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틀고 글을 읽어주세요)
공원의 큰 나무 근처에 가니 겨울 끝의 공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따뜻하고 푸근한 온도가 조용히 퍼지고 있었다.
은경 선생님이 떠올랐다. 마치 선생님이 나를 안아주는 것 같았다.
온도가 퍼지는 그 가운데로 가니 그곳에는 작은 유리병이 놓여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작은 종이 쪽지 한 장이 있었다. 쪽지에는 따듯한 향수 냄새가 은은히 퍼지고 있었다. 정갈하고 단정한 글씨체.
"미안해."
누가 쓴 지 이름이 없어도 나는 그 주인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눈 주변이 자꾸 뜨거워진다.
유리병의 뚜껑 사이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리움이 천천히 퍼져 나왔다.
마치 오래 묵힌 온도가 스스로 흘러나오는 것처럼.
나는 그것을 조용히 들어 올렸다.
손바닥에 닿는 온기는 아직 식지 않았다.
그제야 알았다.
이게 감각이라는 걸.
하나의 온도, 하나의 흔들림만으로도 추억이 살아 움직이고, 그 기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
나는 유리병을 가방에 새로 달았다. 마치 오래전 잃어버린 감각을 다시 찾은 것처럼 마음이 채워진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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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오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