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장소를 일시적으로 점유하려는 시민과 그것을 저지하려는 권력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고, 그것은 폭력으로이어진다. 폭력은 변화를 위해서 불가피한가? 비폭력적인 방식을 통해서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가? 폭력의 피해자는 누구이고, 수혜자는 누구인가? 권력이 행사하는 비물리적 폭력과 물리적 충돌에 맞서 시민이 선택한 비폭력적 시위에 집중한다.
공유의 공간에서 평화적 집회를 하려는 시민들과 그들을 분산시키려는 전경 사이에 잦은 물리적 폭력이 오고간다. 한쪽에서는 전투용 무장과 중장비를 이용하는, 중앙에서 지시하는 전략에 따라서 의무적으로 동원된 전투 경찰이 있다. 반대쪽에 있는 시민들은 자발적인 참여로 모였고, 산발적이고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전투경찰은 경찰청의 지시에 따라서 행동하는 객체agent로서, 개인의 자발적인 선택에 의해서 행동하는 군중과 다르다. 충돌의 시간이 지난 후에는 전경 또한 시민과 다를바 없는 개인이다. 결국에는 시민과 시민의 충돌 후에도 권력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러한 충돌과 불가피하게 현실화 되는 폭력은 사이버 스페이스의 디지털 공공장소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뉴 미디어로 확장된 도시 공간(마노비치)과 정보와 자본의 흐름의 공간(마뉴엘 카스텔)으로 이해할수 있는 현대 도시에서는 물리적 공간과 미디어 공간이 동시적 기능을 한다. 하지만 권력의 폭력적 행정은 이 흐름을 단절하여 소통을 차단하고, 시민을 거대한 공론장에서부터 소외시킨다. 통신 미디어, 방송, 그리고 실제 공공장소의 제어를 통해서 권력은 현실을 부정하며 외곡된 역사를 만들어 간다.
흐름의 단절Cut In The Flow
1. 통신 미디어의 제어:
촛불 시위가 한참이던 6월의 어느날 광화문 일대에서 휴대폰과 무선 인터넷이 일시적으로 작동을 하지 않았던 시점이 있었다.(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3347)분산된 네트워크에 의존하여 움직이던 시민들과 일인 방송국으로 현장을 중계하던 독립 미디어 채널 등은 그들의 가장 강력한 힘인 연결성connectedness를 상실했다. 국가의 압력의 여부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통신사에서 의도적으로 자신의 네트워크 서비스를 중단하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디어 공간과 물리적 공공장소가 더이상 동시적 기능을 하지 못함으로서, 현장에 있는 시민들은 소외되게 된다.
2. 방송의 제어:
미디어 다음에서는 게시판 운영 원칙 중 게시글 임시 조치라는 조항이 있다.(http://media.daum.net/info/bbsrule.html) 이 조항은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에 운영자가 임의로 글을 막거나 삭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비슷한 예로 2007년 대선 당시 네이버가 뉴스에 달리는 댓글을 토론장으로 일원화하여 논란이 되기도 하였다.(http://www.hani.co.kr/arti/society/media/243923.html)또한 인터넷 뿐만 아니더라도 MBC PD수첩이나 W 등의 시사프로그램과 그를 둘러싼 정부 측과의 갈등은 예전부터 지속되어 왔다.. 특히 PD수첩의 미국 쇠고기 관련 보도와 관련해서 정부는 해명 방송을 요구하였고, PD수첩에서 광우병 편을 제작한 PD들은 그에 대응해 사내 농성을 하기도 하였다.(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73403)
이러한 정부의 방송제어는 KBS 정연주 사장의 해임, YTN의 낙하산 사장 취임, 조중동의 편파 보도 등과 맞물려 2008년 최고조에 이르렀다.
3. 공공 장소의 제어:
6월의 한 주말에는 예정에 없었던 해외 참전 전우를 위한 행사가 서울 광장에서 열렸다. 당사자의 가족에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이 행사로 인해서 시민 집회는 열리지 못했다.
시민들이 거리에서 시위를 하던 와중에 다수의 택시들이 위협적으로 빠른 속도로 거리를 질주해서 시민들의 안전에 위협이 되었던 적도 있다. 술에 취한 일반인이 시위대에게 돌진하여 사고가 난 경우도 있다. 시위로 인하여 정상 영업을 할수 없었던 광화문과 삼청동 주변 상인들은 손해 배상을 요청하는 일도 있었다.
시위에 참여한 시민은 민주주의의 직접적인 경험의 측면이 강하다. 시민들로 이루어진 군중의 성격은 다양성을띄고 그 내부에서도 다양한 성격의 집단이 존재하며 그들 사이에서도 충돌이 있다. (문화 과학 2008 촛불 집회 특별호에 상세하게 그 충돌의 성격에 대해서 기록되어 있다.)
첫날은 핵심 멤버라고 할 수 있는 최태윤, 소원영, 신기헌의 자기 배경 소개와 그에 대한 토론, 각자가 가지고 올 수 있는 책들의 소개가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책들은 디자인, 정치, 건축과 예술을 넘나드는 것으로 서로의 성향을 알게 하는 좋은 기회였다. 서로의 책을 공유한 후 둘러앉아 토론을 시작하였다. 토론의 주제는 2008년 6월의 현상에 대한 재해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