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 김영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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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글 Youngle Ke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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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예술공장에서 지난 9개월간 어떤 시간을 보내셨나요?
많이 누워 있었고, 많은 단어들을 내 안과 밖에 썼다가 지웠다가 했습니다. 창문 밖에는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가 한 그루 서 있는데, 누워서 그 소나무의 이파리와 가지를 바라보며 시간의 흐름에 대해서, 그리고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관해서 자주 생각했어요. 남는 시간에 몇 권의 책을 기획하고 편집하고 인쇄하기도 했구요. 나무를 베어내어 만드는 책이 얼마나 쓸모 있는 물건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계속 생각하고 있습니다. 흔적 중 일부를 기록으로 남깁니다.
" 나무에서 책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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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인쇄소에 감리를 가보면 놀라게 됩니다. 책 한 쪽을 찍어내기 위해 수십 장의 테스트 인쇄를 하는 광경을 보게 되기 때문이죠. 나는 이렇게 부가적으로 인쇄되는 여분 종이인 ‘야레지’를 늘 챙겨옵니다. 인쇄판을 만들기 위해 접지 방법에 따라 여러 면이 ‘하리꼬미(터잡기)’ 되어 있는 이 종이들은, 책이라는 매체가 아직 작업의 과정 속에 있던 어떤 시간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매끈하게 완성된 한 권의 기성 상품이 되기 이전의 모습이죠. 나는 이 종이들을 무척 좋아합다. 아까워서 늘 챙겨오지만 딱히 쓸 데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