미에 대해 많이 알 수 있었습니다.
유연주
감사합니다. 저도 정말 즐거웠어요!
박건휘
그럼 저희 해적들은 또 새로운 북촌의 보물들을 찾아서 떠나볼게요!
이레
지금까지 선장 휘펜슬, 해적 이레이저, 시인 유연주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