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d Wild Matter
Soyo Lee + Mackerel Safranski
Soyo Lee + Mackerel Safranski
스페이스 애프터(SPACE ÆFTER)는 기획전 《Wild Wild Matter》로 문을 연다. 이 전시는 ‘미술에서 물질이란 무엇인가?’란 물음에 대한 첫번째 실마리로 ‘신체’를 선택하면서 시작되었다. ‘물질’은 미술에서 근본적이며 원초적인 존재론과 맞닿아 있다. 과거의 미술은 물질의 문제를, ‘재현’과 ‘형식’의 관점으로 전개해 왔으며, 이는 미술의 언어화, 나아가 모더니즘이라는 근대적 소산으로 귀결된 취약하고 폐쇄적인 방식이었다.
그렇다면 오늘의 미술에서 근대, 언어, 형식, 모더니즘과 같은 낡은 잔해물을 털어내고, 물질을 다시 들여다 본다면 어떨까? 그리고 당신과 나, 지금 우리 모두의 신체라는 물질을 미술로 들여다 본다면 어떨까?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인간 신체의 특권적 위치와 정신과 육체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신체를 이루는 각각의 요소들과 우리가 신체를 통해 받아들이는 모든 감각들의 행위 상태를 세계와 뒤엉키는 가변적 접면으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 현상과 작용으로서의 신체라는 물질을 통해서 정신과 육체,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경계와 분리를 넘어서는 일이다.
특히 미술은 세계 현상의 물질로서 변화무쌍하게 현시한다. 그것은 시각적 재현 방식이 아닌, 비가시성의 시각화와 가시적 현상의 재형성으로 나타난다. 미술은 물질로서 세계의 일부가 되는 복잡한 매듭이며, 미술의 물질은 세계를 규정짓는 경계를 지우고 흐트러뜨리는 얽힘의 매개이다. 그리고 이 확신을 구체화하기 위해《Wild Wild Matter》는 세계를 구성하는 물질인 미술을 통해 신체와 세계의 현상의 관계를 두 가지 방식으로 풀어놓는다. 이소요(Soyo Lee), 고등어(Mackerel Safranski)가 펼친 작업에서 주목해야 하는 지점은 정신과 육체라는 양분화 된 신체가 뒤섞이는 부분이다. 이소요는 우리의 육체가 물질로 해체되어 현상의 부분으로 흡수되는 일과 인간의 태도에 대한 사유로 안내한다. 고등어는 우리가 정신이라고 부르는 상태가 끊임없이 육체라는 물질로 각인되는 상태를 보여준다. 하여 이들의 작업 안에서 육체와 정신, 내부와 외부 사이의 경계는 흐트러지고, 선형적 시간의 구성은 왜곡되며 뒤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