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IND] 뒷골목
[BLIND] 뒷골목
C가 잠적한 지 나흘 만에 연락이 왔다.
나한테 돈을 빌려간 이후로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닌 건지.
최근 비개조인 상대로 특수 강도나 공갈이 일어났다는 속보를 접했다.
부디 별 탈 없길 바라며
약속된 장소로 발걸음을 옮긴다.
뒷골목.
이곳은 어릴 적 우리의 아지트였다.
그 녀석은 날 부를 때면 항상 이곳으로 불러서 놀곤 했다.
감상에 젖어갈 때 즈음
내 머리 위로 빠른 속도의 무언가가 지나간다.
그리곤 이내 내 앞에 사뿐히 착지 했다.
C 였다.
그것도 모습이 아주 달라진 C.
내 소중한 친구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괴상하게 망가진 개조인이 내 앞에 서있다.
엄청나게 팽창한 눈알
툭- 하고 서류가방을 하나 내려놓으며 C는 말한다.
"빌린 돈, 다 갚은 거다?"
돈이라고?
이런 상황에 돈 따위는 문제가 아니다.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 모습은 뭐고 이 돈은 어디서 구한 거야?!"
"나도 이젠 새로운 삶을 살 거다. 개조인의 일원으로써 말이지. 돈은 미개한 비개조인들에게서 털어왔다."
귀를 의심했다.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서 잠시 침묵 후 목에 걸린 말이 툭 튀어 나왔다.
"괴물."
순간,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다.
C의 팔은 어느새 내 가슴을 관통해있었다.
(스토리텔러 : 백도현)
본 저작물의 모든 권리는 백도현에게 있습니다. (ⓒ 백도현,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