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리움은 관측지와 관측 시각을 설정하여 관측자가 볼 수 있는 하늘의 모습을 가상으로 보여주는 플라네타리움 소프트웨어이다. 관측지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북반구 중위도의 관측자가 흔히 쉽게 볼 수 있는 하늘뿐만 아니라 남반구, 남극과 북극 등 특이한 지역에서 천체의 움직임을 살펴볼 수 있다. 원하는 날짜로 날짜 설정 기능을 이용하여 이미 지나간 천문 현상(일식과 월식 등)을 확인하거나, 시간 흐름 속도를 조절하여 일주운동을 살펴볼 수도 있다. 심지어 관측지를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 태양계를 조망할 수 있는 아주 먼 지점 등으로 변경하여 태양의 연주운동이나 긴 시간 규모 동안 행성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도 있다.
스텔라리움은 한글화가 되어 있으며, 컴퓨터에 다운로드할 수 있는 버전, 웹 버전 모두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홈페이지(http://stellarium.org/)에서 자신의 컴퓨터 운영체제에 맞는 최신 버전을 다운로드하여 설치하거나 국내 소프트웨어 센터(예: 네이버 소프트웨어 센터 https://software.naver.com/)에서 ‘스텔라리움’으로 검색하여 다운로드하여 설치할 수 있다.
설치 후 사용법은 각 메뉴별로 설명이 자세히 되어 있어 쉽게 터득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설치 후 실행하면 시작 화면이 【그림 1】과 같이 나타나는데, 화면 왼쪽 아래로 마우스를 가져가면 가로 메뉴와 세로 메뉴가 등장한다. 각각은 맨 왼쪽을 클릭하여 고정시켜 놓을 수도 있고 숨김도 가능한데, 세로 메뉴가 큰 항목을 가리킨다면 가로 메뉴는 각 그림이나 아이콘을 클릭하면서 설정 혹은 해제를 하여 보기 방법을 조정하는 기능이 있다.
[그림 1] 스텔라리움 실행 화면과 메뉴별 간단한 기능 소개
[그림 2] 2004년 6월 8일 금성의 태양면 통과 현상 관측. 하얀 원은 태양, 검정색 작은 원이 금성이며 검정색으로 구름의 형태가 보인다(사진 출처: 저자).
일식이나 월식과 같은 천문 현상을 실제 관측할 기회가 종종 있지만,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번에 같은 현상을 관측하기까지 상당히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개기일식처럼 관측할 수 있는 장소의 크기가 극히 제한된 이벤트는, 한 사람의 일생 동안 직접 관측할 기회가 없는 경우도 생긴다. 개기일식에 비해 부분일식을 볼 수 있는 영역의 크기는 조금 더 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 6월 21일 부분일식이 관측된 이후, 다음번 한반도에서 직접 부분일식을 관측할 수 있는 것은 2030년 6월이 되어야 하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10여 년간 일식 관측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가상 관측을 허용하는 스텔라리움과 같은 도구는 천문 현상의 원리를 이해하고 대신 관측하는 체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천문 현상을 이용한 다양한 파생 연구를 수행하는 탐구에 활용될 수 있다.
본 탐구활동에서는 태양계 내행성(수성과 금성)의 ‘태양면 통과’를 스텔라리움을 이용하여 가상 관측한 후, 이를 이용하여 거리단위인 1AU의 길이를 추정해보도록 한다. 지구는 태양에서 세 번째 공전궤도를 공전하는 행성이며 태양계 행성들의 공전궤도면 사이 각도가 크지 않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안쪽 행성인 수성과 금성이 태양의 앞을 지나는 모습을 종종 관측할 수 있다.(예: 【그림 2】). 행성이 중심별의 앞을 통과하는 현상을 ‘통과(트랜짓, transit)’라고 하는데, 통과하는 동안 중심별의 일부를 행성이 가리게 되므로 중심별의 밝기가 약간 감소하며 이 현상은 외계행성 탐색에 활용된다.
한편 실제 수성과 금성의 태양면 통과가 일어나는 주기는 내행성의 공전궤도면과 지구 공전궤도면 사이의 각도가 변하는 주기 및 행성의 상대적인 위치가 지구 입장에서 태양과 같은 방향에 놓이는 회합 주기를 고려해야 하는데, 금성의 경우 243년의 큰 주기 내에서 8년 간격으로 두 번씩이 약 100여 년 이상의 차이를 두고 일어나게 된다. 2004년 6월 태양면 통과 현상이 관측되고 약 8년 뒤인 2012년 6월 태양면 통과 현상이 관측되었으며, 이 다음에는 2117년과 2125년 태양면 통과가 예상된다. 따라서 가상 관측으로 금성의 태양면 통과를 관측한다는 것은 앞으로 보지 못할 천문 현상의 과거 모습을 보거나, 혹은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내행성의 태양면 통과와 1AU의 길이 측정하기
내행성의 태양면 통과는 태양계의 크기를 측정하는 데에 사용될 것이라 생각되었기에 역사적으로 천문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전에도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천문단위, Astronomical Unit)는 다른 행성의 궤도를 측정하는 데에 기준이 되긴 했었으나, 천문학자들은 실제로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가 얼마인지를 일상 생활에서 적용하는 단위(예: m, km 등)로 구해내지 못했다. 케플러가 화성 관측 자료를 이용해 화성의 공전궤도 크기를 추정하고 궤도가 타원임을 알아냈을 때도, 내행성의 최대이각에 근거하여 천문학자들이 내행성의 공전궤도 장반경을 추정했을 때도 이들은 단지 어떤 행성의 공전궤도 장반경이 지구-태양 거리의 몇 배라는 식으로 서술했을 뿐이었다. 핼리 혜성의 발견자인 핼리는 지구상의 서로 다른 지점에서 금성의 태양면 통과를 관측해 1천문단위의 값을 정교하게 측정하는 방법을 제안했다고 하는데, 이는 국제 과학 공동 연구의 시작점이 되었다 할 수 있다. 1761년과 1769년 금성의 태양면 통과가 이 방법을 적용한 첫 시점이었고, 이후 1874년, 1882년 관측으로 더욱 정확하게 천문단위 값을 예측하게 되었다. 오늘날에는 이 외에도 우주위성을 사용해 천문단위 값을 추정할 수 있으나, 내행성 통과에서 기하학적 원리를 사용한 천문단위 값 추정이 천문 현상에서 기본적인(fundamental) 물리상수를 이끌어내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의는 변하지 않는다. 2004년과 2012년 통과 관측은 외계행성 탐색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정밀한 광도 감소 측정 학습에도 도움을 주었다.
내행성의 태양면 통과를 이용해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인 천문단위(Astronomical Unit)의 길이를 추정하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그림 3】 및 수식 출처: 최승언, 2008, <우주의 메시지>, 시그마프레스). 지구-금성-태양 순으로 나열되어 있을 때 금성의 태양면 통과를 관측할 수 있는데, 이때 지구에서 경도가 같고 위도가 다른 A, B 두 지점을 선정하여 관측을 수행한다.(【그림 1】에서는 각도의 차이를 두드러지게 보여주기 위해서 A, B를 극에 가까운 지점으로 그렸으나 실제로는 극 부근일 필요가 없다) 이때 A 지점에서 관측한 금성은 태양면을 A′위치에서, B 지점에서 관측한 금성은 B′위치에서 통과하게 되어, 금성이 태양면을 지나가는 궤적이 태양 원반에서 다르게 그려진다. 그리고 두 궤적의 차이를 각도로 표현하면 가 된다. 태양 원반의 중심을 S라고 했을 때 S와 A′, S와 B′사이각을 각각 , 라고 하고 태양에서 보는 지구의 각크기를 , 금성에서 보는 지구의 각크기를 라고 하여 다음의 식을 전개할 수 있다.
[그림 3] 1AU 측정을 위한 금성의 일면 통과 상황 모식도
금성의 태양면 통과로부터 관측할 수 있는 값은 Δβ이며 공전궤도 반지름의 비는 별도의 다양한 방법으로 구할 수 있으므로(예: ①금성의 최대이각을 이용하여 금성의 공전궤도 반지름을 AU 단위로 구한다, ②금성의 회합주기를 이용하여 공전주기를 구한 뒤, 지구 공전주기와의 비와 케플러 3법칙을 적용하여 공전궤도 반지름을 AU 단위로 구한다) 를 구해낼 수 있다. 지구에서 관측 지점 A, B 사이의 거리(지구 반지름과 위도 차로부터 계산해 낼 수 있다)와 태양의 시차 사이의 비를 구하면, 태양까지의 거리인 1AU를 구해낼 수 있다.(※ 단, 이러한 계산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구의 공전궤도가 원, 지구가 타원체가 아닌 구라는 가정이 필요하다.)
천문 교육 활동 교재 『박찬경, 손정주, 송인옥, 심현진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