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는 삶
간호학과
20246240 박한비
S# 1. 비한의 방 (아침 / INT)
F.I
햇살이 방 안을 비추며 새가 짹짹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잠시 후, 알람이 시끄럽게 울린다.
신음 소리와 함께 알람을 끄며 침대에서 일어나는 비한.
비한: (한숨을 쉬며) 아, 학교 가기 싫다.
그때,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비한의 모.
비한 모: 비한아, 뭐해? 빨리 학교 가야지. 고3 첫날부터 지각할 거야? 밥 차려놨으니까 빨리 씻고 나와서 아침 먹어.
비한: (짜증 섞인 목소리로) 아, 엄마, 내가 노크하고 들어오라고 했잖아. 내가 알아서 할테니 까 내버려 둬.
다시 침대에 누우며 이불을 뒤집어 쓰는 비한.
비한 모는 한숨을 내쉬며 방 밖으로 나간다.
S#2. 비한의 집 (아침 / INT)
O.L
방 밖으로 나오는 비한.
곧바로 화장실로 들어가 씻는다.
닫힌 화장실 문 뒤로 물소리만 들린다.
(시간 경과)
잠시 후, 머리를 수건으로 말리며 화장실에서 나오는 비한.
곧바로 부엌으로 향한다.
식탁에는 아침밥이 준비되어 있다.
아침밥을 보더니 눈살을 찌푸리는 비한.
비한: (짜증 썩인 목소리로) 아, 이게 뭐야. 왜 고기는 없어? 고3이면 컨디션 관리 잘해야 하 는 거 몰라? 아, 안 먹어!
방 안으로 들어가는 비한.
그 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는 비한의 모.
(시간 경과)
잠시 후, 교복을 입고 방 안에서 나오는 비한.
신발장에서 신발을 꺼내 신는다.
그때, 숟가락에 밥과 반찬을 올린 채 신발장으로 뛰어오는 비한의 모.
비한 모: (급한 목소리로) 아들! 이거 한 입이라도 먹고 가! 아침 먹어야지 힘내서 공부하지! 딱 한 입만 먹자.
비한: (다가오는 비한 모의 손을 뿌리치며) 아, 안 먹는다고! 늦었어, 빨리 학교 가야 해.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비한.
그 모습을 걱정스레 쳐다보는 비한의 모.
F.O
S# 3. 교실 (아침 / INT)
F.I
교실 안으로 뛰어 들어오는 비한.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며 거친 숨을 몰아쉰다.
비한: (숨찬 소리로) 헉헉, 살았다.
예준: (손을 들며 반가운 목소리로) 여~, 왔냐? 고3 첫날부터 간당간당하게 학교에 오시는구 만.
비한: (피식 웃으며) 뭐래, 아직 1분이나 남았구만. 이 정도면 일찍 온 거지.
예준: (웃으며) 하긴 뭐. 지각만 아니면 되지. 와, 근데 우리가 왜 벌써 고3이야? 시간 너무 빠른 거 아니야?
비한: (한숨을 쉬며) 그러게... 고등학교 입학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올해 수능을 봐야 한 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예준: (비한에게 다가와 어깨동무를 하며) 방학 동안 목표 대학은 미리 다 정해봤어?
비한: (우쭐대는 목소리로) 훗, 당연하지! 이 몸은 한국대 말곤 갈 생각이 없다!
예준: (비웃으며) 풉! 한국대? 너 성적으로 한국대를 어떻게 가? 장난치지 말고 진짜 목표를 말해봐.
비한: (어깨동무한 예준의 손을 치우며) 진짜거든? 뭐, 내 내신 성적으로는 솔직히 안되는 거 알고 있어. 그래서 난 수능 잘 봐서 정시로 갈 거야! 아직 반년 넘게 남았는데, 이 정도 시간이면 충분하지!
예준: (비한의 어깨를 토닥이며) 뭐, 그래, 한 번 열심히 해 봐.
각자의 자리로 가는 비한과 예준.
잠시 후, 종이 울린다. E
(시간 경과)
칠판에 판서를 하고 있는 선생님.
비한은 맨 뒷자리에서 자고 있다.
(시간 경과)
종이 울린다. E
비한에게 다가가는 예준.
예준: (비한을 흔들어 깨우며) 야, 일어나! 하루 종일 자는 거 아니야?
비한: (기지개를 펴며) 어제 늦게 자서 그래. 그리고 솔직히 학교 수업 들어서 뭐하냐? 별로 도움 되지도 않는데. 인강이나 듣게 해주면 좋겠다. 진짜 학교에 있는 시간 너무 아 까워.
예준: (시계를 가리키며) 아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야. 벌써 점심시간이야. 너 4시간 동안 계속 잔 거 알아? 빨리 밥이나 먹으러 가자.
비한: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벌써 점심시간이라고? 빨리 가자! 아침도 안 먹었 더니 배고프다.
교실 문 밖으로 나가는 비한과 예준.
S# 4. 교실 (D / INT)
O.L
교실로 들어오는 비한과 예준.
비한: (배를 쓸며) 아, 배부르다. 역시 한국인은 밥심이지!
예준: (웃으며) 그래, 이제 밥도 먹었으니 공부 좀 하자. 아무것도 안했는데 벌써 반나절이 지 났다.
비한: (장난스러운 말투로) 에이, 밥 먹고 뭔 공부야! 소화 먼저 시켜야지. (예준에게 어깨동무 를 하며) 나가서 같이 농구나 한판 하지 않을래?
예준: (어깨동무한 비한의 손을 치우며) 난 됐다. 할 게 너무 많아. 농구하러 갈 거면 너 혼자 가야겠다.
비한: (뾰로통한 얼굴로) 쳇, 재미없는 자식. 그럼 나 혼자 간다?
말없이 손을 흔드는 예준.
그런 예준을 뒤로 하고 비한은 교실 문밖을 나선다.
F.O
S# 5. 운동장 (D / EXT)
F.I
반 친구들과 함께 농구를 즐기는 비한.
공을 튀기는 소리와 아이들의 함성 소리가 뒤섞인다.
F.O
S# 6. 교실 (D / INT)
F.I
땀을 닦으며 교실 안으로 들어오는 비한.
자리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는 예준의 모습이 보인다.
비한: (예준에게 다가가 책상에 손을 올리며) 여, 열심히 하고 있구만.
예준: (비한을 바라보며) 어, 왔냐?
비한: (농구 슛 동작을 흉내 내며) 오늘 나오지 그랬냐. 나 오늘 완전 커리 빙의했었는데. 내 모습 봤으면 진짜 마이클 조던도 와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을 거다!
예준: (웃으며) 그 열정으로 공부를 했으면 한국대 가고도 남았겠다!
비한: (큰 목소리로) 지금도 충분히 가능하거든? 형이 6달의 기적 보여준다!
말을 마친 후,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비한.
가방에서 책을 꺼낸 후 책상에 올려두더니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게임을 하기 시작한다.
예준: (비한을 바라보며) 내가 그럴 줄 알았다.
비한: (당황하는 목소리로) 잠깐 쉬는 거야. 이따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준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다시 자기 공부에 몰두하는 예준.
S# 7. 교실 (D / INT) (시간 경과)
칠판에 판서를 하고 있는 선생님.
비한은 맨 뒷자리에서 또 자고 있다.
(시간 경과)
종이 울린다. E
비한에게 다가가는 예준.
예준: (비한을 흔들어 깨우며) 야, 일어나! 이제 수업 끝났어. 집에 가자.
비한: (기지개를 펴며) 벌써 수업이 끝났다고? 시간 진짜 빠르네.
예준: (한심한 눈초리로) 이제 공부한다고 하지 않았었냐? 하루 종일 잘만 자네.
비한: (억울한 목소리로) 아, 국어 풀고 있었는데 선생님 목소리 때문에 지문이 안 읽혀서 그 래. 그냥 학교에서는 자고 집 가서 밤샘 공부할 거야.
예준: 오늘 끝나고 어디 가? 아무 데도 안 가면 같이 스터디 카페 가지 않을래?
비한: 그럴까? 학교에서는 부끄러운 모습만 보였는데 이젠 진짜 제대로 공부하는 모습 보여주 지.
예준: (웃으며) 그래, 기대할게.
가방을 챙기는 비한과 예준.
가방을 멘 후 함께 교실 문밖에 나선다.
F.O
S# 8. 스터디 카페 (D / INT)
F.I
스터디 카페 안에 들어서는 비한과 예준.
PAN
스터디 카페 안은 공부를 하는 학생들로 가득하다.
예준: (비한을 바라보며) 나 먼저 들어간다? (키오스크를 가리키며) 여기서 결제하고 들어오 면 돼.
비한: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먼저 들어가. 나도 금방 결제하고 들어갈게.
스터디룸 안으로 들어가는 예준.
비한도 키오스크를 통해 빠르게 결제한 후 스터디룸 안으로 들어간다.
잠시 후, 자리를 찾아 앉은 비한. 짐을 풀고 정리한다.
책상 위에 책과 아이패드를 올려두는 비한.
이어폰을 끼고 아이패드를 킨 후 유튜브를 튼다.
S# 9. 스터디 카페 (N / INT) (시간 경과)
아직까지도 유튜브를 시청하고 있는 비한.
그때, 비한에게 다가오는 예준. 비한의 어깨를 툭툭 건드린다.
뒤를 돌아보는 비한. 그런 비한에게 나오라는 손짓을 하는 예준.
S# 10. 스터디 카페 (N / EXT)
O.L
밖에 서서 음료수를 마시는 비한과 예준.
예준: (비한을 쏘아보며) 와서 공부한다며? 너무 노는 거 아니야?
비한: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뭔 소리야, 잠깐 쉬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그때 너가 왔다.
예준: (한심한 눈빛으로) 틈날 때마다 계속 보고 있었는데 볼 때마다 유튜브 보고 있던데? 너무 오래 쉬는 거 아니야?
비한: (짜증 섞인 목소리로) 내가 알아서 잘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알아서 조절하면서 하고 있어.
스터디 카페 문을 세게 밀고 들어가는 비한.
그런 비한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예준.
F.O
S# 11. 비한의 집 (N / INT)
F.I
현관문을 열며 집안에 들어가는 비한.
문소리를 듣고 비한의 모가 마중 나온다.
비한: 다녀왔습니다.
비한 모: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뭐하다 오길래 이렇게 늦게 들어오는 거니?
비한: (짜증 섞인 목소리로) 수험생이 공부하다 오지 그럼 뭐하다 오겠어?
걱정하는 비한의 모를 뒤로 하고 방안으로 들어가 문을 세게 닫는 비한.
그런 비한의 모습을 보며 한숨만 내쉬는 비한의 모.
F.O
S# 12. 반복되는 비한의 일상 / 몽타주
학교에선 잠만 자고, 스터디 카페에선 핸드폰만 하고, 집에선 부모에게 반항하는 모습이 담긴 장면을 반복 재생한다.
S# 13. 수능 시험장 (아침 / INT)
F.I
잔뜩 긴장한 채, 기도를 하고 있는 비한의 모습.
잠시 후, 종이 울리고 종이 넘기는 소리가 들린다.
F.O
S# 14. 비한의 집 (N / INT)
F.I
온 가족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비한: (갑자기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나 재수할 거야.
온 가족이 놀라서 일제히 비한을 쳐다본다.
비한의 누나: (놀란 목소리로) 뭐 재수? 아니, 얼마나 못 봤으면 수능 끝나고 오자마자 재수를 한다고 하는 거야?
비한: (짜증 섞인 목소리로) 짜증 나게 하지 마. 이번에 평소에 보던 모의고사보다 훨씬 어렵 게 나왔어. 그리고 누나도 재수했으면서 왜 나한테 그래?
비한의 누나: (짜증 섞인 목소리로) 야, 너랑 나랑 같냐? 그리고 난 어느 정도 성적 나왔는데 평소 점수에 비하면 너무 아쉬워서 재수한 거거든? 누가 보면 너 평소에는 성적 잘 나왔는 줄 알겠다? 평소에도 맨날 4,5등급만 받았으면서.
비한: (화난 목소리로) 아 진짜!
비한 부: (밥을 먹으며) 일단 밥 먹고 나서 이야기하자.
다투던 비한과 비한의 누나는 다시 조용히 밥을 먹기 시작했다.
(시간 경과)
잠시 후, 식사를 마친 후 비한 부가 비한에게 말을 건넨다.
비한 부: 그래, 재수를 하고 싶다고?
비한: (떨리는 목소리로) 네, 너무 아쉬워서 그래요. 한 번만 더 도전하면 진짜 훨씬 잘할 자 신 있어요.
비한 부: (비한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약속할 수 있겠니?
비한: (비장한 목소리로) 당연하죠! 믿어주세요!
비한 부: 그래, 그럼 앞으로의 계획서를 써서 나한테 가져와라. 재수학원도 한 번 찾아보고. 이제 곧 있으면 성인인데 그 정도는 할 수 있겠지?
비한: (기쁜 목소리로) 당연하죠! 감사해요, 아빠!
방 안으로 들어가는 비한의 부.
비한은 기뻐하며 거실을 뛰어다닌다.
F.O
S# 15. 놀이터 (N / EXT)
F.I
아파트 놀이터 그네에 앉아있는 비한과 예준.
비한: 나, 재수학원에 들어가기로 했다.
예준: (깜짝 놀라며) 재수하려고?
비한: 어. (웃으며) 어차피 재수는 필수 아니야? 두고 봐. 이번에는 반드시 한국대에 합격할 거니까!
예준: (비한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래, 한 번 열심히 해 봐. 응원할게.
F.O
S# 16. 재수학원 상담실 (아침 / INT)
F.I
재수학원 상담실장인 기용에게 수능 성적표를 제출하는 비한.
기용: 어디 성적을 봐볼까?
C.U
수능 성적표에 써 있는 67556의 성적.
긴장하는 비한.
기용: (놀라며) 고등학교 때 열심히 놀았나 보구나. 이 성적이면 우리 학원의 가장 낮은 반에 서도 따라오기 벅찰 수 있는데 괜찮겠니?
비한: (비장한 목소리로) 반드시 버텨내겠습니다. 시키시는 대로 다 할 테니 제발 도와주세요.
기용: (결의에 찬 목소리로) 그래, 한 번 해보자! 우리가 기적을 한 번 만들어 보는 거야!
비한: (떨리는 목소리로)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진짜 열심히 할게요!
F.O
S# 17. 재수학원 공부 / 몽타주
재수학원에서 매일 같이 열심히 공부하는 비한의 모습이 담긴 장면을 반복한다.
S# 18. 재수학원 (N / EXT)
F.I
학원 앞에서 비한 부를 기다리며 핸드폰으로 알림을 확인하는 비한.
그때, 우연히 예준이 SNS에 올린 사진을 보게 된다.
한국대 과잠을 입은 채로 환하게 웃고 있는 예준의 모습.
비한은 재수학원 창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다.
후줄근한 차림으로 피곤에 찌든 듯한 비한의 모습.
하늘을 바라보며 실소를 하는 비한.
F.O
S# 19. 재수학원 스터디룸 (D / INT)
F.I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는 비한.
기용이 비한에게 다가온다.
기용: (비한을 흔들어 깨우며) 비한아, 일어나야지. 처음에 너무 무리해서 달려서 지친 거니? 요즘 따라 부쩍 자고 있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구나. 끝까지 열심히 해보자.
비한: (풀이 죽은 목소리로) 네, 죄송해요, 선생님... 다시 열심히 해볼게요.
비한의 어깨를 토닥여 준 후, 다시 방 밖으로 나가는 기용.
기용이 나가는 것을 지켜본 비한은 다시 엎드린다.
F.O
S# 20. 재수학원에서 잠만 자는 주인공 / 몽타주
매일 재수학원에서 잠만 자는 비한의 모습이 담긴 장면을 반복 재생한다.
S# 21. 수능 시험장 (아침 / INT)
F.I
가만히 시험지를 바라만 보고 있는 비한.
공허한 눈빛으로 한동안 조용히 시험지를 바라본다.
F.O
S# 22. 비한의 집 (아침 / INT)
F.I
컴퓨터를 하고 있는 비한.
C.U
인터넷에 수능 성적표라고 검색한다.
빠르게 인적 사항을 입력하고 클릭하는 수능 성적표. 34343.
성적표를 보며 한숨을 내쉬는 비한.
S# 23. 비한의 집 (N / INT)
O.L
비한의 성적표를 받아 본 비한 모와 비한 부.
비한의 성적표를 본 비한 부는 말 없이 방으로 들어간다.
비한 모: (한숨을 쉬며) 이번에는 열심히 한다고 하지 않았니?
비한: (울먹이며)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말을 잇지 못하는 비한.
비한 모: (격앙된 목소리로) 이제 어떻게 할 거니? 어차피 너가 원하는 학교는 갈 수 없으니 졸업한 후 곧바로 취업할 수 있는 학과에 진학하도록 해. 간호학과는 어떠니? 그래도 이 성적이면 지방에 너가 갈 수 있는 학교 잘 찾아보면 있을 거야.
비한: (힘없는 목소리로) 알겠어... 알아서 찾아볼게...
F.O
S# 24. 빵집 (아침 / INT)
F.I
빵집에서 일하고 있는 비한.
같이 일하는 예슬이 비한에게 말을 건넨다.
예슬: 비한아, 원래 수능 끝나면 다들 펑펑 놀지 않아? 대학 가면 알바 실컷 할 텐데 왜 벌써 부터 고생을 하고 그래?
비한: (슬픈 목소리로) 아... 제가 학비를 벌어야 해서요. 부모님께 너무 죄송해서 학비라도 좀 보태려고요.
예슬: (깜짝 놀라며) 헤에? 너가 학비를 내려고? 대단하다. 난 항상 부모님께 빌붙었는데. 반 성해야겠다...
멋쩍게 웃는 비한.
그때, 비한의 핸드폰이 울린다. E
대학 합격자 발표가 났다는 문자.
곧바로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합격자 조회를 해본다.
C.U
홈페이지의 창에 파란색으로 뜬 합격 표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비한. 하지만 기뻐 보이지는 않는다.
F.O
S# 25. 차 안(D / INT)
F.I
차를 타고 대학교에 가고 있는 비한과 비한 부.
차 안에는 적막함만이 흐른다.
비한 부: 이왕에 이렇게 대학교에 들어가게 된 거 열심히 해서 학점이라도 잘 받아두도록 해 라. 나중에 취업할 때 학점이 중요한 거 알지?
비한: (기어가는 목소리로) 네, 알겠어요...
비한 부: (룸미러에 비친 비한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대학에서는 날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 믿는다.
비한: (더 작은 목소리로) 네... 걱정 마세요...
O.L
기숙사 앞에 도착한 비한과 비한 부.
차에서 내려 짐을 뺀다.
(시간 경과)
짐을 다 옮긴 후 차 앞에서 작별 인사를 나누는 비한과 비한 부.
비한 부: 필요한 거 있으면 꼭 말하고. 끼니 거르지 말고 꼭 밥 제때 챙겨 먹어라.
비한: (눈치를 보며) 네, 아빠. 죄송해요...
비한 부: (한숨을 내쉬며) 이미 지난 일인데 뭐 어쩌겠니.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해라. 아빠는 널 믿는다.
비한: (억지로 웃는 모습을 보이며) 네, 아빠... 열심히 할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비한 부: 그럼 아빠는 이만 가볼게. 들어가서 짐부터 정리하고 쉬어라.
비한: 데려다주셔서 감사해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차에 타고 출발하는 비한 부와 그런 비한 부를 향해 손을 흔드는 비한.
점점 차가 멀어진다.
F.O
S# 26. 기숙사 (N / INT)
F.I
짐 정리를 마친 후, 책상에 앉는 비한.
책장에서 수능 관련 책을 꺼낸다.
비한: (비장한 목소리로)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한다.
그때,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E
방 안으로 들어오는 비한의 룸메이트, 원호
원호: (비한을 바라보며) 안녕하세요.
비한: (놀라며)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인사를 건넨 비한은 다시 보고 있던 책에 눈을 돌렸다.
그러자 원호가 방 안으로 들어오며 비한에게 말을 건넨다.
원호: 같은 방을 쓰게 됐는데 자기소개라도 할까요? 전 서원호라고 해요. 간호학과 1학년이 고 나이는 21살입니다.
비한: (떨떠름한 표정으로) 아, 네. 저는 박비한이라고 하고요, 저도 간호학과 1학년이고 21살 이에요.
원호: (기쁜 목소리로) 와, 저희 친구네요. 말 편하게 할까요?
비한: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그래, 좋아. 앞으로 잘 부탁해.
원호: (웃으며) 나야말로! 근데 지금 뭐하는 거야? 이거 수능 책 아니야? 수능 다시 보려고?
비한: (어색한 표정으로) 그럴 생각이야. 사실 간호학과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거든.
원호: 그렇구나...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근데 그럼 그냥 재수학원 가는 게 더 낫지 않아? 학 교 다니면서 공부하게? 엄청 힘들 텐데...
비한: (기운 없는 목소리로) 부모님 몰래 하는 거라서... 힘들어도 뭐 어쩌겠어. 한 번 해봐야 지.
원호: (힘찬 목소리로) 그래,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해야지! 응원할게! 힘내!
비한: (웃으며) 그래, 고마워.
F.O
S# 27. 강의실 (D / INT)
F.I
대학교 첫 수업을 듣게 된 비한.
떨리는 마음으로 강의실에 들어간다.
PAN
이미 학생들로 가득 찬 강의실.
구석의 빈자리를 찾아 앉는다.
잠시 후, 강의실에 들어오는 교수님.
경은: (웃으며) 반갑습니다. 여러분의 간호학개론 수업을 맡게 된 나경은이라고 합니다. 한 학 기동안 같이 열심히 달려 나가봅시다.
자기소개를 마친 경은이 출석을 부르기 시작한다.
구석에 앉은 비한은 몰래 가져온 수능 책을 풀기 시작한다,
F.O
S# 28. 기숙사 (N / EXT)
F.I
먹을 것을 사 들고 기숙사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비한.
방 앞 휴게실에서 다른 사람들과 밥을 먹으면서 웃고 떠들고 있는 원호를 본다,
학교 과잠을 입고 있는 원호를 부러운 눈빛으로 쳐다본다.
S# 29. 기숙사 방 (N / INT)
O.L
도어락을 누르고 방 안으로 들어오는 원호.
비한: (원호를 쳐다보며) 아까 그 사람들은 누구야?
원호: (신발을 벗으며) 같이 밥 먹은 애들? 같은 동아리에서 친해진 애들이야.
비한: 아, 동아리? 무슨 동아린데?
원호: (방 안으로 들어오며) 축구 동아리에 가입했거든. 넌 동아리 가입 안 해?
비한: (멋쩍게 웃으며) 난 공부해야지 동아리 가입할 시간이 어디 있어...
원호: (고개를 끄덕이며) 하긴 공부하면서 동아리 활동까지 하기는 어렵지. 힘내라.
비한: (씁쓸하게 웃으며) 그래, 고맙다. 네가 내 몫까지 즐겨줘.
F.O
S# 30. 기숙사 (N / INT)
F.I
학교 축제 날 밤, 비한은 기숙사에서 혼자 공부하고 있다.
멀리서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들린다.
펜을 내려놓는 비한. 음악 소리가 들리는 창밖을 바라본다.
부러운 눈으로 축제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비한.
비한: (쓸쓸한 목소리로) 정말 이게 내가 바라는 삶인가? 정말 아무와도 소통하지 않고 이렇게 남들 다 즐기는 축제 날조차도 혼자 남아 공부하는 이 삶이 가치 있는 삶일까? 한국 대는 내가 정말 가고 싶은 곳인가? 내 꿈은 뭐지? 난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워했 지?
깊은 상념에 잠겨있는 듯한 비한의 모습.
잠시 후, 고민을 끝낸 듯 주먹을 불끈 쥔다.
비한: (결심에 찬 목소리로) 그래, 내가 원하는 건 이런 모습이 아니야! 부모님도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을 바라시진 않을 거야. 앞으로 변해 보는 거야!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 면서 내 꿈을 찾아보는 거야!
F.O
S# 31. 동아리방 (D / INT)
F.I
동아리방 앞에서 안절부절 못하며 왔다갔다 하는 비한.
결심을 한듯 동아리방 문 앞에 선다.
비한: (문을 두드리며) 안녕하세요.
세은: (문을 열며) 안녕하세요. 무슨 일이신가요?
비한: (떨리는 목소리로) 동아리 가입하고 싶어서요...!
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