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상
공선(空船)
낚시는 싫다
왜 살아있는 것에 상처를 내고 잡아 올려야 하나
내게 무슨 권리가 있다고
하지만 나는…
매일 새로운 낚싯바늘을 던진다
미끼도 제대로 꿰지 못한 바늘에
무엇이라도 잡히길 간절히 바라면서
깊은 바다처럼 흐린 무의식에
텅 빈 바늘을 …
…….
아,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더라
찌가 움직였던 것 같은데
착각이었나
방금 읽은 문장이 파도에 휩쓸려간다
찌가 사라졌다
이번에는 낚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오늘도 공선(空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