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사라진 아이 - 낙엽

수능을 한 계절 앞둔 어느날,

선생님들은 수업을 하지 않고 자습을 시키기 바빴고

수업 시간 내내 같은 자세로 공부를 하던 학생들을 몸이 달았다.


"쌤 이번 체육 시간에 강당에서 수업해요!"

"아이고, 너희가 웬일이냐? 강당을 다 가자고 하고"


평소 강당에 가기조차 시간 아까워하던 아이들이 먼저 발 뻗고 나서서 강당에 가자고 재촉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아이들의 보챔에 선생님이 결국 항복을 선언하고, 아이들은 강당으로 가 배드민턴 체를 잡고 조금 휘두르더니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눈치를 슬금슬금 보다가 배드민턴체를 두고 바닥에 주저 앉는다.

그리고는 너나 할 것 없이 이야기 꽃을 피운다.


"너 누구랑 누구 사귀는 거 알아?"

"엥 진짜? 아니 몰랐는데 연애설 남?"

"아니, 커뮤니티에 올라옴. 팬들이 유추했다던데?"

"헐 대박이다 맴찢"


이때는 남 얘기가 왜 이렇게도 재밌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