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뜯겨나간 Torn off
2024
Digital drawing,
365 repeated drawings, inkjet print on paper
뜯겨나간
전시 기획을 받았다. 그 "밖"의 것들. 문득 생각이 나서 이번 기회에 지난 10년간 각종 공모에 지원했던 지원서들을 열어보았다. 그 사이 하나 밖에 없던 작업 관련하여 저장한 외장하드는 십 여개로 늘어났고, 그 안에는 예술가로 지내기 위해 각종 공모에 지원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있었다. 이 곳, 저곳 저장되어 있는 파일들을 하나하나 일일이 찾아가며 들춰봤다. 10여년 전 생각들부터 현재의 생각들까지 현실이, 아니 이미지가 되지 못하는 말들을 찾을 수 있었다. 지금 여기 난지에서 1년간 작업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외장하드 사이에 숨어있던 어떤 말들은 감사하게도 현실에서 어떤 이미지가 되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러나 아이디어의 대부분은 그렇지 못했다. 그 생각들은 현실이 되지 못하면서 내 머리 속에서도 어딘가로 밀려나 버려 기억에서 조차 사라진 것들이었다. 이번 기회에 외장하드를 뒤적이지 않았다면, 그래서 찾지 않았다면 아마도 꽤 오래 지난 후에 우연히 발견될 것들이었다.
왜 이들은 이미지가 되지 못했을까?
이번 전시에 작품이 되지 못할 이 작업을 생각해낸 것은 키워드 사이에 숨어있는 제도에 속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들을 내 안에서 찾아보고 싶기 때문이었다. 만약 찾는다면, 거기서 다시 지금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무언가 ‘거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안의 모호한, 그러나 사라진 키워드들을 나열해보기로 했다.
‘소리’
‘길’+’결정’
‘노래’
‘연속된 사건들’
‘데자뷰’
…
나열하지만 나열 할수록 알 수 없는 기호들
답을 찾을 거라는 기대는 백지로 돌아갔다.
선을 나누는 기준들.
모호한 키워드들 사이, 어딘가 있을 그것들.
작품 매뉴얼
뜯겨나간 Torn off
2024
디지털 드로잉, 반복되는 365매의 드로잉, 종이 위에 잉크젯 프린트
l 오리지널 설치 아이디어
- 작품이 되지 못한 기획서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제작한 만들어지지 못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 첫장과 마지막 장이 연결이 되는 구조로 일력형식으로 설치하는 작품 아닌 작품입니다.
- 일력이 매일 떼어내는 것처럼 관객은 키워드를 떼어낼 수, 넘길 수 있는 방식의 작품입니다.
- 일력과 같이 벽에 설치되어 관객이 키워드를 하나씩 떼어내는 설치 방식을 고려한 작품입니다.
- 관객은 떼어낸 받아들여지지 못한 키워드를 가지고 갈 수 있습니다.
l 설치 대안 아이디어
- 이번 설치는 부득이하게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프린트된 키워드를 좌대 위에 올려놓습니다.
- 그 위에 무거운 물체 (예를 들어 조금 큰 돌멩이와 같은)를 올려 놓아 종이가 흩날리는 것을 방지합니다.
- 관객은 그려진 드로잉처럼 키워드를 넘길 수 있습니다.
- 마찬가지로 관객은 선택 받지 못한 키워드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작가 소개
김우진은 골드스미스 대학교에서 순수미술로 석사 학위를,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작가는 사회 안 공고한 생각들 혹은 신화를 만드는 장치들과 그것들이 개인에게 은밀하게 작동하는 방식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이어간다. 개인전으로는 《The Freezing Point, The Evaporation Point》(김종영미술관, 서울, 2022), 《다음을 듣고 따라하시오》(대안공간 루프, 서울, 2019), 《Open Site 17, Brave New Exercise: Memorizes Movements》(도쿄 아트앤스페이스, 도쿄, 일본, 2017), 《Hidden Frame》(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 성남, 2016) 등이 있다.
《생생화화生生化化: 사이의 언어》(김홍도미술관, 안산, 2022)을 비롯해 《제21회 송은미술대상전》(송은, 서울, 2021), 《수림미술상 후보작가전 2021》(김희수아트센터, 서울, 2021), 《침묵의 미래: 하나의 언어가 사라진 순간》(백남준아트센터, 용인, 2020), 《Kotodama(言靈)》(파라 사이트, 홍콩, 2018)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2022년 경기문화재단 경기예술창작지원, 2020년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대상, 2019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 선정된 이력이 있으며, 2022년 인천아트플랫폼, 2020년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2017년 금호창작스튜디오,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입주작가 등 국내외 다수의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선정되었다. 서울시, 성남문화재단, 송은, 우란문화재단 등에 작품이 소장 되어있다.
Kim Woojin received her Master's degree in Fine Art from 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 and a Doctoral degree in Western painting from Ewha Womans University. Departing from the question she explores as an observer of a particular society, the artist pursues dispositif to initiate an unnoticed frame that secretly works on an individual. She held several solo shows such as The Freezing Point, The Evaporation Point (Kimjongyung Museum, Seoul, 2022), You will have to follow the directions you hear (Alternative Space Loop, Seoul, 2019), Brave New Exercise: Memorized Movements (Tokyo Art and Space Hongo, Tokyo, 2017).
She participated in many group exhibitions such as Language the between (Kimhongdo Museum, Ansan, 2022), The 21st SONGEUN Art Award (SONGEUN, Seoul, 2021), Surim Art Award (Kimheesoo Art Center, Seoul, 2021), The Future of Silence: When your tongue vanishes (Nam Jun Paik Art Center, Yongin, 2019), Kotodama (Para-Site, Hong Kong, 2018). She was selected to many grant programs such as art grant from Gyeonggi Cultural Foundation, 2022, art grant from Seoul Foundation of Art and Culture, 2019. As well as she participated in many residency programs internationally, such as Incheon Art Platform (Incheon, 2022), Bamboo Curtain Studio (Taipei,2016) and MMCA Goyang residency (Goyang,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