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주님께 나를 조율하는 시간


  내 삶이 어지럽거나 이웃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거나 혹은 좌절감 속에 있다는 것은 어쩌면 기도의 소홀함에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하루의 시작과 끝, 매순간 드리는 기도는 우리를 하느님의 마음에 조율하는 것과 같습니다. 연주자가 악기를 조율하듯 우리도 우리의 마음을 하느님께로 조율해야 합니다. 우리의 하루는 하느님과 우리가 만들어가는 거룩한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조율되지 않은 악기로 연주된 음악은 소음을 만들 뿐입니다.
  


  하느님과의 조율, 그것은 하루를 내가 아닌 내 안에 살아계시는 하느님의 뜻으로 살겠다는 다짐이며, 나를 거룩함으로 이끄시는 하느님에게 자신을 내어맡긴다는 의미입니다. 너무 느슨해도 너무 팽팽해도 좋은 소리를 낼 수 없습니다. 적당한 긴장, 그것이 조율에는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이렇게 기도는 적당한 긴장으로 하느님께서 펼쳐주시는 하루의 순간순간 속에서 섬세하게 그분의 선물을 발견하게 합니다.


  하느님과 우리가 만들어가는 음악, 여러분의 하루는 어떤 하모니를 이루고 계신가요? 아기 예수님의 탄생과 구원의 완성을 기다리는 대림시기, 특별히 오늘이 더 새롭고 설렘 가득하신가요?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낙담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바로 지금이 주님과 조율하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 다시금 우리의 감각을 깨우고, 우리와 함께 하시고자 고요히 다가오시는 주님의 발걸음에 귀를 기울이는 때입니다.


  밴쿠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 교우 여러분, 점점 거리에서 들리는 크리스마스 캐럴에 귀가 기울여진다면, 지금 조율된 나와 하느님만이 만들어가는 캐럴은 어떤 고유함과 아름다움을 지닐지 상상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만의 하모니가 세상을 희망의 불빛으로 가득 채우길 기대하며, 여러분을 대림특강에 초대합니다.


2025년 

밴쿠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 대림특강


강사: 박동규 마르코 신부

(빅토리아 한인 천주교회 주임신부)


일시: 12월 17일 수요일 10시 미사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