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IO 11
돈선필 DON Sun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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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선필(b.1984)은 하위문화에서 빈번히 등장하는 대상과 배경, 그리고 그에 대한 애정을 건조하게 해체하는 작가다. 피규어로 대표되는 소위 ‘오타쿠’ 문화의 변방을 흥미로운 사회 현상이자 공유된 미적 감각의 단서로 바라본다. 작가는 피규어를 동일한 미적 지향성을 가진 개인들이 모여 만들어낸 대량 생산물로 보고, 이 특정한 개인들, 공동체가 생겨난 바탕인 사회, 문화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2021년 쿤스트오르후스(오르후스, 덴마크), 2020년
아트선재센터(서울, 한국), 2019년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서울, 한국), 2018년 취미가(서울, 한국), 2016년 시청각(서울, 한국)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돈선필은 피규어에 대한 개념을 캐릭터 산업의 소비재-합성수지 모형이란 도식에서 벗어나 ‘서사와 이미지에 의존적인 입체 조형물 혹은 개념’이라는 전제로 접근한다.
또한, 대량생산되는 물건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열화(劣化)복제’의 현상에 집중한다. 원본과 복제, 차용과 도용 같은 단편적이고 이분법적 해석에서 벗어나, 오리지널에서 출발한 엉터리 모조품이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과정을 조망한다.
짝퉁 피규어, 실패한 복원미술, 인터넷 밈, 디자인 모조품, 리캐스트 레진킷, 오역으로 탄생한 형식미 등등 원본에서 엇나가는 작은 현상들을 통해 동시대가 열망하는 현대사회의 모습을 가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