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사라진 아이 - 늘 있던 자리

눈을 떠보니, 자신은 라운지 중앙에 서 있었다.

거울을 본 후에 가려고 했던 곳이다.


라운지의 긴 책상에는 수가 원래 두고 간 짐들이 그대로 놓여있었다.

형광등이 켜진 어두운 건물에 수가 앉은 자리에만 스탠드가 켜진 것도, 아무도 없는 라운지 안에 수의 짐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도 모두

평소와 같았다.


서서 졸아버린 건가


수는 홈 버튼을 눌러 화면을 확인했다. 메시지 창을 누르니 조별과제 톡방에만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알림이 떠 있다. 


- 네 좋아요 그렇게 가요

- 네 괜찮은 거 같아요

- 저도 좋아요!


자신이 보낸 피드백을 보내달라는 연락에 좋다는 답장만 달랑 온, 의미 없는 연락이었다. 

수는 메시지 창을 스크롤 했다. 그러다 문득 친구들과 연락을 하지 않은지 오랜 시일이 지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심해. 내가 너라면 이렇게 살진 않을거야"


누군가 말했다. 수는 뒤를 돌아보았다.

뒤에 교복을 입은 자신이 인상을 찌푸린 채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