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짱구식당
Wangjjanggu restaurant
Wangjjanggu restaurant
왕짱구 식당은 계동에서 4번째로 오래된 가게입니다. 달콤한 맛탕과 따뜻한 어묵이 학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여름에는 시원한 슬러시도 맛볼 수 있습니다.
Wangjjanggu restaurant is the 4th oldest restaurant in Gyedong. Sweet mattang and warm fish cakes catch the attention of students, and in summer, you can taste cool slushies.
️✒️ 삶이 시가 되는 순간들 : 학생 창작 시
짱구를 기억해줘
안효민
아침에는
맛탕 덕분에
북적북적
점심에는
라면 덕분에
북적북적
저녁에는
삼겹살 덕분에
북적북적
하지만
이젠
그 소리가
들리지 않네
북적북적 우리 동네
짱구의 하루를
기억해줘
왕짱구 식당
김태서
창덕궁
경복궁
옛날 왕들이 살던 곳,
짱구가 유행할
당시 만들어진
계동길 작은 식당
막걸리를 담는
찌그러진 주전자에도
움푹 꺼진 식당 의자에서도
37년에 세월이
묻어난다
잠시
동네의 추억을 꺼내볼 수 있는
사진 앨범 같은 곳
옛 것이 그리울 때
가볼 수 있는 곳
왕짱구 식당
계동의 가치
윤산
계동에서
4번째로 오래된
왕짱구식당
동네의 오랜 기억들을
한가득 품고 있는
소중한 공간
하지만,
폭풍같이 다가와
많은 피해를 준
코로나
물 밀듯 들어와
자리를 차지하는
프랜차이즈 가게들
식당이 기억하는
소중한 추억들을
우리도 함께
추억해야 하지 않을까
✍️️️ 마을 가게 인터뷰 후기
윤산 (후기 글)
중앙고등학교 정문으로 나오면 계동길을 따라 여러 카페와 식당들이 줄지어 서 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리막길을 걷다 보면 푸짐한 맛탕이 눈길을 사로잡는 가게를 발견할 수 있다.
계동에서 4번째로 오래된 가게인 왕짱구 식당은 맛탕, 슬러시와 같은 분식 메뉴와 함께 각종 찌개류와 막걸리 등을 판매한다. 가게는 오래된 곳이다 보니 확실히 낡은 느낌이 든다. 식탁과 의자도 옛날 것이고 오랫동안 사용하셨다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요즘 레트로 열풍이 일고 있다고 하는데, 유행 때문에 좋은 것으로 느끼는 것인지 아니면 낡은 것이 주는 정겨움이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좋은 것은 좋은 것으로 충분하다. 또한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담을 수 있기도 하다. sns용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박영기 사장님께서는 지금까지 무려 37년 동안 가게를 운영해 오셨다고 한다. 우리 나이의 두 배가 넘는 오랜 세월을 지닌 이곳은 이름부터 정말 독특하다. 지금 생각하면 유치해보일 수 있는 이름이지만, 사장님께서 가게를 차릴 당시에는 짱구라는 말이 유행이었다. 또한 북촌 계동은 예로부터 창덕궁, 경복궁 등 왕들이 살았던 곳과 가까웠기 때문에 '왕+짱구' 식당이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생각해보면 무슨 말도 안 되는 작명 센스인가 싶기도 하지만, 뜻밖의 두 단어가 합쳐지니 정감 넘치는 이름이 만들어진 것은 참 신기한 일인 것 같다.
왕짱구 식당 역시 코로나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으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행히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셨지만, 최근에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동네 어르신들이 연세가 많이 드셔서 계동을 지키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박영기 사장님의 말씀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왕짱구 식당은 오래도록 계동에 남아 우리 동네를 지켜주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를 하기 전에는 이곳이 그저 학교에 앞에 있는 조금 오래된 식당인 줄로만 알았다. 가끔은 맛탕을 한번 먹어볼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항상 별 생각 없이 지나칠 뿐이었다. 하지만 박영기 사장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왕짱구 식당이 어떤 식당인지 알게 되자, 나의 마음도 조금 바뀌었다. 그저 학교 앞에 있는 오래된 식당이 아닌, 37년이란 오랜 시간 속에서 소중한 가치를 품고 있는 우리 동네의 자랑스런 '왕 짱구' 식당으로 말이다.
📸사진을 통해 본 마을 가게
김태서(사진 및 설명 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윤산과 안효민의 모습. 인터뷰를 하는 동안 아쉽게 현장에 있지는 못했지만, 사진과 녹취를 통해 박영기 사장님과 왕짱구 식당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식당 외부에서 보았을 때는 맛탕과 막걸리, 이 두 가지 메뉴만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차림표'를 보니 저렴한 가격의 여러 가지 메뉴가 존재했다. 나중에 왕짱구 식당을 가게 된다면 맛탕 뿐만 아니라 다른 메뉴들도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보통 어디를 가든 간에 새로 생긴 프렌차이즈 식당이나 SNS에서 유명한 곳을 찾는다. 오래된 곳에 대해서 편견이 존재했었다. 하지만 왕짱구 식당의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소품들을 보고 오래된 것들만의 아름다움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