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였다. 어머니께서 갑작스럽게 막막한 통보를 하셨다. 그 통보는 그 당시의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하지만 돌아봤을 때 그때의 내가 얼마나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사람이었는지 다시 한 번 새삼 느끼며, 어머니와 연 학원으로 연결된 인연들에 깊이 감사드린다.
충격적인 통보는 바로, 어머니께서 잘 다니고 있던 단과 수학, 영어 학원을 그만 다니고 혼자 스스로 공부하거나 ‘연 학원’ 다니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통보를 하셨다. 그동안 항상 누군가 옆에서 주입식으로 가르쳤던 교육을 수동적으로 배워 왔던 나에게는 이제 어떻게 공부해야 되는지 막막하게 느껴졌고, 아마 희미한 기억으로 분노와 같은 감정이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연 학원을 선택했다. 부끄럽게도 사실 나는 다이어리를 거의 잘 안 쓴 학생이었다. 하지만 딱 한 번 다이어리를 열심히 썼었다. 자존심 때문이었다. 나보다 공부를 아주 조금 못하던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고2 중간고사에서 무려 1~2등급을 받은 것이었다. 놀라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자존심도 상해서 다음 기말고사는 ‘내가 이긴다.’라고 마음먹고 연플래너와 신문칼럼학습을 열심히 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3~5등급이었던 내가 기말고사에서 1~2등급을 받은 것이었다. 국어와 영어는 그냥 답이 눈에 보였던 것 같다. 그 이유는 다이어리에 있는 예습, 복습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공부할 때 바로바로 기억이 상기되며 시간이 많이 단축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공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연 학원에서는 공부 방법은 사이드 메뉴라고 생각한다. 연 학원에서 아이들이 가장 배워야 할 것은 세상과 자신이다. 세상을 바라보고 그 세상 속에 있는 자신을 돌아보며 아이들이 본인이 스스로 생각하고 공부하고 행동할 수 있는 시간을,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한 시간들은 결코 ‘시간 낭비’가 아니다. 아이들이 정말 올바른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인식의 변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아이들이 받고 있는 교육이 무엇인지 어른들이 한 번 더 보고 느끼고 나서야 아이들에게 권할 수 있어야 한다.
국, 영, 수, 사, 과 도 중요한 교육이지만 그보다 자신을 있게 해준 부모님에게 감사하고,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께 감사하고, 많은 시간 동안 영향을 주는 친구들에게 감사함을 느낄 줄 아는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연 학원에서 이런 가치관의 씨앗과 자양분을 얻었다.
은사님 항상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울산고등학교 강인수-
-현재 영남대학교 4학년 복학예정- 2020.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