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0cm 외 2
운재 황승헌 | 耘齋 黃承憲
64대 | 건설환경공학부 23
이 연작은 서로 다른 세 공간—안심사 반자, 송광사 목우당, 종로의 이색사당—에서 발견되는 건축 요소와 문양 체계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재해석한 작업이다. 각기 다른 시대와 성격을 가진 공간이지만, 이들의 단청과 현판, 평방은 모두 건물의 의미를 지탱하는 구조이자 상징적 표면이라는 공통성을 지닌다.
작품은 원래 건축을 바라보는 일반적 시선, 즉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방식을 뒤집었다. 세 작품을 가로로 눕혀 배열함으로써, 관람자는 마치 건물이 누워 있고, 그 위를 천천히 걸으며 지나가는 듯한 시각 경험을 얻게 된다. 이는 단청의 역할을 ‘지붕이나 부재 위에 붙은 장식’이 아닌, 평면으로 다시 읽히는 상징적 지도로 변환한다.
반자의 웅련화·파련화가 이루는 중심성과 회전 구조, 목우당 현판에 새긴 묘성의 빛, 이색사당 평방의 비례와 기록성은 각각 독립된 의미를 갖지만, 연작에서는 건물의 가장 낮은 부재에서 가장 높은 상징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축처럼 연결된다. 누운 건물을 따라가듯 배열된 이들은, 단청이라는 시각 언어가 건축의 구조적 위계를 넘어 인물·공간·사상을 동시에 담는 층위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단청연작’은 단청을 단순한 채색 기법이 아닌, 시간과 기억을 붙잡는 구조적 표면으로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서로 다른 사찰과 사당의 부재들이 하나의 화면 위에서 나란히 놓임으로써, 전통 공간을 구성하는 상징과 질서가 새로운 방향으로 조합되고, 관람자는 그 위계를 다시 사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