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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행: 청년활동가 김다미
※ 인터뷰 일자: 2020.11.03.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정릉에서 청년식당 문간을 운영하는 이문수입니다. 반갑습니다.
코로나-19와 함께 한 1년, 어떠셨나요?
식당을 운영하면서 생기는 변화들이 있었어요. 3월부터 시작해서 대구, 이태원 그리고 성북에서도 지역감염이 터지면서 계속 영향을 받았어요. 손님이 많이 줄었는데 하루에 대략 20명 정도로 줄었어요. 전반적으로 보면 작년대비 50% 미만으로 손님이 줄었어요. 어쩔 수 없죠. 저희가 청년식당으로 많이 알려져 있어서 청년들 특히 인근에 대학생들이 주로 오곤 했는데, 지금은 학교에 오지 않으니까 근처에 사시는 분들이나 청소년들이 오세요. 그런데 성북구에서도 코로나-19가 한 번 터지니까 다들 밖에 잘 나오지 않고요. 그 여파 때문에도 8월~9월쯤에 열흘 정도 문을 닫았어요. 문을 열었던 날들이 작년에 비해 적었던 것 같아요. 그런 상황에서 저희는 다른 대처보다도 기본적인 것들,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서 명부를 작성하거나 발열체크를 하고, 손 소독제를 비치하는 정도로 했어요. 8~9개월 진행하다 보니까 손님들도 적응을 하시더라고요. 마스크들은 다들 잘하고 계시고요. 아마 내년까지도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될 것 같아요.
코로나-19를 겪는 중 가장 힘들었던 게 있다면?
물론 식당으로서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어려움이죠. 그렇지만 저희는 일반 식당처럼 영리를 추구하는 곳은 아니에요.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운영을 할 수가 있었어요. 아무래도 일반 생업으로 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긴장감은 덜했어요, 걱정은 했지만요. 다만 처음 겪어보는 코로나-19 사태가 순간순간 불안감을 갖게 했어요. 그러나 엄청 힘들었다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어려움들은 있었지만, 이 정도면 괜찮다. 라고 생각되는 부분들도 있어요. 생각해보니 감사한 부분들이 많네요.
코로나 시대에 ‘함께 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이전과 같은 가치를 가질까요?
개인적으로는 더 소중하게 생각할 것 같아요. 많이 모이지 말라고 하니까 조심스럽기는 해요. 사람의 성격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조심스러워 하시는 분들의 경우에는 집에만 계시거나 사람도 잘 만나지 못해 많이 힘들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더 소중하게 생각되는 것 같아요.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이제는 더 소중하다고 느껴져요. 함께 한다는 게 힘들지만 그래서 더 소중하고요 .더 느끼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코로나-19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하지요. 바뀐 일상에서 모두 함께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코로나-19로 인해서 많은 공간이 문이 닫혔는데요. 특히 구에서 제공하는 곳이 문을 닫다 보니까 (식당 옆에 있는 공유공간인) 청년카페문간으로 오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아는 분이 연결해주시기도 하고, 모임 같은 것도 이 공간에서 하고 있습니다. 많은 단체들이 모임 장소로 이 곳을 사용하세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고요. 코로나-19를 통해서 지역의 어떤 공간들을 면밀히 찾아보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는 사회적경제마을센터에서 오셨는데,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지역에 어떤 공간이 있는지 아카이브를 하겠다고 인터뷰도 하셨어요. 성북구에 있는 공간들을 정리해서 홍보해야겠다고 하시네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지금 제일 제약을 받는 게 외국에 가는 거니까 (외국에 가고 싶어요.) 여행을 간다는 차원보다도 외국에 가서 했었던 또는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을 텐데, 예를 들어 희망로드라던가 그런 거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 외에 식당 운영차원에서는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식당이 좀 더 활발해지면 늘릴 계획이 있어요. 지금은 상황이 이러니까 지켜보는 건데, 만약에 그러지 않았다면 식당을 더 늘리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저는 이 두 가지 정도 생각이 드네요.
코로나-19 이후 관심이 많아진 주제가 있다면?
올해는 정릉에 계신 분들과 마을을 어떻게 의미 있고 혹은 재미있게 만들까 생각을 하는데, 몇몇 분들과 함께 버들치마을 운동을 시작해서 그 부분도 관심이 많습니다. 정릉이라는 동네를 좀 더 재미있게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희는 식당을 운영하는 게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에요. 저희 목표는 식당을 점점 늘려가는 것인데, 그에 관해서 공부도 계속 하고 있어요. 마음 같아서는 내년에 2호점을 내고 싶은데, 함께하는 신부님들이 좀 더 지켜보자고 하셔서 보류가 되었고 그 외에는 청년들과 어떤 활동을 할까 관심을 갖고 있어요. 올해 하고 있는 게 달빛영화제가 있는데 가능하면 내년에도 이어서 하고 싶고, 희망로드도 내년에는 국내로 시선을 돌려서 짧게라도 해보려고 생각 중입니다. 사업이라는 게 짧게는 내년, 길게는 2~3년까지 생각을 하게 되잖아요. 그런 차원인 것 같아요. 코로나-19 때문에 관심 가진 주제는 아니지만, 방식이나 내용은 좀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이런 상황으로 쭉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적응해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언제 사라지지?'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개인 방역에 더 신경을 쓴다던지 해야한다는 등의 전문가 분들의 의견에 동의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더 준비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작년에 희망로드라고 해서 청년들이랑 산티아고 순례 길에 갔다 왔는데, 지금은 불가능하니까 내년에는 국내에서라도 해볼까 고민 중이거든요.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고, 어떻게 행복하게 살까 고민하면서 그걸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코로나와 함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올 봄에만 해도 빠르게 사라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올해 말로 와보니까 그렇게 끝날 일이 아니구나 생각이 들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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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tory : 정릉천생활권의 새 이름, 버들치 마을 (마을인시장사회적협동조합, 2020) "당신이 만나보아야 할 '버들치마을' 사람들"
*정릉도서관에서 열람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