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은 땅

Post date: Feb 2, 2015 1:45:46 AM

내가 알게 된 참 겸손

책을 읽다가 '겸손은 땅이다.'라는 대목에 눈길이 멈췄습니다.

겸손은 땅처럼 낮고, 밟히고, 쓰레기까지 받아들이면서도

그곳에서 생명을 일으키고 풍성하게 자라 열매맺게 한다는 것입니다.

더 놀란 것은

그동안 내가 생각한 겸손에 대한 부끄러움이었습니다.

나는 겸손을 내 몸 높이로 보았습니다.

몸 위쪽이 아닌 내 발만큼만 낮아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겸손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내 발이 아니라 그 아래로 더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밟히고, 눌리고, 다져지고, 아픈 것이 겸손이었습니다.

그 밟힘과, 아픔과 애태움 속에서 나는 쓰러진 채 침묵하지만

남이 탄생하고 자라 열매맺는 것이었습니다.

겸손은

나무도, 물도, 바람도 아닌 땅이었습니다.


-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 중에서 -

- 石浦가 옮겨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