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모임이 무산되거나, 온라인으로만 모임을 해야하는 시기가 지속되자 멤버들의 아쉬움이 커져갔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꼭, 오프라인으로 만나자는 다짐을 하며!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오프라인으로 만나고자 하는 마음이 무엇일지 생각해보니, 우리가 한 공간에 같이 있으며 서로를 의식하고, 감각하며 서로의 호흡을 느끼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멤버 3명이 세 번의 모임을 진행하고, 오프라인 모임을 하며 느낀 것들을 서로 나누는 시간들은 연대레터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조금 더 깊-게 :
페미니스트 노동자들에게 전하는 연대레터
우리는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위태롭던 일상을 버티고 지켜내온 페미니스트들, 2022년 두 차례의 선거를 치르며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난무했던 시기를 거쳐온 페미니스트들을 떠올렸습니다. 우리도 그 시간을 함께, 통과했기 때문입니다.
분노와 무력감, 위기와 긴장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일상의 안온함을 느끼며 편안하게 숨쉬고,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온 우리의 수고로움과 노력들. 우리는 우리의 애씀을 기억하고 나누며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2022년, 페미워커클럽 5기 멤버들은 살갗이 닿는것조차 걱정되던 시간들을 넘어, 직접 만나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서로의 손을 붙잡아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소모임을 통해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연대의 감각들을 붙잡고 이를 나누고자 합니다.
[익명의 답장]
금요일 주마감을 간신히 마치고 업무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메일함을 들여다보다 발견한 연대레터에서 뜻밖의 감동을 받았습니다. 편지라는 하나의 단어에서 이처럼 아름답고 세세한 감정표현과 말귀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에 읽는 내내 감탄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또 이렇게 연대의 마음을 표현해준 영에게 감사함을 느낍니다.
요즘 느끼는 것이지만 일과 사람에 치여 '나의 언어'를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제가 요즘 쓰는 글이라고는 보고서와 기획서.... 지쳐있던 일상에서 나의 언어를 찾아가는 실마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연대할게요! 아자아자!!
[파람님]
사람이 사람에게 익숙해지기 위해서 탐색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였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안전을 생각하면 물론 좋은 선택이지만 오감이 충족되지 않는 만남은 마음을 채우긴 아쉬운 방법이지 않나 싶습니다.
레나님의 글을 읽으며 잠시 고단한 회사 생활에 새로운 한 숨을 불어넣을 수 있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하며, 내년에도 함께하는 연대레터, 고대하겠습니다.
2022년 좋은 마무리 하시고 더욱 희망찬 2023년을 함께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
[진영님]
어제 오늘 이것저것 정리하다가 레나의 레터를 읽었습니다. 솔직히 피곤하다...는 말에 저두요 라고 내뱉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조금 위로가 돼요.
그리고 레나에게 안부를 전해요. 올해 수고많으셨어요!
[본님]
사람 만나서 에너지를 얻고 또 다 소진시키고 이런 활동을 반복하는게 일상이고 행복했던 때가 있었음을 새삼 깨달았어요. 예전의 나는 이런 사람이었지..하고요.
근데 코로나란게 진짜 무섭긴 하네요. 원래 해왔던 것처럼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연대하고 공감하고 이해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지만, 사람을 못 만나고, 안 만나다보니 그냥 친구들 만나 잠깐 수다떠는 것도 기빨린다고 느껴졌어요. 얼른 빨리 집에 가서 유튜브 보면서 쉬고싶다.. 이런 생각?
제일 충격받았던 건, 얼굴보고 언어적&비언어적 소통하는 것 없이 살다보니 오해가 정말 쉽게 생긴다는 것이었어요. 안 그래도 그동안 접하는 소식이라곤 점점 더 절망적인 뉴스들 뿐이었는데.. 텍스트/목소리/전해 듣는 이야기들 만으로 사람과 상황을 판단하고, 그렇게 점점 인류애를 잃어가면서 편견과 선입견도 스믈스믈 생겨나고, 결국 누군가를 직접 만나기 전에 '아, 저 사람은 이럴거야', '이 사람은 그런 사람일 것 같은데.' 하고 미리 선을 그어버리고 안 만나게 되더라고요.
성격이란 건 물론 살면서 조금씩 바뀌겠지만, 저는 2년 전후로 많이 이해타산적이고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 성격으로 크게 바뀌었어요. 제 스스로를 좀과하게 보호하게 된 느낌?
돌이켜보니, 모든 변화의 원인에 코로나만 있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결국 인간능력 밖의 상황에 사회가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공동체와 저라는 사람에게 영향을 끼친 것이겠죠. 저는 저를 보호하겠다는 방향으로 살아온 것일테고요. 그런데, 역시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존재는 절대 못될 것 같아요. 저야말로 우연히 연대레터로 위로받고, 지난 몇 년을 되돌아보며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니까요.
[다미님]
작년 29일에 보내주신 연대레터를 지금에서야 읽었어요. 곁의, 멀리의 사람들과 온 몸으로 공감할 수 있는 용기를 샘솟게 하는 한 해가 되길 기도해요. 연대레터를 통해 베를린에 살고 있는 저도 한국의 여성주의자들과 이어져 있는 듯한 감각을 잃지 않을 수 있어 항상 감사하게 읽고 있습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