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사라진 아이 - 한 여름의 꿈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났다.

반 친구들은 수시 응시 접수를 하기 바빴다. 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에 보드게임을 들고와서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아직 대학 응시가 끝난 게 아니라고 선생님들이 다그쳤지만, 풀어진 분위기는 잡히질 않았다.

하지만, 정시를 응시하는 친구들도 분명히 있었고 그런 친구들의 눈치가 보여 개인 테블릿을 가지고 오는 친구들도 많았다.


연의 교실은 교무실 바로 앞에 있었는데, 교실이 휴대폰을 보관하는 사물함과 가까웠기에 휴대폰 네트워크를 연결하면 와이파이가 떴다.

선생님들은 미처 와이파이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기에 아이들은 선생님들 몰래 테블릿으로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했다.

연 또한 분위기에 휘말려 긴장감이 풀어졌다.


-너희도 쉬는 시간이야?

-응 다음 수업 체육이야!


윤의 학교는 휴대폰을 거두지 않았기에 연은 테블릿으로 윤과 편하게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었다.


"연, 넌 졸업하면 뭐할거야?"


옆에서 버킷리스트를 짜던 친구가 물었다. 

연은 졸업이라는 말에 설핏 웃음이 나왔다. 성인이 되면 하고 싶은게 참 많았는데

운전 면허증도 따고 싶었고, 해외여행도 가고 싶었고 또...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게다가 성인이 되어서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룬 게 없단걸 알기에 김이 샌다. 학창시절 쓴 버킷리스트에는 체크표를 한 것이 손에 꼽는다.

그래, 이때의 나는 꿈이 정말 많았는데. 연은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기계의 부품처럼 하루를 살아가는 자신만 남아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