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이런 제자가 있습니다. 이름은 조민희이고, 로켓펀치(www.rocketpunch.com)라고 하는 회사의 대표입니다. 그는 건명원(建明苑) 2기 졸업생입니다. 약 한 달 전에 건명원 3기 수료식 때 와서 축사를 해 주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조민희 대표의 지성적인 힘은 명문대를 다니며 축적한 많은 지식에서가 아니라, 자신만의 운동 종목을 골라서 부단히 수련한 결과에서 빚어진 것이 더 큽니다.

흔히 우리는 완성된 인격을 <지(智)-덕(德)-체(體)>를 겸비하였다고 말하면서, <지>를 제일 앞에 세웁니다. 저는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 올바른 순서는 <체(體)-덕(德)-지(智)>입니다. 왜냐하면, 진정한 앎은 아는 것을 그대로 지키고 품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을 바탕으로 모르는 것을 향해 나아가려는 부단한 몸부림에서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이 몸부림이 핵심입니다. 이 몸부림이 없으면 있는 지식을 지키기만 하지, 지식을 생산하는 일은 할 수 없습니다. 몸부림은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문제입니다. ‘질문’, ‘도전’, ‘창의’, ‘상상’, ‘모험’, ‘탐험’ 등등이 모든 지적 활동으로 도달해야 할 최종 목적지입니다. 이런 것들로만 새로움과 위대함이 열립니다. 이런 것들은 마음이나 정신의 영역이 아니라, 몸의 영역에 해당합니다.

달리 말하면, ‘대답’은 ‘기능’이지만, ‘질문’은 ‘인격의 활동’입니다. ‘대답’은 지식의 영역에서 실행되지만, 질문은 몸이 깊이 관여되는 전인격인 범위에서 실행됩니다. 대답은 시대를 멈추게 하고, 질문은 시대를 개척합니다. 굳이 몸과 정신을 구분해서 말한다면, 몸이 우선입니다. (아마 사실은 몸과 마음이 구분되지 않을 것입니다. 몸이 구비되지 않은 지식이나 마음은 허하고, 지식이나 마음이 구비되지 않은 몸은 무지몽매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청소년들은 긴 시간 지식을 쌓느라 몸을 기르는 운동을 소홀히 해왔습니다. 우리 사회가 창의성이 결여되고, 모험과 도전 의식이 약해져가고 있는 것은 이런 상황과 매우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청소년들에게서 몸을 기르는 시간을 뺏어버린 업보를 겪고 있습니다. 교육을 제도의 변경으로 완성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청소년들에게 운동하는 시간을 돌려주는 본질적 회복이 시급합니다.

조민희 대표는 15년 이상 검도를 수련하였습니다. 지금은 주짓수를 수련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조민희 대표를 보면서 저 역시도 많은 것을 깊이 깨닫고 있습니다. 지식의 추구에만 빠지지 말고, 몸을 기르는 일에도 빠져야 합니다. 다음은 조민희 대표가 후배인 건명원3기 수료생들에게 해 준 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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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명원 3기 수료식 축사

안녕하세요. 작년 이맘때, 이 자리에 있었던 조민희입니다. 모든 과정을 마치시게 된 건명원 3기 여러분, 축하드립니다.

저는 사업가입니다. 이 소중한 자리에서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졸업 후 1년 동안 건명원에서 배운 것들이 어떻게 제 삶과 회사에 스며들었는지 이야기 해보려 고 합니다.

먼저 저는, 건명원 과정을 통해 점점 더 나다운 사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다운 결정을 내리고 나다운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자, 그 노래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여들게 되었습니다. 제가 건명원에 들어왔을 때 5명이었던 동료들은 이제 12명이 되었는데, 중요한 것은 단순히 숫자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작년 초 이후로 제 동료들은 단 한 명도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앞 선 다른 회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우리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회사가 되면서, 저는 그 일을 함께할 좋은 팀을 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작은 성과들을 쌓아 큰 성공을 만드는 문화를 회사에 정착시켰습니다. 저희 회사는 11월에 9월보다 30% 넘게 성장했습니다. 회사가 이렇게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게 된 것은, 일주일에 3% 이상 회사를 키워보자는 작은 목표를 세웠고, 그 작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늘 우리가 해야 할 것을 반드시 실천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하지 않음으로써 에너지를 모으고, 모인 그 에너지를 필요한 곳에 집중하는 문화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사업가로서의 성장은 건명원에서의 배움 덕입니다.

많은 종교에서, 천국, 즉, 유토피아는 죽어서 가는 곳으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저는 믿습니다. 우리가 매순간 죽음을 가까이 두며, 오늘 하루를 충실히 살아간다면, 우리는 ‘우리가 서 있는 바로 이곳을 천국으로 바꾸는 위대한 힘’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것을.

저는 지난 1년 동안 저만의 노래를 부르고,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며, 제가 서 있는 이곳을 천국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3기 여러분들이 만들게 될 각자의 천국은 어떤 모습일까요? 앞으로도 함께 걸으며 듣고 싶습니다.

3기 분 들께 다시 한 번 큰 축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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