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사라진 아이 - 쓸데 없는 잡담

"너 오늘 머리 감음?"

"아니 나 안 감음"

"괜춘 어차피 다 여잔데 3일 정도는 괜찮다 아냐?"


"으 땀 냄새"


한 친구가 체육복 상의를 펄럭거린다. 

교실은 땀 냄새와 독한 섬유 유연제 냄새가 섞여 오묘한 냄새가 난다. 


"연, 너 어제 음방 봤어? 뫄뫄 정말 귀엽지 않아?"

"어! 나 당연히 봤지, 와 진짜 천재 아이도루"


"한 번 더 볼래?"


누군가 꺼낸 한 마디에 모두 당연하다는 듯 공용 티브이를 본다. 

점심시간의 꽃은 함께 보는 영상 매체이다. 

등교를 하면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휴대폰을 거두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있는 시간이 9시부터 5시까지 인데 그동안 휴대폰을 할 수 없기에 

우리는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마다 틈틈이 각자 보고 싶은 드라마 클립 모음이나 웹 드라마 혹은 유명 아이돌의 직캠이나, 신곡 뮤비를 함께 본다. 


"너 오늘 투표했어?"

"아 맞다, 오늘 아침에 까먹음.. 집 가서 해야지"


요즘은 또 시켜줘, 네 아이돌 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기에 티브이 사수 전쟁이 치열하다.

시켜줘, 네 아이돌은 연습생들을 투표를 통해 아이돌로 데뷔 시키는 프로그램인데 

그렇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연습생을 아이돌 팀으로 데뷔시키기 위해 다들 홍보하기 바쁘다. 


집에서 혼자 휴대폰으로 옛 영상들을 보면, 그땐 이게 뭐가 그렇게 즐거웠는지 싶었지만

지금은 이런 게 다 너무 즐겁다.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른다, 이 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