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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행: 정말기록당 윤미연
※ 인터뷰 일자: 2020.11.03.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정릉2동 주민자치회 부회장 이종안입니다. 반갑습니다.
코로나19와 함께 한 1년, 어떠셨나요?
저 한사람의 심정은 아닐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온 국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어린아이들은 밖에 나가서 뛰어놀지도 못 하고 친구들도 사귀지 못 하고, 젊은 사람들은 젊은 사람끼리 좋은 축제도 못 하고,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해고되는 경우가 많고, 또 재택근무라는 새로운 근무형태가 생겨서 직장도 못 나갈 수도 있고, 나이 많은 사람들은 노인정에 가서 그분들하고 같이 놀고 식사하는 재미로 하루하루 버텼는데 일단 노인정도 막아놨고, 노인들이 갈 데가 없는 거예요. 제 심정만큼이나 그들의 심정도 똑같으리라고 생각이 들어요. 너무 힘들고 어려운 마음.
코로나19를 겪는 중 특히 힘들었던 게 있다면? (어떤 결핍이 있었나요?)
코로나 19라는 전염병이 처음에는 감기라고 생각했어요. 신천지 때문에 대구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왔을 때 대구 시장님이 나와서 눈물 흘리면서 의료진이 부족하다, 병상이 부족하다 했을 때는 서울에 살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 너무 가슴이 아팠었고요. 뛰어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그게 마음이 아팠었고, 특히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종교적인 문제든 정치적인 문제든, 한때 성북구에서 제일 많은 확진자가 나와서 사람들이 성북구 하면 확진자가 제일 많이 나타나는 곳이라는 그런 오명이 씌워진 게 아닌가 싶어요. 때문에 과연 우리가 나중에 성북구, 특히 정릉을 제대로 알릴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그게 참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함께 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여전히 이전과 같은 가치를 가질까요?
함께한다는 것. 그 전에는 이상하게 정릉에는 마을공동체가 너무 발전이 되어갖고 여기서 무슨 일 있다, 저기서 무슨 일이 있다, 그러면 어쨌든 서로 공유하고 소통하고 그랬었지요. 그런데 모임 자체를 통제를 하니 못 모이고, 만났다가 혹시나 무슨 문제가 생길까 걱정이 먼저 앞서니까 ‘나는 참석 못 해요’,하거나, 한참 안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무슨 일이 있을까 걱정 되기도 하고요. 조금 이 마을공동체가 와해되는 그런 기분, 그래서 안타깝죠. 예전에 누렸던 그 엄청난 가치들, 돈으론 환산할 수 없는 마을공동체의 가치가 코로나19가 내년에 끝난다고 해도 지속될 수 있을까, 또 다른 전염병으로 인해서 위협받지는 않을까? 너무 아까운 이 마을공동체 생활이 와해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코로나19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하지요. 바뀐 일상에서 모두 함께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학생들은 비대면 수업으로 일단 교육을 시작하지마는 비대면 수업도 계층 간의 문제가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냥 잘 사는 애들은 개인 선생님, 비싼 과외선생님 데려다가 학습의 능력을 올릴 수 있지만 못사는 애들은 컴퓨터 자체도 없고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그런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까 그런 걱정도 되고. 하지만 위에서 알아서 주겠지 그러다 보면 (더 차이가 벌어지면서) 계층 간의 갈등이 심화될 것 같아요. 예전에는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말이 있었잖아요. 그래도 열심히만 노력하면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열심히 해도 이 AI든지 변화하는 세대에 따라가는 것도 너무 힘든 거예요. 그래서 그런 게 걱정이 되고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거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럼에도,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정릉에 1년 한번 열리는 *정릉더하기축제가 있어요. 저는 몇 해 같이 참여 했었는데 올해 12년차가 되는 해인데 못 하고 있다가 11월 쯤 늦게나마 해보자고 계획을 짜고 있다고 얘기를 들었어요. 근데 아무래도 상황이 그렇다보니 비대면, 전시 프로그램 위주로 계획을 짜고 있거든요. 그런데 저는 정릉더하기축제는 우리 마을의 어린이들을 위해 하루에 한번 정도는 신명나게 놀게 해주자는 그런 축제였다고 생각했어서.., 지금 전시가 어떤 내용으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애들이 놀이터가 있어도 나오지도 못하고 엄마 손 잡고 잠깐 나왔다가 엄마 보는 앞에서 놀다가 잠깐 미끄럼 한번 타고 들어가고 그런 식의 놀이만 하고 있잖아요. 내년에는 코로나19가 좀 나아져서 진짜로 순수한 어린이들, 가족들 모두가 뛰어놀 수 있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동안, ‘정릉에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한 것이 있나요?
신천지 발, 이태원 발... 그래도 우리 성북구에서는 아무 일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사랑제일교회 발 해갖고 성북구에서도 터지고 나니까 속으로는 정릉에서는 더 이상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 아름다운 정릉, 소중히 가꿔야할 정릉, 우리가 아껴야할 정릉, 미래 세대에다 물려줄 정릉이니까 이곳에는 코로나19가 많이 안 들어왔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정릉에 있어 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 동안 그래도 집안에만 계시지 않고 야외(우리는 정릉이 산하고도 가깝고 정릉천도 있는데)에도 나가신 적이 있으신가요?
정릉천변을 따라 쭉 올라가다보면 북한산국립공원을 맞이하잖아요? 그래서 시간 날 때마다 거기를 거닐면서 정릉천변에 있는 물고기들도 보고 엄마 오리, 애기오리 이렇게 헤엄치는 것도 보고, 저들은 코로나랑 아무 상관이 없겠지 하면서 지나갔던 기억이 있어요.
가장 많이 찾아갔던 정릉의 거점이 있다면?
저는 자치회원이기 때문에 어쨌든 안한다 하더라도 임원회의는 한 달에 한 정도 있었고 분과회의도 있었고 하다보니까, 임원회의는 열 명 내외로 문 다 열어놓고 회의를 했던 거로 기억이 나요, 마을을 위해서! 그래서 예산 계획하고 실행하는 거에 대해서 회의를 하고 그게 타당한 지 타당하지 않은 지 거수로 찬성하고 반대하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주민자치회의 지난 1년 간 활동과정은 어땠나요?
저희 정릉2동은 정릉동에서는 처음으로 주민자치회를 작년 9월에 시작했습니다. 작년에 우리가 임원 뽑고 분과 나누고 정릉2동 만의 규칙을 세워서 임원회의, 분과회의, 전체회의, 임시회의 뭐 이런 식으로 회의를 했어요. 그런데 1월 달 구정 지나서부터 이게 확산이 돼서 거의 전체회의는 거의 못했다고 생각이 들어요. 전체회의를 해야지 위원님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데, 우리 발대식 할 때가 최고로 모였을 때 같아요. 그때 얼굴 한번 뵙고 그 다음에 ‘내년에 무슨 사업합니다.’하고 발표할 때, 20명 내외로 나오셨는데 누가 우리 주민자치회원인지를 몰랐어요. 근데 분과회의 때 눈여겨보고 명부를 봐서 ‘아, 이분은 우리 자치회원이구나’ 그렇게 알고. 근데 일 년이 지나도록 ‘저 사람 우리 자치위원이야?’ 할 때가 속으로 ‘내가 진짜로 임원이 맞나?’, 근데 어쩔 수가 없지요. 사람이 한번 만나서 인사한다고 그 사람을 다 기억하는 것도 아니고 너무 내가 소양이 부족한 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래도 제가 제일 많이 아는 것 같아요, 주민자치위원은. (웃음)
꼭 진행했으면 했는데 못 한 사업은?
저희가 1년차이기 때문에 많은 사업을 못했어요. 새내기한테 돈을 막 줘갖고 실행을 하라고 하면 완전히 넘어지잖아요. 그래서 각 분과별로 150만원씩 예산을 세워줘서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정했죠. 자치분과에서는 마스크 1,200장 만들어서 이웃한테 나눠주는 거 하고, 그다음에 역사문화분과에서는 정릉 지도를 만들어 갖고 학교들 아니면 공공시설에다가 나눠주는 행사를 했고요. 나눔복지분과에서는 갓김치를 담그기로 했는데 추석 전에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가 되어서 많은 인원이 나가지를 못해서 그냥 담근 김치를 배분해서 150명 정릉2동 분들에게 나눠주는 사업을 했었어요. 또 안전분과에서는 요번 11월 10일 폐건전지 수집하는 거 그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그래서 네 개 분과에서 150만원 갖고 자기네 분과에서 ‘아, 이 사업을 합시다.’해서 회의를 하고, ‘이 사업을 할까요?’하고 회의를 하고, ‘실행은 이렇게 합시다. 돈은 어떻게 어떻게 씁시다.’하고서 계획하고 실행하고 그런 회의를 했고 일단은 다 마쳤습니다. 이제 안전분과만 하면 다 끝나리라고 생각이 들어요.
코로나19 이후 관심이 많아진 주제가 있다면? (환경/인권/정치,외교/디지털문화 등)
코로나19로 인해서 많은 분들이 배달음식을 선호하시잖아요. 근데 배달음식에는 용기가 따라오고 그 용기는 다 재활용이 제대로 안 되는, 그거를 소비하시는 분이 얼만큼 깨끗하게 정리를 해서 버려주느냐에 따라서 다른데, 재활용 회사에서는 이제 뭐 비닐봉투도 안 받아준다, 스티로폼도 안 받아준다, 그럼 어떻게 우리가 그걸 다 싸안고 살 수는 없는 입장이잖아요. 환경문제가 점점 더 대두될 거 같은 생각도 들고, 이번에 일본에서 오염수를 방류를 한다는데 미친 짓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자기네 혼자 살려고 그 주위에 있는 국가들은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을 하는지. 그거는 우리 국민들 모두 서명을 해갖고 UN인권위에다 보내든지 어디다 보내야 된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또 하나는 대면교육을 제대로 못 하니까 줌으로 하는 비대면 교육이 많이 활성화 됐잖아요. 근데 나이가 들수록 새로 기기를 만지는 거에 대해서는 겁부터 나기 때문에 이렇게 하다가 잘못되면 어떻게 하나 겁이 먼저 나요. 솔직히 젊었을 때는 이렇게 만져도 되겠지 저렇게 만져도 되겠지 하는데 나이가 들면 이렇게 하다 고장이 나면 어떻게 할까 그 생각 때문에... 그렇다고 해도 따라가기는 따라가야 해요. 안 따라 갈 수가 없어요. 주민자치회 분과회의 못 했다 그러면 진짜로 여기서 모여 갖고 줌 회의든지 아니면 카카오톡 회의라든지 하면 되는데 제가 그거를 얘기를 드렸는데 별로 안 좋아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남들도 다 하는데 굳이 못 할 이유는 뭐가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고, 남들이 안 할 때 한 번 더 해갖고 내가 더 익숙해지면 ‘아, 이것도 남들한테 가르쳐 줘야겠다.’ 싶어요. 그래서 최근에 줌 하는 방법도 도서관에서 최강섭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셨거든요. 강의를 몇 번 들었어요. 그랬더니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기회가 돼갖고 너무 너무나 좋았습니다.
주변에서 환경 문제에 대해 어떤 대비를 하고 있는지?
여름에는 배달음식에다가 아이스팩을 많이 넣어가지고 오는데 받을 때마다 고민이에요. 이것을 그냥 쓰레기봉투에다 버려야 되나, 쌓이는 아이스팩은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 고민 하다가 이번에 정릉시장에서 관련된 캠페인을 한번 벌였다고 얘기를 들었어요. 그걸 모아갖고 정릉시장의 상인들에게 다시 나눠줘서 재사용하는 걸로 했는데, 지금 남양주에서는 그게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되는 거예요. 주민들이 아이스팩을 가져오면 열 개에 비닐 쓰레기봉투 하나씩 줍니다. 좋은 사업은 따라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다른 어느 업체에서는 자기네 생수를 얼려 갖고 그거를 아이스팩 대신 넣어주는 데가 있어요. 그렇게 조금씩 바꿔 갔으면 좋겠어요.
내가 요즘 실천하고 있는 일은?
길 가다가 보면 예쁜 꽃바구니 같은 거를 버리는 사람들이 많이 계시더라고요. 저걸 왜 버렸을까 눈치를 살살살 보면서 저는 그걸 집으로 가져다 놔요. 그래서 이번에는 아이비를 사다가 생수병 반을 잘라서 거기다 넣고 안쪽에 심지를 끼워갖고 바구니에다 다 넣어줘요. 아이비를 바구니에 넣고 그냥 물을 주면 물이 다 빠져 바구니가 상하잖아요. 근데 저렇게 하면 바구니도 안 상하고 아이비도 잘 자라요. 예쁘게 자라는 아이비 덕분에 우리 집안 공기도 좋아지고, 푸릇푸릇한 거보면 사람이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아, 괜찮다. 저 바구니 버린 사람이 너무 고맙다’고 생각이 들어요, 저는. 혹시 총무님도 기회가 되시면 그냥 눈여겨보시지 마시고 쨉싸게 득템하세요. (웃음)
코로나19 시대의 내 마음의 자세는?
코로나19 백신이요, 러시아나 중국이나 자기네 자국민 대상으로 일단 백신 투여를 한다고 하는데 과연, 다른 나라에서는 그거 못 믿는다고 얘기하잖아요. 만약 중국 백신을 가져다가 우리나라 사람 맞으라고 하면 맞을 사람 몇 사람이나 될까? 믿지도 못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백신개발을 많이 하고 계시는데,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아무런 부작용 없는 백신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다른 나라에 비해서 K방역으로 으뜸이 됐잖아요. K방역 으뜸된 것처럼 K백신도 으뜸이 돼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가 됐으면 좋겠어요.
끝.
더 보기
정이 만나 마을을 꽃 피우다 : 정릉2동 마을계획단 2016 활동보고서 (정릉2동 마을계획단, 2016) [정릉도서관 911.61-정297정이]
함께 보는 정이마을 이야기 : 정릉2동 마을계획단 2016-2017 활동 보고서 (정릉2동 마을계획단, 2017) [정릉도서관 911.61-정297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