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나서자 루카는 특별한 설명 없이 길을 이끌었다.
큰 길을 지나고, 좁아지는 골목으로 들어가고, 또 다른 골목의 뒤편에서 다시 작은 계단으로 이어졌다.
은경은 몇 번이나 방향 감각을 잃었다. 지도에도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구조였다.
"여기… 원래 이런 곳이 있었나요?"
"아니요. 오래전부터 사람이 잘 다니지 않던 곳입니다.
기억이라는 건, 보통 이런 공간에 더 잘 남아 있죠."
마지막 골목의 끝, 폐창고처럼 보이는 철문이 하나 있었다.
루카가 문을 열었다.
스르륵
문틈으로 들어온 공기는 오래되었지만 차갑진 않았다.
은경은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을 느꼈다.
습도가 다르다.
공기층이 조금 더 조용하다.
계단을 내려가자 작은 작업장이 나타났고 그곳엔 태민이 앉아있었다.
(스토리텔러: 오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