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우주의 시공간 규모
9. 우주의 시공간 규모
가속팽창하는우주
1917년 아인슈타인은 공간적으로 닫혀있으며 정지 상태에 있는 우주의 모형을 제시하였다. 여기에서 그는 우주가 자체 중력에 의해 수축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중력과 반대방향으로 작용하여 척력의 효과를 내는 우주상수 Λ(람다)를 도입하였다. 1922년 러시아의 과학자 프리드만(Friedmann)은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을 바탕으로 공간적으로 균일하고 등방한 우주는 정지 상태에 있을 수 없으며 팽창하거나 수축하며 진화함을 주장하였다. 1929년 허블에 의해 우주 공간이 팽창하고 있으며 주변의 은하들이 서로 멀어져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인슈타인의 우주상수는 더 이상 주목 받지 못했다. 프리드만과 후속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우주는 빛, 물질 등의 에너지양에 따라 공간의 곡률이 결정되어 닫힌 우주, 평탄한 우주, 열린 우주로 진화한다.
빛과 물질로만 채워진 우주는 팽창하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팽창속도가 줄어든다. 1990년대까지 과학자들은 공간적으로 평탄하며 물질로만 채워진 우주를 표준우주모형으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구상성단의 나이가 우주 나이보다 많게 측정되는 문제, 우주거대구조의 관측으로부터 물질이 표준우주모형에서 요구되는 양보다 적게 존재한다는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표준우주모형은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1990년대 말에 펄뮤터(Perlmutter)가 이끄는 초신성 탐사 연구단이 중대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들은 외부은하에서 폭발한 제1a형 초신성들을 찾고 있었다. 이 초신성은 백색왜성과 거성으로 이루어진 쌍성계에서 백색왜성이 거성으로부터 물질을 유입 받아 질량이 찬드라세카 한계(태양질량의 1.44배)를 넘으면서 폭발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일정한 질량에 도달하면 폭발하므로 최대밝기의 광도가 거의 일정하다. 연구단은 가까운 초신성들의 광도(절대등급)를 결정한 뒤, 이 결과를 매우 멀리 떨어진 고적색이동 초신성에 적용하여 초신성의 거리를 추정할 수 있었다. 그림 1의 왼쪽은 1999년 발표된 여러 초신성들의 적색이동-겉보기등급 분포(허블 다이어그램)이다. 펄뮤터의 연구단은 고적색이동에 위치한 초신성의 겉보기 밝기가 기존의 표준우주모형에서 예측한 값보다 더 어두움을 발견하였다. 밝기가 어두워질수록 겉보기 등급은 증가하므로 그림에서 초신성의 위치는 예상보다 더 위쪽에 위치하게 된다.
그림 1. 우주의 가속팽창을 암시하는 제1a형 초신성의 적색이동-겉보기 등급 그래프 [2]와 초신성, 우주배경복사, 우주거대구조 관측으로부터 제한한 현재 우주의 물질 및 암흑에너지 양의 측정 결과 [3].
여기에서 천체의 겉보기 등급 및 절대 등급과 거리의 관계를 잠시 알아보자. 겉보기 등급(apparent magnitude)은 천체의 겉보기 밝기를 나타내는 양이다. 천체가 밝을수록 겉보기 등급은 작아지며, 어떤 별이 다른 별보다 100배 밝으면 겉보기 등급은 5등급 더 작다. 1등급 차이가 날 때마다 100^(1/5)=2.512배 밝기 차이가 나는 셈이다. 거문고자리의 직녀성(베가)은 겉보기 등급이 0이며 겉보기 등급의 기준이 된다. 천체의 겉보기 등급은 거리에 따라 변하므로 고유 밝기(광도)를 비교하려면 모든 천체를 동일한 거리에 놓아야 한다. 천체를 10파섹 거리에 놓았을 때의 겉보기 등급을 절대 등급(absolute magnitude)이라고 하며, 거리 파섹 떨어진 별의 겉보기 등급이 이고 절대 등급이 이라고 하면 다음의 관계가 성립한다. 이것을 포그슨 방정식이라고 부르며, m-M을 거리지수라고 한다.
암흑에너지가 정말로 존재한다면 가속팽창 중인 우리우주의 공간 팽창 속도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다. 그림 2는 가속팽창하는 우주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요 거리 규모를 관측자를 중심에 두고 표시한 것이다. 관측자 주변의 점들은 외부은하와 퀘이사를 나타낸다. 관측자에게서 멀리 떨어진 곳에 우주배경복사(cosmic microwave background radiation)의 출발지인 빛-분리 시기(z=1089 )와 대폭발(Big Bang; z→∞)이 각각 반경 14,300 메가파섹, 14,600 메가파섹인 원으로 표시되어 있다. 후자는 현재 측정할 수 있는 최대 거리이다. 우주의 가속팽창에 의해 무한한 미래에 측정할 수 있는 최대 거리는 19,100 메가파섹으로 제한되며, 우리의 신호가 외계로 전파될 수 있는 거리도 4,530 메가파섹으로 제한된다.
그림 3. 물질 우주( ) 및 물질-암흑에너지 우주 모형에서 적색이동에 따른 룩백타임의 변화( ). 식 (9)와 (10)을 이용하였음.
그림 4. 그림 3의 적색이동-룩백타임 그래프를 고적색이동( )으로 확장한 결과.
천문 교육 활동 교재 [ 박찬경, 손정주, 송인옥, 심현진 공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