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광
잔광
65대 하루 최유영(何樓 崔有英) | 미술학과 25
동양화, 순지에 수묵채색, 아크릴 | 53.0*40.9cm
고요함을 넘어 소리가 완전히 제거된 상태. 전자기기의 전원이 차단되는 순간 발생하는 감각적 단절과 동시에 유일하게 살아있는 잔여된 빛에 주목하며, 청각이 소거된 이후의 공간 감각을 탐구하였다.
집에 돌아온 뒤의 나는 전원이 꺼져가는 기계처럼 긴장이 풀리며 체력이 급격히 소진되는 감각을 자주 경험한다. 모든 움직임이 멈춘 새벽, 가습기에서 새어 나오던 희미한 빛은 유독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완전히 꺼지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잔광은 소리가 제거된 정적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존재를 지속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하루를 마친 뒤 스스로를 완전히 소진되었다고 여기면서도, 실제로는 아직 남아 있는 에너지와 가능성을 그를 외면하는 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