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IND] 베이커리
[BLIND] 베이커리
몸이 가볍다. 내 몸이 원래 이랬었나.
꺾인 관절이 펴지며 포기한 감각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다.
거
다 울
같 속
것 내
닌 가
아 내
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지 이틀이 지났다. 먼지 쌓인 방이 퀘퀘하다.
이 몸으론 이제 못할 것도 없지.
굽어 있던 등이 저절로 펴지고, 대충 외투를 걸친 후 현관문을 열었다.
‘시체 냄새가 고약하군.’
죽은 지 열흘은 지난 것 같은데.
얼마 전까지는 후각도 잃어 시체 썩은 냄새도 못 맡던 내가 코를 틀어막고 있었다.
“이 아이는 열 살도 안 되어 보이는데... 안 됐군. 그러게 일찌감치 개조했어야지.”
한참을 비웃으며, 손을 뻗었다.
손가락부터 뻗어나가는 불씨가 타올라 앞길을 막는 변사체들을 모두 소각했다.
더러운 냄새가 풍겼다.
건너편 빵집엔 정확히 2개월 전, 나를 비개조인이라고 비웃었던 C가 근무한다.
네 새끼도 비개조인이 아니냐고 따지자, 눈을 시퍼렇게 뜨고 몇 년 뒤에 반드시 개조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빵집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아니나 다를까 C는 볼품없는 몸을 계산대에 지탱하며 힘없이 서 있었다.
C는 변한 내 모습을 보고 눈을 커다랗게 떴고, 나는 즉시 C의 머리카락을 잡고 바닥으로 내리꽂았다.
부패한 시체보다도 고약한 피냄새가 풍겼다.
(스토리텔러 : 오수민)
본 저작물의 모든 권리는 오수민에게 있습니다. (ⓒ 오수민, 2024.)
IRON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