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김주형
보통 나는 작품을 만들고 그 작품의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면서도 깊다. 미술관에 갈 때마다 작품을 보면 그것의 이름과 설명에 사로잡혀 그 이상의 것을 느끼기가 어려웠다. 의도한 바를 나타내고 이해 시키기 위함이라는걸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이 작품의 진가는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것은 내 작품의 이름을 따라 이해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작품을 감상자의 생각이 이끌어 가는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나의 생각을 강요할 생각이 없다. 다만 작품을 보고 아무 것이든 떠오른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하지만 프로젝트 상 작가노트가 필요하여 글을 조금 써내려간다. 난 욕심과 야망이 큰 사람이었다. 무엇이든지 최고가 되길 원했고 거의 다다른 적도 있었다. 그렇기에 남과 나를 항상 비교했으며, 나의 비난의 대상은 내가 되었다. 내가 나를 가장 잘 알기에 나에게만 차갑고 엄격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진심과 꿈을 담기에는 너무 작았다. 시간이 지나고 나를 오랫동안 기다려준 미술에게 다시 한번 다가갔다. 그렇게 힘들수가 없었다. 내가 무엇을 할수있나 생각하고 또 찾아보았다. 야망에 사로잡혀 각 잡고 찾고 보니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번뜩떠오르거나 우연으로 알게된 것 들이 더 많은 것들을 주었다. 그렇기에 내 작품에는 우연적이고 즉흥적인 표현이 많다. 이를 테면 콜라주, 색감, 글씨들은 거의 즉흥적으로 표현한 것들이다. 그것이 추하든, 화려하든 중요하지 않다. 즉흥이 나를 새로운 것, 잊고있던 것 하물며 나의 모습까지 만나게 해주었다. 생각과 경험은 내게 많은 것들을 선사해 주었고 또 나를 보여주었다. 그래서 이 작품의 요소 요소가 기억나는것도 있고 까먹은 것도 분명히 있다. 이 작품의 핵심은 그러므로 나를 만났다는것이다. 나는 평소에 무엇을 생각하며 느끼는지 말이다. 재미있는건 그 생각은 가끔 나도 놀랄 때가 있다는거다. 이렇듯 생각은 내게 중요하다. 나로부터 찾을 것이 너무 많고 신기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