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타 안샨은 중부 지방의 내근직 서기관이다. 하지만 수도 이외의 지역 사정상 외근직 업무를 맡는 경우가 잦다. 그는 언제나 ‘내 짬이 얼마인데 언제까지 시다를 해야 하느냐’ 는 식으로 투덜거리곤 한다. 하지만 그도 그럴게, 그는 꽤나 다재다능한 사람이기 때문에 왕국 입장에서도 한 곳에서만 썩는 것은 아깝기 때문이다.
은색의 단발머리와 흰 피부의 멀끔한 인간 여성이다. 하얀 셔츠와 검은 자켓, 정장 바지에 구두를 신었다. 시력이 나쁜지, 안경을 쓰고있고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었다. 언제나 화가 난 듯 잔뜩 찌푸린 인상인데, 그를 증명하듯이 실제로 미간을 자주 찌푸린듯 주름이 남아있다
그의 부모님은 평범한 중산층으로, 부모 모두 대대손손 서기관이었기 때문에 아마타 또한 어릴 적부터 서기관을 목표로 자라났다. 일반학교를 졸업하고서는 바로 대학에 들어가 작문과 시, 사회, 경제, 역사를 배웠다. 부모와의 관계는 꽤 돈독한 편이지만, 부쪽에서 시작된 불화로 인해 부모가 서로 갈라지게 되었다. 어느 쪽과 같이 살거냐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아마타는 어느 쪽도 택하지 않기로 했다. 그가 독립을 결심하게 된 것은 열아홉일 때였다.
본래는 꽤 서글서글하고 긍정적이며 사람 좋은 성격이었다. 이런 상쾌한 성격을 망친 것은 서기국의 강요로 떠안은 수많은 업무와 그로 인한 과로다. 지금 그에게 남은 것은 한숨과 짜증과 우울이다.
그럼에도, 일이 어느 정도 풀리는 것 같으면 예전의 친절한 성격이 어느 정도 엿보인다. 그럴때는 사람을 동정하거나, 하지 않아도 되는 잡일을 먼저 자처하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 그런 감정의 순간이 지나면 항상 자기가 왜 그랬을까 뼈저리게 후회하면서 땅을 치곤 한다.
기본적으로 서류 업무를 맡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모든 문서를 빠르게 읽을 수 있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항상 정확히 기억한다. 의사소통 능력에 있어서도 탁월하여, 공용어를 못하는 민원인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고, 발성기관이 없어도 그 종족의 언어로 곧잘 필담을 나눈다. 언어 능력으로만 봐도 왠만한 학자 수준이다.
또 항상 화를 참지 않으려고 해서 그렇지, 사람을 진지하게 상대해야 할 때는 그 사람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원활하게 소통하며 좋은 인상을 심어준다. 성급한 것으로 치면 1등을 달리는 미노타우르스 민원인과 대화할 때조차 민원인이 화내는 것을 본적이 없다고 한다.
한편, 기분이 좋을 때는 사람들과 재잘대는 걸 좋아해서 그들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어내고 친절한 시민들의 도움을 자주 받곤 한다. 이런 식으로 꽤나 거대한 인맥망을 형성하였기 때문에 발드린 어느 곳의 소식이든 속속들이 알고 있어 정보통이라 하면 어딜가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