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IO 14 문서진
STUDIO 14 문서진
STUDIO 14
문서진 Sujin Moon
📧 Moon4019@naver.com
문서진은 조각, 설치, 퍼포먼스 작업에 기반하여 무언가를 만지고, 무게를 들어올리고, 물리적 대상과 씨름하는 일을 하고 있다. 몸을 움직이는 것으로부터 몸과 마음의 상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주목하여 몸에 대한 감각들이 삶에 대한 생각과 만나 형태를 얻는 순간 작업을 행한다.
올해는 스튜디오 안팎을 오가며 작업 과정에서의 발견과 체험이 작업의 내용이 되고 또한 자기 발견의 과정이 되기를 희망하며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나를 먹이고 키웠던 이정자 할머니에 관한 작업이다. 내가 죽은 이후에는 그의 삶에 대한 기억과 존재가 세상에서 사라지게 되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에서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생전 좋고 싫은 것을 내색 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던 사람을 나는 피부로 기억하고 있었다. 피부 질감이나 냄새, 날숨의 느낌, 이런 몸의 감각들이 그것이었다. 그가 남긴 물건들 – 그가 몇 년에 한번 씩 업데이트하여 반복적으로 적은 전화번호부와 사용하던 몇몇 물건들을 가지고 작업에 접근하고 있다. 이정자 할머니의 전화번호부는 그가 남긴 유일한 텍스트였고, 유서일지도 모르는 그 텍스트는 그의 신체 노화에 따라 점점 무너지고 있었다. 그의 텍스트를 촉각적인 사물로 변환하면서 그에 대한 내 기억의 단편들을 옮겨 쓰는 일을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