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떠있는 별, 행성, 성운 등의 천체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천체관측 안내서, 성도, 별자리판(별판) 등을 사용하여 천체를 찾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 별자리판은 특정한 위도의 관측자가 특정한 날짜와 시각에 밤하늘에서 보게 되는 밝은 별들과 별자리, 성운과 은하들의 위치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제작된 평면천체도(planisphere)이다. 여기에서는 별자리에 대해서는 따로 논의하지 않으며 별자리판 대신 별판(star chart)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별판은 구조가 간단하고 사용하기 편리하기 때문에 천체 관찰을 위한 목적으로 널리 활용된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별판은 원반형 지도 위에 밝은 별, 성운, 은하등이 표시되어 있고 그 위에서 관측자의 시야를 나타내는 타원형의 투명 영역이 회전하면서 주어진 날짜와 시각에 관측자가 보게 될 천체들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별판을 실제로 제작하려고 하면 구면상에서 천체의 위치를 나타내는 좌표계와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 의한 별의 겉보기 운동 등을 이해해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하고 만다.
이 단원에서 지구상의 중위도 관측자가 바라본 밤하늘을 보여주는 별판을 직접 만들어 봄으로써 지구의 운동과 천체의 운행 사이의 관계를 이해해 보자. 이를 위해서는 별판 제작에 활용되는 구면 삼각법의 주요 공식들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천문학 데이터베이스에서 밝은 별들의 위치 정보를 얻어 평면에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천문학에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지구상의 임의 지점에 위치한 관측자를 위한 별판을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데에서 작은 즐거움을 느낄 것이다.
밤하늘에 보이는 천체는 가상의 구면상에 놓여 있는 점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 가상의 구면을 천구라고 한다. 천구의 중심을 지나는 대원 세 개가 서로 교차하여 삼각형을 이룰수 있는데, 이것을 구면 삼각형이라고 한다. 그림 1은 구면 삼각형 ABC의 세 변의 길이 a,b,c와 세 내각 A,B,C 를 나타낸 것이다. 천구는 보통 반지름이 1인 원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구면 삼각형의 세 변 a, b, c는 각각 천구의 중심에서 호 BC, CA, AB를 바라본 각과 같다.
평면 삼각형과 마찬가지로 구면 삼각형 ABC에 대해 다음과 같이 사인(sine) 법칙과 코사인(cosine) 법칙이 각각 성립한다.
원반형 별판에서는 중위도에 위치한 관측자가 볼 수 있는 별들의 적경, 적위가 평면상의 원 내부에 표현된다. 또한, 주어진 날짜와 시각에 남쪽 하늘에 보이는 별들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날짜와 시간 정보가 원의 외각에 표시된다. 여기에서는 중위도 관측자의 경우만을 다루며 북반구 관측자의 위도는 Φ=37°, 남반구 관측자의 위도는 Φ=-37°라고 가정한다. 별의 적경과 적위는 구면상의 좌표이기 때문에 별의 위치를 평면상에 나타내기 위해서는 두 공간을 연결시켜주는 좌표 변환이 필요하다. 여기에서는 원반의 중심부에서 반지름 방향으로 적위가 변하고 방위각 방향으로 적경이 변하는 아주 간단한 형식의 좌표변환을 적용하여 별판을 제작한다. 그림 2는 북반구(남반구)의 중위도 관측자가 볼 수 있는 하늘의 영역에 적경과 적위, 해당 적경의 천체가 자정에 남쪽(북쪽) 자오선을 통과할 때의 날짜 등을 표시한 별판의 형식이다. 북반구 관측자의 경우, 천구의 북극(NCP, δ=90°)은 원반의 중심에 위치하고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적위(δ)가 감소하며, 관측자가 천구의 북극을 바라볼 때 적경은 시계 방향으로 증가한다. 그림 2a에서 원반의 중심으로부터 거리를 R, 가로축과 세로축의 좌표를 각각 x, y라고 할 때, 다음 관계식이 성립한다.
R=90º-δ, x=Rsinα, y=Rcosα
남반구 관측자의 경우에는 천구의 남극(SCP, δ=-90°)이 원의 중심이고 적위는 반지름 방향으로, 적경은 반시계 방향으로 증가하므로 다음 식이 성립한다(그림 2b).
R=90º+δ, x=Rsinα, y=-Rcosα
지상의 장애물이 없다면, 북반구(남반구)의 관측자가 볼 수 있는 최소(최대) 적위는 -53° (+53°)이지만, 여기에서는 약간의 여유를 두어 최소(최대) 적위를 δ0=-60° (+60°)으로 설정했다. 따라서 원반의 반경은 R0 =150°이다.
관측자의 시야는 관측자의 위도, 관측 날짜와 시각이 주어질 때 관측자가 볼 수 있는 천구의 영역을 뜻하며, 별판의 필수적 요소이다. 시야의 경계는 고도 h=0인 점들의 자취이다. 춘분날 자정 기준으로 관측자의 시야를 제작해 보자. 관측자의 위도가 변하지 않는 한 시야의 모양은 변하지 않으므로 임의 시점의 시야는 이로부터 좌표 회전을 통하여 얻어낼 수 있다. 그림 3은 춘분날(3월 21일) 밤 12시에 위도 Φ에 위치한 관측자와 고도 h=0이고 방위각 $인 점 P의 적도 좌표 (α,δ)의 관계를 나타낸 것이다. 이 때, 북쪽 방향(N)의 적경은 α=0이고, 남반구 중위도 관측자의 입장에서는 남쪽 방향(S)의 적경이 α=0이다. 북반구 관측자의 경우(그림 3a), NCP, P, N이 이루는 구면 삼각형에 코사인 법칙을 활용하면, cosA=cos(90°-δ)cosΦ+sin(90°-δ)sinΦ cos(360°-α)이 성립하며, 같은 방법으로 남반구 관측자의 경우(그림 3b)에는 cos(360°-A)=cos(90°-δ)cos(-Φ)+sin(90°-δ)sin(-Φ)cos(180°-α) 이 성립한다. 두 경우를 모두 정리하면 다음이 얻어진다.
cosA=cosΦsinδ+sinΦcosδcosα
같은 방식으로 그림 3a에서 NCP, Z, P가 이루는 구면 삼각형에 코사인 법칙을 적용하면, cos3(90°-δ)=cos90°cos(90°-Φ)+sin90°sin(90°-Φ)cosA이며, 정리하면 다음 식이 성립한다.
sinδ+cosΦcosA
그림 3b에서도 비슷한 방법으로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식 (5)와 (6)은 관측자의 시야의 경계를 결정짓는 식이다. 방위각 A를 0°에서 360°까지 변화시키면서 위도 Φ, 방위각 A에 해당하는 점들의 적경 α와 적위 δ를 구하면 관측자의 시야의 경계를 얻을 수 있다(그림 4의 타원 모양의 영역).
천문 교육 활동 교재 박찬경, 손정주, 송인옥, 심현진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