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ergence는 물질적 현상을 통해 오로라 조명을 제작하고 집단적 판타지로서의 오로라를 탐구하는 인스톨레이션 작업이다. 작품 속 조명 오브제는 UV 레이저와 형광물질의 얽힘으로 마치 오로라와 같은 형상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오로라와 결코 동일하지 않은 형상은 오로라를 닮은 무언가의 경계를 넘나들며, 실제로 오로라를 보지 않았을 대부분의 관객에 내재된 보편적 인상으로서의 오로라와 공명하도록 자극한다.
절차적 생성 원리를 기반으로 매순간 달라지는 오로라 형상을 만들어내는 오브제는 관객으로 하여금 이상적인 오로라를 포착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물리적 공간을 점유하는 물리적 현상으로서의 오로라는 그 존재감을 공고히한다. 이 과정에서 작품은 녹색 빛의 일렁임에 머무르지 않고 전시가 진행됨에 따라 점차 오로라로서의 인상으로 떠오른다. 특히 레트로 퓨처리즘에 영감 받은 조명 오브제는 공간을 장악하는 빛으로 공간을 맥락화함과 동시에, 결코 도달하지 못했던 이상적 시대에 대한 갈망을 상징한다. 궁극적으로 본 작업은 빛으로 사변적 무대를 조성하고 결코 닿을 수 없는 자연 현상을 일상적 공간 및 소품에 소환함으로써, 오로라에 대한 집단적 판타지와 관객의 사적 경험이 충돌하고 얽히는 지점을 탐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