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ungmin Baek and Seongsoo Choi. (2020) "The Double Edge of Professional Agency: The Contradictory Roles of Human Resource Professionals in the Implementation of the Parental Leave Policy in South Korea," Sociological Perspectives 63(5): 353-380

"전문가의 자율성이라는 양날의 칼: 한국의 육아휴직 정책 실행에 있어 인사 전문가들의 모순된 역할"

한국에서 부모의 육아휴직의 권리에 대한 입법적 차원의 개선은 지난 십수년 동안 상당히 고무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기업 내에서 육아휴직이 얼마나 보장되고 활용되는가는 별개의 문제이죠. 육아휴직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근로자들이 활용하도록 하는 기업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들도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 간 차이를 설명하는 요인들 중 하나는 기업 내에 인사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전문가 집단이 있는지였습니다. 별도의 인사관리 부처가 있거나 다양한 인사관련 활동들을 대내외적으로 하는 기업들, 즉 인사관련 전문가 집단이 있는 기업들이 육아휴직이라는 정책적 변화를 더 적극적으로 조직 내에 반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희 연구는 이런 전문가 집단의 존재가 가져오는 이러한 긍정적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역효과가 있을 수도 있음을 주장합니다. 인사 전문가 집단이 "형식적" 측면에서 강화될 때 육아휴직 같은 외부 사회정책을 수용하는 데 있어서는 도움이 되지만(근로자들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는지 여부로 측정), 얼마나 적극적으로 수용하는가(육아휴직을 얼마나 길게 사용하는지로 측정)에 있어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질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제기합니다. 반면 인사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기업 조직 내에서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가진다면 두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 연구는 한국의 사업체 패널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런 이론적 가설들이 경험적으로 지지되는 사례를 제시합니다. 노동시장의 개혁 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그러한 개혁 정책을 받아들여 기업 상황에 맞게 정착시키는 전문가 집단이 단지 형식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그들의 전문가 행위자성을 실현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함의를 제공합니다.